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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15 토/ 고독의 계곡에서 용기있게 선포하는 하느님 나라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7-14 조회수4,125 추천수6 반대(0) 신고




성 보나벤투라 주교 학자 기념일, 마태 10,24-33(17.7.15)


“제자는 스승보다 높지 않고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마태 10,24)




 


Courage under persecution





 

고독의 계곡에서 용기있게 선포하는 하느님 나라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참으로 보기에 좋은” 존재로 창조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사랑으로 지으셨을 뿐 아니라 늘 함께 하시며 사랑을 나누려 하십니다. 따라서 인간은 천부적으로 외로운 존재가 아니지요. 그렇게 우리는 사랑이신 하느님을 품고 사랑을 찾아 순례합니다. 정의이신 하느님을 품고, 진리와 공평과 평화를 위한 호흡을 이어가려 합니다.

그런데 살다보면 우리 스스로를 ‘고독의 방’에 가두기도 합니다. 망각의 병에 걸려 하느님을 잊고, 그분의 사랑을 거슬러 정의롭지 못하고 진실하지 못한 행동을 이어가기도 합니다. 자신이 주인인양 착각하며 교만을 떨기도 합니다. 재물과 권력의 힘이 영원할 것처럼 믿고 착각하며 인생 갑질을 해대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점점 자신을 소외시키고 추해지는 것이지요.

한편 내 안에 사랑과 정의와 평화가 넘친다 하여도 고독을 맛볼 때가 있습니다.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사랑 대신 무시와 천대를 만날 때 고독을 맛봅니다. 정의와 진리와 평화가 실현되기를 열망하지만, 구조악과 완고한 편견과 선입견에 막힐 때 우리는 고독을 느낍니다. 하느님 앞에서 인간이길 거부하는 ‘악의 장벽’을 만날 때 우리는 깊은 외로움에 젖어들지요.

그런데 우리가 겪는 고독은 단순히 정서적인 고독이 아니라 성사입니다. 그것은 세상의 타락, 비인간화, 내 영혼의 깊은 어둠의 표상이며, 하느님의 고독이기도 하지요. 그렇게 하느님과 우리 사이의 거리만큼 우리는 고독을 맛보게 됩니다. 따라서 그런 고독은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에게는 실존적이며 영적인 도전이자 십자가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제자는 스승보다 높지 않고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 제자가 스승처럼 되고 종이 주인처럼 되는 것으로 충분하다.”(10,24-25) 이 말씀은 하느님이 되려고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겪어낸 수난과 십자가의 길을 똑같이 걸으라는 것이지요. 인간이 저지르는 죄와 불의와 차별과 소외 때문에 주님을 고독하게 버려두지 말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랑의 길, 정의와 평화를 위한 고독한 여정에서 하느님의 고독을 발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영혼의 어둠에서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고독한 제자의 길이 행복할까요? 하느님의 일을 하는 나의 고독 안에서 하느님의 고독을 발견할 수 있다면 분명 행복할 것입니다. 인간의 위로가 아니라 고독 안에서 하느님께서 주시는 삶의 의미를 발견해야 행복할 수 있겠지요.

우리는 군중 속의 고독을 맛본다 하여도 하느님의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니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10,28.31) 누군가 하느님의 일을 하는 나를 핍박하고 무시하고 죽이려 할 때, 우리는 두려워하며 고독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내 영혼은 주님의 영이 살아계시는 존엄한 성전이기에 고귀합니다. 육신의 죽음을 맞더라고 그 고귀함은 사라지지 않지요. 예수님께서는 죽음과 부활을 통해 그것을 분명히 보여주셨습니다. 나의 영혼은 세상 그 무엇으로도 죽일 수 없는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나는 인간의 평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를 애정 깊은 눈길로 바라보시며, “보니 참 좋구나!” 하시는 하느님 때문에 소중한 것이지요.

따라서 주님께서 나를 이토록 소중히 여기시며 늘 함께 해주시니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늘도 고독의 어두운 계곡 저 밑바닥에서 고독을 사랑으로 어둠을 빛으로 바꿔주시는 주님께 의탁하며, "지붕 위에서" 용기 있게 주님의 사랑과 정의를 선포해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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