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6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7-24 조회수3,818 추천수10 반대(1)

예전에 천자문을 배울 때입니다. 노트 맨 위에는 글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적힌 글을 따라서 쓰면서 글을 외우고, 글을 쓰는 것입니다. 영어 알파벳을 배울 때도 그랬습니다. 대문자와 소문자가 적혀있는 노트가 있었고, 글의 모양을 따라서 거의 그리는 수준으로 적었습니다. 노트 한 권을 다 쓸 정도가 되면 이제 알파벳을 조금씩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연습한 친구들은 노트 한 권을 다 채울 만큼 글을 씁니다. 처음에는 어설프지만 나중에는 곧잘 쓰게 됩니다. 성격이 급한 친구들은 노트를 다 채우지 못하곤 합니다. 처음 한두 장만 쓰고는 이내 흥미를 잃어버립니다. 당연히 글을 외우지도 못하고, 예쁘게 쓰지 못하게 됩니다.

 

요즘은 글을 쓰기보다는 컴퓨터의 자판을 이용해서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글을 빨리 쓰는 사람들은 자판의 위치를 다 외우기 마련입니다. 영어도 자판을 다 외우면 글을 쓰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습니다. 자판을 외우는 것이 힘은 들지만 한번 외우고 자꾸 연습하면 속도는 당연히 빨라집니다. 역시 노력을 하는 사람과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은 차이가 나기 마련입니다.

 

운동을 할 때도 그렇습니다. 스키는 속도감을 즐길 수 있는 운동입니다. 속도를 즐기기 위해서는 상급자 코스에서 스키를 타야 합니다. 그러나 초보자는 쉬운 코스에서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초보자 코스에서 넘어지는 법, 속도를 제어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급한 마음에 속도를 즐기고 싶어서 상급자 코스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본인은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도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위험한 행동입니다. 어쩌다 상급자 코스에서 무사히 내려왔다고 자랑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은 절대로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닙니다.

 

오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님께 표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본인들은 노력하지 않고, 표징만을 요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들이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표징도 여러분을 구원해 줄 수 없습니다.’ 마치 예전에 읽었던 글과 같습니다. ‘태산이 높다고 하지만 하늘 아래에 있는 산입니다. 사람이 오르지 않으면서 산만 높다고 합니다.’

 

‘Easy come easy go'라는 말이 있습니다. 쉽게 얻는 것들은 쉽게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은 사기를 당하기 쉽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표징을 이미 많이 보여 주셨습니다.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은 새날의 시작입니다. 붉은 노을은 하루를 주신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예쁜 꽃과 하늘을 나는 새, 흘러가는 구름과 불어오는 바람에서도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보다 앞서서 좋은 표징을 보여주었던 현인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의 가르침을 기록한 책들도 있습니다. 손을 조금만 뻗으면 진리를 향한 표징들을 잡을 수 있습니다. 공자는 인의예지를 이야기했습니다. 부처는 자비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분들도 좋은 표징을 보여 주었습니다. 마음의 문을 닫으면 아무리 좋은 표징도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한 특별한 비법은 없었습니다. 벼락치기에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의무감으로 하는 것도 좋지만 가치와 보람을 느끼는 것이 좋습니다. 시험이 목적이 아니라, 시험은 나의 꿈을 이루는 발판임을 아는 것이 좋습니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말처럼 예습과 복습그리고 반복되는 연습이 성적향상의 지름길입니다. 고되고 외로운 길이지만 그 길만이 시험이라는 벽을 넘는 방법입니다.

 

오늘 성서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문제는 구원에 이르는 길은 무엇인가를 묻는 것입니다. 그것을 아는 표징은 또 무엇인가를 찾는 것입니다. 구원에 이르는 길은 공정을 실천하고, 신의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하느님과 함께 길을 걷는 것입니다. 올바른 길을 걷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요나 이야기를 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요나 예언자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가서 니느웨의 사람들이 회개하도록 전하여라.’ 요나 예언자는 이스라엘 백성이 아닌 이방인들에게도 하느님의 사랑이 전해지는 것이 싫어서 도망을 갔지만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니느웨 사람들이 회개하도록 하느님의 뜻을 전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죄인들, 병자들, 이방인들에게도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보여 주시는 표징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수많은 번제물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오직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정의를 실천하며 평화롭게 사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신기한 기적이나 놀라운 사건을 통해서 볼 수도 있겠지만 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꽃에서도, 흘러가는 구름에서도, 거센 비바람에 떨어진 나뭇잎에서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목소리를 듣거든 너희의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말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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