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70720 - 연중 제15주간 목요일 복음 묵상 - 강병규 야고보 신부님
작성자김진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7-07-20 조회수3,435 추천수1 반대(0) 신고




2017
07 20 () 가해 연중 제15주간 목요일 복음 묵상


탈출기 3,13-20
마태오복음 11,28-30


강병규 야고보 신부님


<
하느님께 가까이 가는 방법 >


‘비 오는 날이면 가끔 비를 그냥 맞으며 걷는 사람들을 봅니다. 그럴 때면 '과연 저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우산일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산을 깜빡 잊고 가져 오지 않아서 뛰어다니는 사람에게는 우산이 필요할 테지만, 애처롭게 비를 맞으면 걸어가고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우산보다는 함께 걸어줄 사람이 없어서가 아닐까요?

울고 있는 사람 중에 어디가 아파서 우는 사람이면 약이 필요하겠지만 서럽게 우는 사람에게는 약보다는 기대어 울 수 있는 가슴 하나가 없어서 일 테지요.
술집 앞에서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며 서성거리는 사람은 돈이 없어서이겠지만 술상 앞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술이 아니라, 앞에 앉아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눌 사람이 아닐런지요.

누군가 당신의 마음 씀씀이, 당신의 행동을 지켜보고 한 번쯤 되돌아 흐뭇한 미소 한 번 지을 수 있다면 당신은 그 몫을 해낸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라고 하시며 우리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계십니다. 글자 속에 파묻혀 죽은 하느님을 찾으며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을 노예처럼 만들어 버렸던 율법학자들이나 바리사이들과는 달리 하느님을 우리에게 아빠, 아버지로 소개해 주시고, 우리를 당신의 벗이라고 하시며, 우리에게 편안한 안식을 주시고 계십니다.

많이 안다는 것에 머물러버리지 않고 먼저 실행하고 살아가는 것이 바로 하느님 가까이 가는 방법임을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도 많을 것을 해내려다 보니 너무도 많은 것을 잊고 살게 됩니다. 일이 많을수록 살아계신 하느님께 더욱 의지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 모든 일은 하느님의 것이니 그분 안에서 편안한 안식을 누리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더더욱 일보다 사람을 더 사랑하시는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서야 한다는 것 등…..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신세 망친 이유, 나약하게 죽은 이유는 사랑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제서품을 받기 전 신학을 공부하고 사목일선에 주교님으로부터 파견을 받은 지 8년째가 되었지만 그런 마음을 나는 아직도 품고 사는지 하고 반성해보면 마음이 아파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은 졸아만 들고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고 자꾸 힘들 적에 사랑하며 용서하고 보듬어 주셨던 그 분의 따스한 온기를 잊어가니…… 이제 다시 마음을 바로 세워야겠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 내쳐 버리고 냉정해져 버리면 누가 나의 마음을 보고서 주님의 행복한 미소로 답해줄 수 있겠습니까!

느리게 오더라도, 아름다운 몸짓이 아니라도 조금만 더 기다려주는 진한 여운으로 남는 주님의 미소로 다시 나야겠습니다.

주님, 항상 새 날이게 하소서.
기대어 울 수 있는, 따스한 온기의 가슴이게 하소서.


강병규 야고보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