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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20 목/ 부드러움과 겸손으로 지고 가는 내 멍에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7-19 조회수3,740 추천수8 반대(0) 신고




연중 15주 목, 마태 11,28-30(17.7.20)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마태 11,29)




 


The gentle mastery of Christ





 

부드러움과 겸손으로 지고 가는 내 멍에

 

어떻게 예수님을 추종해야 할까요? 예수님의 제자다워지려면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할까요?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11,28-29)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멍에는 613가지나 되는 율법의 규정들을 뜻합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담은 율법이 어느새 오히려 사람들을 구속하는 멍에가 되어 있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예수께서는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11,30)고 하십니다. 예수님의 멍에는 사랑이요, 그분의 짐은 자유와 해방입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과 자유와 해방의 길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예수님께 지고 가야 할 율법의 멍에는 우리 삶 자체에서 오는 고통과 시련, 그리고 영혼의 짐을 뜻하는 것으로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우리 인생 자체가 십자가의 길이요, 고해(苦海)라 할 수 있지요. 그래서 때로는 자신의 십자가만 지고 가기에도 버거운데, 이타적 사랑을 실천하라니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여 모든 것을 다 팽개쳐버리고 싶어질 때도 있습니다. 신앙마저도 짐스러워 어떤 분들은 괜히 세례 받았다며 후회하기도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그런 우리를 위로하시며, 당신을 따르는 제자의 길을 알려주십니다. 힘들고 고통스런 인생의 짐을 진 사람은 누구든 당신에게 오라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고통을 받아주실 분은 주님이십니다. 우리는 인간이 만들어낸 고통과 외로움을 안고 주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그렇게 하느님을 향하여 자신의 삶의 무게를 지고 나아가는 것이 신앙인의 삶이겠지요.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대책도 없이 오라 하실까요? 아닙니다. 그 짐을 함께 지고 가시려고 오라 하시는 것이지요. 내 인생의 무거운 짐을 예수님께서 함께 져주시겠다니 얼마나 큰 위로가 됩니까. 그 짐을 지고 갈 사랑의 힘을 주시려고 오라 하시는 것입니다. 짐을 지고 걸음으로써 자유와 해방을 체험하도록 해주시려고 오라 하시는 것이지요. 그렇게 내 고통과 어려움과 불편의 짐을 지고 예수님께 가는 자체가 ‘인생 휴가’인 셈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인생의 멍에를 지는 두 가지 자세를 알려주십니다. 그것은 온유와 겸손입니다. 인생 십자가를 질 때 먼저 필요한 것은 부드러움입니다. 부드러움이 있을 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받아들여짐은 함께함이요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부드러움으로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품어주셨습지요.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을 ‘모두’ 고쳐주시고, 사회적 약자들과 늘 함께 하셨습니다.

다음으로 십자가를 지고 가려면 겸손해야 합니다. 겸손은 낮춤이요 비움이며 더 작아짐입니다. 하느님 앞에 자신을 낮추고 그분의 뜻에 순종하려는 마음 없이는 십자가를 지고 갈 수 없을 것입니다. 자신을 비우고 그 빈자리에 하느님이 자리 잡으실 때 하느님의 힘으로 십자가를 질 수 있겠지요. 내가 더 작아질수록 하느님께서 앞장서 나를 이끌어주실 것입니다. 그러니 겸손하게 내 인생의 짐을 지고 가야 합니다.

내가 외로울 때, 너무 힘들어 절망의 숲속을 헤맬 때, 숨조차 쉴 수 없는 고통의 순간 주저하지 말고 주님께 나아갑시다. 함께 내 인생의 짐을 져주시겠다 하시는 주님께 나아갑시다. 주님께서 내 짐을 함께 져주시며 사랑과 자유와 해방을 선물로 주실 것입니다. 오늘도 주님께서 보여주신 부드러움으로 삶의 고통을 받아들이고 불의에 저항하며, 겸손한 자세로 삶의 십자가를 졌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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