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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인내가 전부입니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7-05 조회수3,782 추천수1 반대(0) 신고

 

스테노신부님복음묵상

"인내가 전부입니다!"

늘그막이 될 때 까지 자식을

못 낳자 사라는 포기를 하고

여종 하가르를 아브라함의

침실에 들여보냅니다.

여종에서 후처로 신분이

상승한 하가르는 보란 듯이

들 이스마엘을 낳습니다.

자식도 없이 뒷방에서 외롭고

쓸쓸하게 지내던 사라에 비해

하가르는 순식간에

팔자가 ‘쭉’ 폈습니다.

인생 한방이라고 순식간에

삶이 바뀐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만사 새옹지마’

(人間萬事 塞翁之馬)라고

하가르가 너무 기고만장했던지,

주님께서는 그녀를 또 다시

바닥으로 내려 보내십니다.

대신 완전 찌그러져 있던

 사라는 기적처럼 이사악을 낳고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합니다.

당당해진 사라는 지난날의

서러움이 떠올라 복수의

칼날을 휘두릅니다.

위세가 등등해진 그녀는

아브라함에게 강하게 요구합니다.

“저 여종과 그 아들을 내쫓으세요.

저 여종의 아들이 내 아들 이사악과

상속을 받을 수는 없어요.”

(창세기 21장 10절)

사라와 하가르 중간에 서 있던

아브라함은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이스마엘도 자신의 피를 물려받은

 아들인데, 그리고 하가르와도

부부의 연을 맺는 사람인데...

집요하게 바가지를 긁으며

졸라대는 사라 때문에 마음이

몹시 언짢았습니다.

하도 들들 볶아 대다보니

스트레스가 하늘을 찔렀던

아브라함은 눈물을 머금고

하가르와 이스마엘을

떠나보냅니다.

아브라함은 아침 일찍 일어나

빵과 물 한 가죽 부대를

가져다가 하가르에게 주어

어깨에 메게 하고는,

그를 아기와 함께 내보냅니다.

한 마디로 쫒아낸 것,

축출시킨 것입니다.

당시 고대 근동 지방에서

여자와 아기가 빵과 물만

 지니고 집 밖으로 쫓겨나는

것은 살인행위와 별반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사라로부터 축출당한

하가르는 브에르 세바 광야에서

헤매 다니게 됩니다.

가죽 부대에 든 물이 떨어지자

그녀는 아기를 던져버리고

그 자리에 앉아

대성통곡을 터트립니다.

잘 나가는 듯 하다가 갑자기

바닥으로 곤두박질쳐진

 자신의 처지에 대한 서러움,

사라를 향한 극도의 증오심,

그리고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못한 우유부단한 아브라함에

대한 미운 감정이 뒤죽박죽되면서

하가르는 목 놓아 울었습니다.

하가르의 굴곡 많은 인생은

어찌 그리 우리네 인생과

꼭 빼닮았는지 모릅니다.

아무런 문제 없이,

순풍에 돛단 듯이

 잘 나가는 듯 했었는데,

갑자기 깊은 심연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우리네 인생입니다.

작년에는 분명히 주님의

축복 속에 함박웃음 속에

하루하루를 지냈었는데,

올해는 시련과 고통의

도가니 속에 들어있습니다.

어제는 분명 천국을 살았는데,

오늘은 지옥이 따로 없습니다.

우여곡절로 얼룩진 하가르의

인생은 인간이란 존재는

근본적으로 결핍된 존재라는

것을 우리에게 상기시킵니다.

이 지상에서 한결같은 충족의

삶은 불가능함을

우리에게 일깨웁니다.

이 세상에서부터 완벽한 성공,

완벽한 행복, 완벽한 충만함,

지속적인 상승곡선은

불가능함을 가르칩니다.

오늘 우리는 광야에서 목 놓아

울고 있는 하가르에게 주님께서

어떻게 하셨는가를

눈여겨봐야겠습니다.

우리네 인생 죽어라죽어라

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십니다.

주님께서는 내쳐진 자의

울부짖음을

물리치지 않으신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주님은 ‘돌보시는’

 주님이십니다.

아기와 함께 광야를 걷는

하가르를 주님께서 외면하지

않으시고 친히 돌보셨습니다.

하가르는 ‘내 인생이 여기서

끝나는구나!’ 생각했었는데,

주님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더 이상 한치 앞도 나아갈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서 있구나!’

생각했었는데, 주님께서 슬그머니

다른 한쪽 문을 열어주셨습니다.

“하가르야, 어찌된 일이냐?

두려워하지 마라.

하느님께서 저기에 있는

아이의 목소리를 들으셨다.

 일어나 가서 아이를 들어 올려

 네 손으로 꼭 붙들어라.

내가 그를 큰 민족으로

만들어주겠다.”

(창세기 21장 17~18절)

우리는 무척이나 조급한 반면

주님께서는 꽤나

더디시고 느리십니다.

우리의 시계는 빨리 지나가지만

주님의 시계는 천천히 지나갑니다.

우리의 계획과

주님의 계획은 다릅니다.

주님의 때, 주님의 시간,

주님의 계획은 우리 인간의

 예상을 뛰어넘습니다.

관건은 인내입니다.

 인내가 전부입니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보면

주님께서 우리에게 오시고,

문을 열어주시고,

길을 알려주실 것입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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