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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농민주일의 고민)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7-16 조회수2,901 추천수1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농민주일의 고민"

전형적인 한 농촌 본당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청소년들이나 젊은이라고는

인근 대도시나

서울로 빠져나간 지

오래입니다. 주일 중심 미사

참석자 수는 다 합해봐야

100명도 채 안됩니다.

참석자들도 대부분 연로하신

어르신들입니다.

본당 예산이 소규모다보니

본당 사무실 운영이며,

기본적 연례행사도 불가능하며,

수녀님들을 초대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젊은 주임 신부님께서는

사목자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사무장, 관리인, 제의방지기,

 어르신들의 돌보미

역할까지 다 하십니다.

사목자 입장에서 뭔가

해보려고 해도, 인적자원,

경제적인 측면 등, 기본적인

동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한번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점점 기울어져가는 농촌 시골

본당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일이 없겠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몇 도시 본당과 시골 본당에서

이미 시도하고 있는 일입니다.

도시 본당과 농촌 본당의

자매결연입니다.

준비된 서류에 그저 사인만 하는

자매결연이 아니라 제대로 된

자매결연 말입니다.

정기적인 합동 교중 미사 봉헌,

합동 연수나 피정 실시,

친환경 농법 시도, 도시 본당 내

도농직거래장터 개설,

농번기 도시 본당 신자들의

 단체봉사활동, 농촌 본당 인근

소규모 피정센터 마련 등등.

물론 안하던 일을 새롭게

시작하려다보면 부담스런

측면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일을 통해 밋밋하던

도시 본당이 활성화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적막하던 농촌 본당이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도시 본당이든

시골 본당이든 우리는 하나의

교회란 열린 인식입니다.

너의 고통이 곧 내 고통이란

공유의식입니다.

도시와 시골 사이의 장벽,

교구와 교구 사이의 장벽,

본당과 본당 사이의 장벽을

허물려는 보편되고 관대한

가톨릭적 사고입니다.

 언젠가 젊은 수도자들과

 멋모르고 농사를 조금

지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10명 정도가 달라붙으면

300평 정도는 충분히

경작할 수 있겠지,

장담했다가 일 년 내내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절기 마다, 단계 마다 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깜짝 놀랐습니다.

잡초들은 또 얼마나 끈질기든지?

병충해는 왜 그리 종류가 많던지?

여름 햇살을 얼마나 뜨겁던지?

이랑은 왜 그리 길던지...

존경하는 우리 농민들은 언제나

정직하고 부지런하게,

매일 땀을 흘리며,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존중하며

그렇게 열심히 살아들 가십니다.

하느님 섭리의

손길에 매일을 맡기고,

자연에 순응하면서, 정말이지

허리가 휘도록 일을 하십니다.

그러나 그런 헌신의 대가는

 너무나 초라합니다.

전면적인 농산물 시장 개방,

세계화로 인해 우리 농부들께서

설 자리가 점점 줄어만 갑니다.

각 방송사마다 농사와 관련해서

성공 사례들만 줄기차게 틀어주니,

‘농부들 살기가 괜찮은가보다’

생각하지만 현실을 전혀 다릅니다.

죽어라고 농사를 지어보지만

가구당 연간 소득은 참으로

보잘 것 없습니다.

더구나 대세 품목인

쌀 시장까지 전면 개방되어

주 소득원이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농민들의 빚은

점점 늘어갑니다.

농민들의 노령화가 심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우리 농부들은 묵묵히 논으로

나가셔서 씨를 뿌리고 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밭으로

나가서 잡초를 뽑고 있습니다.

갖은 도전과 위협에도 불구하고

서른 배, 예순 배, 백배의

수확을 희망하며 굵은

비지땀을 흘리고 계십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농사를 통하여 하느님

창조사업에 동참하고 있는

농민들의 노고에 큰 박수와

격려를 보냅니다.

고마우신 우리 농민들의 희생과

땀방울에 큰 감사를 드리며,

어떻게 하면 그분들이 좀 더

신명나게 그 신성하고 고귀한

주님의 일, 곧 농사일을 해나갈 수

있겠는지 같이 고민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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