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6.15."먼저 그형제와 화해 하여라.- 파주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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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송문숙 | 작성일2017-06-15 | 조회수5,194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마태 5,20-26(연중 10주 목)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태 5,20)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을 능가하는 의로움, 곧 율법의 형식이 아니라 율법의 정신을 지키는 이들, 율법을 아는 것이 아니라 율법을 실천하는 이들이 하늘나라에 들어간다는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은 여섯 가지 의로움 중에서, 첫 번째의 의로움에 대한 말씀입니다. 그것은 “살인”에 대한 말씀입니다.예수님께서는 구체적 행동의 결과로서의 살인에 대한 단순한 문자적,형식적 차원에서의 율법을 넘어서,율법의 참 정신인 궁극적이고 본질적인 차원을 설명하십니다. 곧 원리상 살인으로 적용할 수 있는 내면적 동기를 말씀하시면서, 구체적으로 세 단계로 말씀하십니다. <첫째>는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것, 곧 단순한 내적인 분노요, <둘째>는 형제를 ‘바보’라고 말하는 것, 곧 천박하다고 멸시하는 것이요, <셋째>는 형제를 ‘멍청이’라 말하는 것, 곧 불경하다고 매도하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이로써,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을 능가한 의로움을 제시하십니다. 곧 살인의 내면적 혹은 근본적인 동기까지 금지하시면서,동시에 더 나아가 살인과 분노와 모욕과 매도를 “화해하라”는 사랑으로 대치시킴으로써 “살인하지 말라”는 구약의 율법을 사랑으로 완성시키십니다.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 예물을 바쳐라.”(마태 5,23-24)
이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예물은 결국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깨우쳐줍니다. 곧 제단의 예물만이 아니라,예물을 바치는 우리 자신이 예물이라는 말씀입니다. 마치, “야훼께서는 아벨과 그가 바친 예물은 반기시고 카인과 그가 바친 예물은 반기지 않으셨다.”(창세 4,4)고 하시며 예물과 예물을 바치는 이를 하나로 간주하셨듯이, 예물을 바치는 이를 예물로 삼으십니다. 결국, 형제와 맺는 관계가 곧 하느님과 맺는 관계임을 말해줍니다.
오늘도 예수께서는 우리가 바치는 예물을 필요로 하시는 분이 아니라,우리가 예물을 들고 당신 앞에 나서기에 합당한 사람이기를 바라십니다. 당신께서 기뻐하시는 예물은 형제를 사랑하고 화해하는 일이라는 말씀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것은 제단의 예물이 아니라, 예물을 바치는 사람의 “의로움”입니다. 이는 우리 주님께서 얼마나 형제를 소중하게 여기셨는지를 말해줍니다. 곧 얼마나 형제들 사이의 우애와 사랑을 중요시 여기셨는지를 말해줍니다.
결국, ‘살인하지 말라’는 율법의 근본적인 정신이 “화해”에 있음을 말합니다. 곧 용서와 형제애, 우애가 이 율법의 정신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형제 상호간의 화해를 거듭 강조하여 촉구하십니다.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법정으로 가는 도중에 얼른 타협하여라.”(마태 5,25)
그러니 늦기 전에 기회가 있을 때 지체치 말고 화해하라는 촉구입니다.시비를 가리고, 따지기 전에 화해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용서받아야 할 존재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사랑받아야할 존재요, 받은 그 사랑을 하염없이 내어주어야 할 존재라는 말씀입니다.
하오니, 주님! 얼른 화해하게 하소서! 지체치 말고 기회가 있을 때 먼저 화해하게 하소서! 화해한 제 자신이 당신께 드리는 참된 예물이 되게 하소서! 시비를 따짐이 아니라 화해를 이룸이 의로움이기 때문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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