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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6주간 화요일 - 강희재 요셉 신부님 말씀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7-05-23 조회수4,728 추천수1 반대(0) 신고

부활 제6주간 화요일

자신을 해치지 마시오. 우리가 다 여기에 있소.(사도 16,28)”

큰 잘못이나 실패나 상실과 같이 삶의 막다른 길에 다다랐을 때, 자신의 능력으로는 그 무엇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 다다랐을 때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순간 그 어떤 돌파구도 보이지 않고 그 어떤 희망도 들을 수 없고 그 어떤 긍정적 가능성도 붙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사람은 그 상황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입니다. 비록 많은 것을 잃고 엄청난 대가를 감당해야 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 사람은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생각의 99%가 불가능, 절망, 암흑이지만 남아 있는 1%의 자신의 몫을 결코 과소평가하거나 무책임하게 저버리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그 순간을 자신의 최선으로 사는 것입니다.

여기서 최선이란 자신에게 허락된 것에 충실한 것입니다.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는 것 속에는 슬프면 슬퍼하고 아프면 아파하고 그리우면 그리워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그러나 자신을 해치고 짓밟는 것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남아 있는 1%를 스스로 포기하고 내던져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것이 참 쉽지가 않습니다. 마치 자신의 100배는 넘는 무거운 바위가 짓누르는 힘겨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이겨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바로 있음, 존재입니다. 나 스스로 있음-존재의 가치와 의미를 느끼지 못할 때 그것을 인식시켜주는 있음입니다. 우리가 다 여기에 있소.” 마지막 순간에 들려왔던 이 음성에 간수는 자신의 있음을 붙잡습니다. 그리고 영원한 있음, 곧 구원을 붙잡기 위해 사도에게 있음이 되어준 바오로와 실라스를 집에 초대하여 그리스도 예수님의 관한 말씀을 듣고 믿음의 등불로 자신과 온 가족을 밝힙니다. 남편이요 아버지로서의 있음-존재를 믿음으로 지킴으로써 아내와 아이의 있음을 지켜줍니다.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의 존재를 더 이상 눈으로 볼 수 없음을 근심합니다. 그런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보호자 성령을 보내주심으로써 당신과 함께 하는 영원한 있음을 말씀하십니다. 떠나시는 것이 아니라, 없어지시는 것이 아니라, 새롭고 영원한 있음에로 초대하신 것입니다. 그것은 그리스도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시작되어 성령께서 우리를 그것에로 이끄실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있는 나로서 영원한 있음이시듯, 믿음과 사랑으로 우리도 그분 안에서 존재합니다. 우리가 그분 안에 있고 그분께서 우리 안에 계시면 우리는 절망과 죄의 어둠에서도 영원한 있음으로 빛을 잃지 않고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우리의 존재도 또한 내 사랑하는 이들에게 있음, 영원한 있음의 근거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자신을 해치지 마십시오. 저버리지 마십시오. 포기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영원한 있음이신 분이 우리를 붙잡아 주십니다. “거기에서도 당신 손이 저를 이끄시고 당신 오른손이 저를 붙잡으십니다. 암흑인 듯 광명인 듯 어둠도 당신께는 어둡지 않고 밤도 낮처럼 빛납니다.(시편 139,10.12)”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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