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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70703 - 성 토마스 사도 축일 복음 묵상 - 경규봉 가브리엘 신부님
작성자김진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7-07-03 조회수3,731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7
07 03 () 가해 성 토마스 사도 축일 복음 묵상


에페소서 2,19-22
요한복음 20,24-29


경규봉 가브리엘 신부님


<
제자들 가운데 누구보다도 주님을 더 깊이 체험한 사도 토마스 >


사도 토마스는 베드로처럼 갈릴래아 출신으로 호수에서 고기를 잡던 어부였다고 한다. 예수님께서 복음을 전파하시던 초기에 제자로 부르심을 받았고, 항상 주님의 곁에서 봉사했다고 한다. 토마스에 관한 기록은 요한복음에서 찾을 수 있다.

요한복음 11 1절 이하를 보면, 예수님께서 유다 지방의 베타니아로 가시려고 할 때에 많은 제자들이 만류하였다.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돌로 치려고 했기 때문이다. 유다인들은 예수님께서 하느님을 모독한다고 생각하여 예수님을 죽이려 했던 것이다. 이때 쌍둥이라고 불리던 토마스가 나서서 다른 제자들에게 “우리도 함께 가서 그와 생사를 같이합시다.” 하고 말한다(요한 11,16).

예수님께 대한 토마스의 충정과 용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손해 볼 상황을 본능적으로 피하려고 한다. 더구나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 처할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자신이 마땅히 외쳐야 할 상황에서도 침묵하고, 해야 할 일도 포기하곤 한다. 다른 제자들의 마음이 그런 마음이었다. 예수님께서도 이를 잘 알고 계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일을 계속하시기 위하여 유다 지방에 가시려 하였다. 이때 토마스는 예수님과 함께 가서 생사를 같이 하자고 제자들에게 권유한다. 토마스는 예수님과 함께라면 죽음의 길도 같이 가겠다는 주님께 대한 충정과 믿음이 있었던 것이다.

토마스에게는 솔직함이 있었다. 요한복음 14 1절 이하를 보면, 예수님께서 최후만찬을 행하시던 중에 “나는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러 간다.(14,2)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알고 있다.(14,4) 하고 말씀하신다. 그러자 토마스는 “주님, 저희는 주님이 어디로 가시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겠습니까?” 하고 말씀드린다.

인간으로서 주님께서 하시는 일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주님 앞에서 인간은 무지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주님 앞에서 자신의 무지를 솔직히 인정하고, 겸허하게 여쭙는 자세가 신앙인의 자세가 아닌가! “안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을 감추시는”(마태 11,25) 하느님이 아니신가! 토마스는 그처럼 자신을 솔직히 인정하고, 겸허하게 주님의 뜻을 여쭈었다.

토마스는 예수님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요한 20,28) 하고 신앙을 고백한 사도이다. 토마스처럼 강한 신앙고백을 한 사도는 없다. 당시 상황을 볼 때 그는 의심에 차서 “나는 내 눈으로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보고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어 보고 또 내 손을 그분의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20,25) 하고 말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시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어떤 집에 모여 문을 모두 닫아걸고 숨어 있었다. 예수님처럼 유다인들에게 붙잡혀서 고난을 당하고 박해를 받을까 봐 겁에 질려 있었고,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들은 주님과 함께 지낸 행복했던 시절의 추억과 주님을 떠나 보낸 아쉬움 및 주님에 대한 그리움에 잠겨 있었다. 주님을 떠나 보낸 그들은 아무런 의욕도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주님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 사무쳐서 환상 중에 주님을 볼 수도 있다.

주님을 뵈었다는 다른 제자들의 말에 토마스는 자신이 직접 체험하지 않고서는 믿지 못하겠다고 대답한다. 이는 주님을 믿지 못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제자들을 믿지 못하겠다는 말이며, 사람을 믿지 못하겠다는 말이다. 사람이란 얼마나 믿을 수 없는 존재인가! 사람은 수없이 바뀌고 변한다. 생각, , 행동 등 사람의 모든 것은 변한다. 그런 사람을 믿지 못하겠다는 말이다. 자신이 직접 주님을 체험해야만 믿을 수 있다는 말이다.

달리 말하면 주님을 체험하고자 하는 신앙인의 간절한 열망을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삶은 경험이요, 체험이 아닌가! 모든 지식도 경험의 축적이 아닌가! 하물며 신앙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체험이다. 하느님 체험처럼 신앙을 깊이 하는 것은 없다. 모세도 하느님을 체험한 후에서야 비로소 이스라엘 백성을 구하기 위하여 이집트로 갔고, 사도 바오로도 주님을 체험한 후에서야 복음을 전하는 사도가 되지 않았는가?

이러한 간절한 열망으로 인하여 토마스는 주님을 직접 체험한다. 주님을 직접 뵈옵고, 주님의 말씀을 직접 들으며, 주님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강한 체험을 한다. 그리하여 그는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하고 주님께 대한 강한 신앙고백을 한다. 그리하여 사도 토마스의 이 신앙고백을 우리는 매 미사 중 거양성체 때마다 함께 하고 있다.

이처럼 주님을 강하게 체험한 사도 토마스는 다른 사도들보다 멀리 복음전파에 나섰다고 한다. 멀리 인도에 까지 복음을 전했고, 다른 사도들처럼 순교했다고 전해져 내려온다.

오늘 토마스 축일을 보내면서, 우리도 주님께 대한 충정과 사랑으로 살아가자. 주님께 대한 믿음으로 살아가자. 주님 앞에 자신을 솔직히 인정하고, 자신의 무지를 고백하며, 주님의 도우심을 간구하자. 주님께 대한 강한 신앙체험을 함으로써 주님의 사도가 될 수 있기를 간구하자.


경규봉 가브리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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