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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또 다른 코린토 교회)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6-14 조회수5,182 추천수1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또 다른 코린토 교회"

바오로 사도가 유난히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었던

도시 코린토는 참으로

특별한 도시였습니다.

코린토는 오늘날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서 서남쪽으로 89km

떨어진 도시였으며,

당시 잘 나가던

항구도시였습니다.

동방에 자리 잡은 로마 제국의

식민도시들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행정과 경제면에서

활력이 넘쳤습니다.

사람들의 왕래도 많았고

가 간의 무역거래도

활발했습니다.

당연히 경제적 풍요와

번성도 누렸겠지요.

동시에 문제도 많았습니다.

돈의 흐름이 많은 곳이었기에

부정부패와 착취,

윤리적 타락과 인간 품위의

실추가 뒤따랐습니다.

당시 코린토 시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으면

이런 말까지 나돌았습니다.

“신사는 코린토로 가는 배를

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자연스레 초세기 교회 안에도

반영되었습니다.

세례를 받고 새 출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새 영세자들은 과거의

악습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과거의 달콤했던 유혹,

특히 우상숭배와

단절하지 못했습니다.

 초대교회 성장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였던 코린토 교회의

중요성을 눈여겨보았던

바오로 사도는 애증(愛憎)의

마음으로 사목서한을 보냅니다.

 때로 칭찬과 격려도

 아끼지 않았지만,

동시에 강력한 경고와

훈계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코린토 1서가 당시

코린토 교회에 생긴 복잡하고

문제들과 다양한 도전과

문제들에 대한 세부적인

사목지침을 내린 사목 서한의

성격을 띠고 있다면,

코린토 2서는 바오로 사도가

코린코 신자들에게 보낸

화해의 편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서한들을 통해 우리는

초대 교회 신자들을 향한

바오로 사도의 불타는 사랑과

강력한 구원의지, 한없는

측은지심과 깊은 연민의 마음을

잘 엿볼 수 있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께서

코린토 2서를 통해 우리에게

크나큰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새 계약의

일꾼이 되는 자격을 주셨습니다.

이 계약은 문자가 아니라

성령으로 된 것입니다.

문자는 사람을 죽이고

성령은 사람을 살립니다.”

(코린토 2서 2장 6절)

 어찌 보니 오늘

우리 대한민국 사회,

그리고 한국 교회가 또 다른

코린토 교회처럼 느껴지는 것은

저 혼자 생각일까요?

님 보시기에,

바오로 사도 보시기에,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이신

프란치스코 교황님 보시기에

오늘 우리 한국 사회와 교회는

척이나 걱정되는 측면이

많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오늘 뉴스를 보다가

‘지옥고’라는 가슴 아픈

대한민국만의 신조어를

들었습니다.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의

준말이랍니다.

현재 3분의 1이나 되는

 우리나라 청년들이

‘지옥고’에서 생활하고

있답니다.

겨우겨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월 120만원 남짓의

수입으로 아무런 희망도 없이

지옥 같은 현실을 견뎌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새 정부는 이런

우리 청년들의 현실을

 잘 파악하고 그들이 지금

겪고 있는 이 믿겨지지 않은

 지옥 같은 현실을 조금이나마

경감시켜주려고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단돈 일원이라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쓰겠다며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추경예산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했건만,

참으로 후안무치한 집단들의

‘반대만을 위한 반대’로

발목이 잡혀있는 상황입니다.

 우리 가톨릭교회는

또 어떻습니까?

이미 지나치게 중산층화된

우리 교회입니다.

위풍당당하고 럭셔리한

외형 앞에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웃들이 들어설 자리가

점점 축소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회 현실을

도외시한 채 ‘억억’ 소리

나는 대대적인 성전, 성지,

수도원·수녀원 신축,

리모델링 공사 앞에,

없이 사는 관계로 조금도

동참할 수 없는 가난한

신자들은 입지가

더욱 위축되고 있습니다.

 틈만 나면 스스럼없이

성전신축기금이요

후원금 이야기를 늘어놓는

교회에 가난한 신자들이

어찌 마음 편히

드나들 수 있겠습니까?

 안 그래도 서민경제가

최악의 밑바닥 상태인데,

사지(死地)로 내몰린

 자영업자들이 막다른 골목에서

방황하고 있는 시대인데,

교회조차 그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네지는

못할망정 돈 이야기를 퍼붓는다면,

이게 그 옛날 타락했던

코린토 교회와 다를 바가

무엇이겠습니까?

 국민 대다수의 간절한 염원은

뒷전인 채 ‘반대만을 위한 반대’로

서민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높이는

집단들의 심각한 자기 성찰과

회개를 촉구합니다.

가난하고 고통당하는 이웃들의

하소연을 외면한 채 외연 확장과

자기만족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 교회의 진지한 자기반성과

새 출발을 기원합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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