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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19 수/ 교만의 탈을 벗고 지금 여기서 만나는 하느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7-18 조회수2,819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15주 수, 마태 11,25-27(17.7.19)


“지혜롭다는 자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셨습니다.”(마태 11,25)




 


The praise of the Father





 

교만의 탈을 벗고 지금 여기서 만나는 하느님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하고 수도생활의 연륜이 깊어가도 하느님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을지 이른바 어둔 밤을 경험할 때도 있지요. 어떤 이들은 하느님과 일치하려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거짓 신비주의나 초월, 왜곡된 관상기도에 몰입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은 하느님을 알아보고 만나는 바른 길을 알려줍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11,25-26) 예수님께서는 다른 사람이 아닌 “하찮은 사람들”, “보잘것없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드러내 보여주신 하느님의 위대하심을 한껏 찬양하신 것입니다.

하늘과 땅을 “태초에 창조하시고”(창세 1,1), 만물을 유지하시는 위대한 하느님께서는 단순한 자들에게 당신을 계시해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지혜롭고 총명하며, 현명하고 박식한 사람들에게 자신을 보여주지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단순한 철부지들이 영원한 하느님 나라의 신비와 지혜와 자비를 알아볼 수 있다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5,3) 하셨지요. 예수님의 부르심에 모든 것을 버리고 ‘곧바로’ 따라나선 사람들은, 못 배우고 뛰어난 능력도 없는 평범한 이들이었습니다. 간절한 목마름으로 예수님의 뒤를 따라다녔던 이들은 비천하고 소외된 사람들, 멸시받고 버림받은 사람들, 특히 배운 것 없는 이들이었습니다.

병자를 치유하시고 마귀를 쫓아내실 때,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설파하실 때 경탄한 이들은 단순하고 평범한 군중들이었습니다. 이렇듯 하느님은 인간의 지식이나 힘으로 알아볼 수 있는 분이 아니시지요. 현실을 도피하도록 조장하는 감상적 가짜 신비주의에 의해서는 더더욱 알 수 없는 분이십니다.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깨달으려면 하느님을 갈망하는 목마름과 가난한 마음을 지녀야겠습니다. 그분께 기꺼이 모든 것을 맡기고, 늘 조건 없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단순함을 지녀야 할 것입니다. 누구든 하느님의 말씀에 마음의 문을 열고, 스스로 지혜롭다고 여기는 교만을 벗어버릴 때 하느님을 알고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2코린 2,14; 10,5)을 얻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또 말씀하십니다.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마태 11,27) 다시 말해 하느님께서는 아들 예수에게 모든 것을 계시해주셨으니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을 알아보고 만나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만나는 길은 여럿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살을 취하여 오신 하느님이신 예수님의 말씀과 구원의 행적을 통해 만나는 것입니다. 저 먼 신비의 나라에 머물며 하느님을 찾으려 하기보다 지금 여기, 내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을 찾도록 해야겠습니다. 소외되고 버림받은 이들 안에서 신음하시는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도록 힘써야겠지요.

오늘 하루만이라도 스스로 지혜롭다고 여기는 교만의 탈을 벗고 겸손하고 단순한 하느님의 철부지가 되어보면 어떨까요? 저 하늘 위가 아닌 이 땅에서 보여주신 역사 예수의 사랑의 여정을 회상하며,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만나는 사람들 안에서 주님을 발견하도록 눈을 뜨는 오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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