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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리더로서의 고충)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7-24 조회수2,840 추천수3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리더로서의 고충"

비록 큰 규모는 아니지만

한 단체의 리더로 봉사하면서

지도자로서의 삶이 얼마나

고달프고 고독한 것인지를

온 몸으로 체험하고 있습니다.

저의 십자가도 이렇게 큰데

대한민국 전체의 리더이신 문대통령,

가톨릭교회 전체의 리더이신 교황님의

십자가는 얼마나 크겠는지 상상이 갑니다.

 그래서 요즘은 그분들을 위해 더 많이,

그리고 더 자주 기도를 하게 됩니다.

 리더로 살아가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힘겨움은 아무래도 조직 내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목소리와 바람들을 어떻게

조화 있게 수용하고 조율하며 통합해

나갈 것인가 하는 고민입니다.

 조직 안에 보면 별의 별

구성원들이 다 있습니다.

공동체가 추구하는 노선에

소리 없이, 그러나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큰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끊임없이 물고

늘어지는 구성원들도 있습니다.

더불어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리더는 마치 대규모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존재여야 될 것 같습니다.

다양한 악기와 다양한 음감들을

하나의 선율에 일치시키고

 통합시키는 그런 예술가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 민족들의 영도자였던

모세가 한 민족의 리더로서 겪었던

고충을 참으로 큰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는 자신의 부족함과 나약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에 주님의

부르심에 흔쾌히 응답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의 충실성과

우직함과 굳은 신앙을 보시고 그를

백성들의 리더로 뽑으셨습니다.

 리더로 선택되고 난 후에도

모세의 삶을 순탄치가 않았습니다.

일단 이집트 파라오의 압제 하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탈출하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탈출 후의 가나안 땅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행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집트에서의 오랜 노예생활에

이미 적응이 되어버린 이스라엘

백성들이었습니다.

파라오와 이집트인들의 박해와

차별대우가 자존심을 긁었지만,

적당히 눈감아주고,

적당히 순응하면서

 편안하게 살아왔던

이집트에서의 삶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가나안 땅 정착을 위한

여행을 시작한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즉시 여기저기서 갖은 불평불만들이

폭포수처럼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앞쪽에는 홍해라는 거대한 장벽이,

뒤쪽에는 엄청난 숫자의 파라오 기병과

보병들이 가로막자,

 이스라엘 백성들의 원성은

하늘을 찔렀습니다. 

“이집트에는 묏자리가 없어

광야에서 죽으라고 우리를 데려왔소?

어쩌자고 우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어 이렇게 만드는 것이오?”

(탈출기 14장 11절)

때로 언변도 부족하고,

 때로 우유부단했던 모세가

처했던 난감한 상황을 동업자로서

120%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때로 리더로 살다보면 이런 정말

개념 없는, 무지막지한 공격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모세가 보여준 반응은

 참으로 특별합니다.

 저 같았으면,

화를 벼락같이 내면서,

“이집트에서 탈출할 때는

다들 희희낙락하더니,

이제 와서 내게 이런 식으로

따지고 들면 대체 어쩌자는 거요?

나도 더 이상은 못하겠소.

이집트로 돌아가든지 말든지,

당신들 알아서 하시오!”

라고 딱딱거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세는 다른 무엇에 앞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다독거립니다.

 “두려워들 하지 마라. 똑바로 서서

오늘 주님께서 너희를 위하여

이루실 구원을 보아라.

오늘 너희가 보는 이집트인들을 다

시는 영원히 보지 않게 될 것이다.

주님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워 주실 터이니,

너희는 잠자고 있기만 하여라.”

(탈출기 14장 13~14절)

그리고 모세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주님께 모든 것을 맡겨드립니다.

 주님 섭리의 손길을 굳게 믿습니다.

주님께서 이르시는 대로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순명합니다.

그 결과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의 압제 하에서 해방의

길로 인도할 수 있었습니다.

참 지도자는 백성들과 하느님

사이에 서있는 사람입니다.

백성들의 말도 경청하지만

하느님의 음성에도

 귀를 기울입니다.

참 지도자는 하느님의 말씀을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백성들에게 전달합니다.

하느님과 백성 사이의

중개자인 것입니다.

몇몇 정신 나간 지도자들의 기행과

언어폭력으로 수많은 서민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백성들을 들쥐 떼로 비유하지 않나?

가난한 우리 이웃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이자 예의인 최저 임금 안에

대해서도 사사건건 트집을 잡지 않나?

참으로 대책 없는

사람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도 일을 좀 해봐서 속속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안이 못마땅한 분들,

단 하루라도 섭씨 40도에,

귀청을 찢는 듯

요란스런 공장 안에서,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가면서

일해본적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대단하신 그분들, 단 하루라도

별의 별 진상 손님들 앞에서도

활짝 미소 지으면서 하루 온종일

서서 일해본적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가난한 우리 이웃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

그저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바쁜 사람들, 그러면서 자신을

엄청 대단한 사람으로 여기는

리더들이, 이번 기회에

우리 눈앞에서 말끔히

사라져줬으면 참 좋겠습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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