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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21 금/ 사람을 위하고 살리는 사랑의 법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7-20 조회수3,631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15주 금, 마태 12,1-8(17.7.21)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마태 12,8)





Picking grain on the sabbath





 

사람을 위하고 살리는 사랑의 법

 

국가든 신앙공동체든 다양한 규범과 제도를 필요로 합니다. 인간은 사회적이며 관계적 존재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규범이나 제도가 오히려 인간의 삶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 근본정신을 망각하기 때문입니다. 법이 인간 위에 군림하고 인간을 도구화 할 때 비인간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지요.

교회의 모든 법과 제도의 기원은 하느님이십니다. 따라서 교회의 규범과 제도는 그 주인이신 하느님의 뜻인 ‘영혼 구원’을 지향합니다. 그런데 교회의 사목자들과 봉사자들 가운데는 신자들을 규범과 제도의 틀 안에 가두며 의무와 수동적 순종을 요구하는 이들도 있지요. 그 결과 영혼을 피폐하게 만들어버리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은 규범과 제도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올바른 태도를 가르쳐줍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지나다가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뜯어 먹었습니다. 그러자 바리사이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며 그들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안식일은 하느님께 바쳐진 날인데, 사익(私益)을 위해 밀 이삭을 따서 손으로 비벼 먹었으니 안식일 법을 어겼다는 것이었지요.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다윗의 예를 들어(1사무 21,2-7) 율법의 본 의미를 알려주십니다.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님께서는 안식일 법을 폐지하거나 바꾸시려는 것이 아니라 그 근본정신을 되살리시고자 하십니다. 그렇다면 안식일 법의 근본정신은 무엇일까요? 율법의 주인은 사랑이신 하느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의 존재이유와 근본정신은 희생제사가 아니라 자비라 하십니다. 그렇다고 희생제사 의식을 단죄하신 것이 아닙니다. 희생제사란 우리를 하느님과 보다 더 친밀하게 맺어주려는 것이기에, 인간에 대한 존중과 자비를 드러내는 예배가 되도록 하라는 것입니다. 율법이든 예배든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위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이지요.

오늘 우리도 신앙생활에 필요한 모든 규범과 제도의 근본정신을 되새겨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사랑 때문에 오신 사랑이십니다. 따라서 우리 삶의 기준과 목표를 늘 인간의 영혼 구원을 위한 사랑에 두어야겠습니다. 이 세상 그 어떤 법규나 제도도 성전도 하느님의 사랑보다 더 클 수 없기 때문이지요.

우리 모두 규범과 제도에 사랑의 혼과 자유의 숨결을 넣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법이나 제도의 자리는 인간 위가 아니라 그 아래입니다. 그 근본정신인 사랑을 망각한 채 개인의 이익을 채우고 남을 지배하며 구속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바리사이처럼 이웃에게 사랑 대신 의무를 강요하고 속박으로 내몰아선 안되겠습니다. 법 준수나 정해진 의무의 충족이 아니라 사랑을 살아가는 우리인 까닭이지요.

나아가 모든 규범과 제도는 인간을 살리기 위해 사랑 때문에 존재합니다. 따라서 그것을 절대시 하거나 우선시 하면 인간성이 손상을 입게 됩니다. 어떤 법과 제도도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와 선을 거스르는 것이라면 허용하지도 타협하지도 말아야겠지요. 사랑을 더욱 키워가고 자유를 확장시켜나가는데 걸림돌이 되는 모든 규범과 제도를 철저히 거부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율법보다 사랑이 우선이고, 자비를 행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예배임을 기억하며, 서로의 영혼 구원과 주님 보시기에 좋은 정의롭고 공평한 세상이 되도록 헌신하는 우리가 되도록 힘썼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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