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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복된 그날까지 매일의 고통을 기쁘게 인내하면서)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7-20 조회수2,827 추천수2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복된 그날까지 매일의 고통을

기쁘게 인내하면서"

 지나친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국의 교회와 수도회는

가난한 할머님들의

십시일반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듣습니다.

고마운 일이기도 하지만

오늘 우리나라 노인들의

 현실을 헤아려보면 참으로

죄송스런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끔씩 무리해 보이는

봉헌 앞에서는 정중히

말씀드리기도 합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긴 여행길,

계속하시려면 어떻게든

노후자금을 손에

꼭 쥐고 계셔야 합니다.

기도와 마음만 받겠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노년’이

오늘 우리 사회의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노년기에 진입하신 수많은

어르신들께서 평생

산업화의 역군으로

뼈 빠지게 일해 오셨지만,

자녀교육과 가족 부양에

모든 것을 바친 이유로

상대적으로 노년기 준비가

소홀하게 된 것입니다.

준비가 소홀한 반면,

여러 가지 고통들은

줄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우리 노인들께서

겪는 고통은 대략 4가지로

요약된다고 합니다.

우선 생활고입니다.

 극단적 가난 속에서도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

겨우 경제적 기반을

마련했는가 싶었는데,

기형적인 교육 구조 안에

막대한 자녀교육비가

지출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취직과 결혼을 위한

뒷받침까지 마무리해주다보니

경제력이 완전

바닥나고 말았습니다.

우리 노인들을 괴롭히는

또 한 가지 큰 고통은 병고입니다.

오래 탄 자동차가 여기 저기

흠이 나고 탈이 나듯이 우리네

신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 삐끗 저기 삐끗,

한쪽이 겨우 회복되었는가 하면,

또 다른 곳이 문제가 생깁니다.

거기다 치매나 암까지 겹치다보면

이 보다 더 큰 고통을

다시 또 없습니다.

또 하나의 고통은

 외로움이란 고통입니다.

우리나라의 가족구조가

급격히 바뀌었습니다.

효성 지극한 자녀들의 정성어린

섬김을 받고, 손자 손녀들의

재롱을 매일 바라보며

기뻐하는 노후생활은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일에만 전념했다보니

 가족 친지들과도 관계가

서먹서먹합니다.

가끔씩 전해오는 소식은

지인들의 부고(訃告) 뿐입니다.

그나마 마지막 보루였던

배우자마저 먼저 떠나고

났을 때의 외로움은 하늘을

찌를 정도로 사무칩니다.

또 다른 고통은 할 일이

없는 데서 오는 고통입니다.

연세가 90이신 어르신

신부님께서도 틈만 나면

일을 달라고 청하십니다.

그러나 마땅히 드릴 일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평생 일하셨으니,

이제 좀 쉬시면서

기도를 하시지요?”

라고 말씀드리지만,

기도도 한 두 시간이지,

하루 종일 기도만

할 수도 없습니다.

 빠른 듯 하면서 아주 더디게

지나가는 세월의 시계를

바라보는 노인들의 표정이

참으로 측은합니다.

우리 어르신들 참으로

 고생이 많으십니다.

안 그래도 휜 어깨에 이런 저런

무거운 짐까지 지고 걸어가시니

얼마나 힘겨우십니까?

그런데 오늘 주님께서는

이런 우리를 향해 아주 반가운

말씀을 한 마디 던지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마태오 복음 11장 28절)

이런 면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참으로 복된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인이신 노인들 특히

큰 축복을 받으셨습니다.

주님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

한번 보십시오. 그 큰 고통에다,

그 숱한 짐을 지고 힘겹게

노년기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특히 죽음과 내세에 대한

 공포로 더욱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주님이 계십니다.

그분께서 친히 우리 짐을

가볍게 해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모두가 외면한다 할지라도 나만은

너를 외면하지 않겠다,

나만은 너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언약하십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리가 겪고

있는 여러 가지 고통,

지고 가고 있는 많은 짐들을

순식간에 없애주시겠다고

말씀하시지는 않으십니다.

당신께서 나눠지시겠다고 하십니다.

더 무거운 짐을 지고

우리와 함께 나란히

걸어가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결국 고통 중에 가장 큰 고통인

마음의 고통, 정신적인 고통을

없애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거기다 고통의 끝판왕인

죽음의 고통을 덜어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언제나 고통과 십자가를 이고 지고,

손에 들고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오늘 우리들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고통을 완전히

없애주시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완벽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시지도

않으실 것입니다.

단 주님께서는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 곁에 늘 함께 하실 것입니다.

우리가 고통에 못 이겨 신음할 때

우리 옆에서 위로해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더 이상 고통도

눈물도 없는 당신 나라로

우리를 인도해주실 것입니다.

복된 그날까지 매일의 고통을

기쁘게 인내하면서

살아내야겠습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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