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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26 수/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농부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7-25 조회수3,108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16주 수, 마태 13,1-9(17.7.26)


“열매는 백배가 되었다.”(마태 13,8)





The parable of the sower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농부

 

우리는 인생살이가 늘 기쁘고 행복하지만은 않음을 잘 압니다. 우리네 인생은 오늘 비유에 나오는 길가와 돌밭과 가시덤불과도 같지요. 길가에 던져져 생명을 싹틔울 기회마저 갖지 못한 씨앗처럼 고독할 때도 있습니다. 돌밭에 던져진 씨앗처럼 아무에게도 받아들여지지도 이해받지도 못한 채 절망의 벽을 바라볼 수밖에 없을 때도 있습니다. 인생은 가시덤불처럼 거칠고 혼란스럽고 불편할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희망입니다. 우리가 완전하거나 초능력을 지녀서가 아니라 절대희망이신 하느님의 손을 잡고 그분 안에 숨 쉬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희망을 포기한다는 것은 하느님을 포기하는 것이요,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은 그렇게 고통스럽고 힘들며 고독한 순간에도 하느님을 그리워하는 희망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씨앗의 비유를 통하여 희망이야말로 하느님 나라의 신비이며, 인간이 살아야 할 이유와 목표임을 가르쳐주십니다. 메시아로 파견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께서도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기 시작하신지 3년 남짓 지나자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납니다. 제자들의 눈에조차 그런 예수님은 영락없는 실패자로 비쳤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모든 것이 실패로 돌아간 듯 보이는 상황에서 씨앗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길가, 돌밭, 가시덤불 속에 뿌려지기도 하지만, 좋은 땅에도 뿌려져 많은 수확을 낼 것이라는 것입니다(13,8). 그 어떤 걸림돌에도 불구하고 풍성한 열매를 맺는 것이 하느님 나라의 신비임을 가르치신 것입니다.

우리는 그 신비를 살도록 불리운 하느님 나라의 시민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시민은 세상의 그 어떤 고통과 시련, 그리고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고독의 순간에도 희망이신 하느님을 믿는 이들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하느님 때문에 그리고 인간을 위하여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이 하느님 나라의 참된 시민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희망이요 생명이며 정의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의 씨앗은 세상의 그 어떤 반대와 저항과 속임수에도 꺾이지 않는 생명력을 지닙니다. 그저 생명력을 지니는 씨앗이 아니라 풍성한 열매를 맺고야 마는 인내의 씨앗이요 희망의 씨앗입니다. 따라서 영원한 희망의 씨앗인 하느님을 믿고, 그분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에겐 절망이란 낯선 이방인일 뿐입니다.

따라서 하느님 나라의 시민인 우리는 과정 중에 절망하지 말아야 할 뿐 아니라, 결과에 대해서도 실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희망의 동아줄을 붙들고 사랑으로 인내하며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중요합니다. 하느님을 바라보면 내 안에 하느님의 생명이 꿈틀거릴 것입니다. 하느님의 손을 잡으면 그분 친히 나의 힘이 되어주실 것입니다.

우리 모두 몸이 아플 때나 마음이 괴로울 때, 불의 앞에 무력감을 느낄 때나 거대한 자본과 권력의 횡포 앞에 의분을 느낄 때, 희망의 씨앗이신 주님을 바라보도록 합시다. 우리가 주님의 손을 잡고, 그분의 심장에 기대어 내쉬는 한숨과 신음은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닌 까닭입니다. 보잘것없고 의미 없어 보이는 내 인생의 길가와 돌밭과 가시덤불 속에서도 풍부한 열매를 맺어주시는 주님을 믿기만 한다면 말입니다.

오늘도 절망 가운데 희망의 꽃을 피워주시는 주님 말씀의 씨앗이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좋은 땅이 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씨를 뿌려 우리의 희망이 되어주시는 주님을 따라 우리도 희망의 씨, 생명의 씨, 자비와 정의의 씨앗을 뿌려 가꾸는 ‘희망 농부’가 되었으면 합니다. 인간은 그렇게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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