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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5주일(농민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7-16 조회수3,736 추천수7 반대(0)

시인 정호승은 꽃씨라는 글에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한 아이가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꽃은 어디에서 태어났어요? 엄마가 대답합니다. 꽃씨에서 태어났단다. 꽃씨를 잘라본 아이가 이야기 합니다. 여기에는 꽃이 없는데요? 엄마가 대답합니다. 꽃씨 안에 꽃은 분명 있단다. 그러나 바람, 햇살, , 구름이 도와주어야 한단다. 아이는 엄마의 말을 이해했습니다. 가족들의 사랑을 받고, 책을 읽고, 음식을 먹으면서 자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씨 뿌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기에는 3가지의 주제가 있습니다. 씨 뿌리는 사람, , 토양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씨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능력과 재능을 강조할 것 같습니다. 건강한 사람, 예술적인 감각이 있는 사람, 말을 잘 하는 사람, 외모가 준수한 사람, 장애가 있는 사람, 지적인 능력이 부족한 사람, 유전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주변을 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토양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환경을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가난한 집에 태어난 사람, 화목한 가정에 태어난 사람, 부유한 집에 태어난 사람, 부모가 늘 다투는 집에 태어난 사람, 가풍이 있는 집에 태어난 사람, 태어나면서 고아가 된 사람이 있습니다. 환경에 따라서 삶의 방향이 바뀌기도 합니다.

 

복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씨 뿌리는 사람입니다. 씨를 뿌리는 사람이 없다면 씨는 싹이 나지 못할 것입니다. 씨를 뿌리는 사람이 없다면 좋은 환경에서도 열매를 맺을 수 없을 것입니다. 씨 뿌리는 사람이 일부러 나쁜 토양에 씨를 뿌릴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결실을 맺기 어렵고,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도 말을 할 때는 좋은 말을 해야 합니다. 사람을 살리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말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우리는 나쁜 마음으로, 상처를 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씨 뿌리는 사람은 좋은 결실을 기대하기 때문에 씨를 뿌릴 것입니다. 땅 속에 묻혀서 보이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어둠 속에서 싹이 트고, 바람이 불며, 비가 내릴 것입니다. 적당한 햇빛이 씨앗을 자라게 하리라 믿습니다. 그러기에 씨 뿌리는 사람은 인내를 가지고, 수양을 쌓으며 희망으로 씨를 뿌리는 것입니다. 우리 역시 비록 지금 당장은 희망이 보이지 않더라도, 어려움과 시련이 있더라도 우리 믿음의 씨를 뿌려야 합니다. 어려움 때문에 포기하고 씨를 뿌리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면 결코 열매를 맺을 수 없을 것입니다.

 

씨 뿌리는 사람은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감기약을 파는 사람이 감기에 걸려서 기침을 심하게 하면 그 약을 사려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강론을 하는 사제는 본인이 하는 강론을 삶으로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신자들은 사제의 강론을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변을 보면 말은 그럴싸하지만 삶은 전혀 다른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의 위선과 허영을 나무라셨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다고 하면 확신이 있어야 할 것이고, 우리가 걸어가는 발자취에 그리스도의 향기가 느껴져야 할 것입니다.

 

씨는 하느님의 말씀이고, 우리들의 말과 행동입니다. 그것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우리가 좋은 토양이 되어야 합니다. ‘적선지가필유여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다고 하면서 세상의 유혹에 흔들린다면, 시련과 고통 앞에 무릎을 꿇는다면 우리가 전한 말씀이 열매 맺기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늘 기도하고, 확신에 차서 성실하게 살아간다면 비록 척박한 토양이라도 하느님께서는 열매를 맺어 주실 것입니다. 순교의 시대에도 교회는 찬란한 꽃을 피웠습니다. 그러나 풍요로운 시대에도 교회는 활력을 잃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못했고, 열매를 맺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토양이 아닙니다. 그 토양을 만들어가는 사람의 마음과 결심입니다. 사목의 장소와 조건을 따지는 것은 토양을 먼저 생각하려는 것이고, 이것은 세상 사람들의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내가 말씀으로 무장하면 아프리카에서도, 먼 남미에서도 복음의 씨앗은 꽃이 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형제 여러분 장차 우리에게 계시될 영광에 견주면,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겪는 고난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지금까지 다 함께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조물만이 아니라 성령을 첫 선물로 받은 우리 자신도 하느님의 자녀가 되기를, 우리의 몸이 속량되기를 기다리며 속으로 탄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눈에 보이는 땅이 가물고, 채소가 병이 들면 양수기를 가지고 물을 대기도 하고, 약을 치기도 하고, 우리들의 정성을 다 기울여 농작물을 키우고 많은 소출을 얻도록 노력을 기울입니다. 지금 우리 마음의 밭은 어떤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내 마음에 기도의 거름은 충분히 주고 있는지, 내 마음에 이웃에 대한 사랑과 배려의 열매는 잘 자라고 있는지, 지금 내 마음에 하느님 은총의 비가 촉촉이 내리는지 아니면 욕심과 이기심의 비가 시기와 질투의 바람과 함께 내리고 있는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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