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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28."좋은 땅에 뿌려진 씨." - 파주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7-28 조회수2,944 추천수1 반대(0) 신고

마태 13,18-23(연중 16 금)

 

오늘 <복음>에서예수님께서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설명해주십니다그런데정작 씨 뿌리는 사람에 대해서는 말씀하지 않으시고,뿌려진 씨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곧 뿌려진 씨를 사람으로 설명해주십니다다시 말하면우리가 뿌려진 씨라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우리는 세상에 뿌려진 하느님의 씨앗입니다.

여기서우리가 우선적으로 알아들어야 할 것은 말씀이 그렇듯이 사람이 열매가 아니라 씨앗으로 뿌려졌다는 사실입니다그리고 그것은 열매를 맺는 능력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선사된 선물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는 동시에 우리에게 결실을 맺어야 할 소명이 주어졌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렇습니다우리 모두는 이루어야 할 과업을 짊어진 존재들입니다.

그런데그 소명은 자신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타인과 세상이라는 환경과 조건과의 관계에서 맺게 되는 결실이라는 사실입니다곧 길가시덤불좋은 땅과의 관계 안에서 맺게 되는 결실인 것입니다.곧 말씀을 물어가는 새와 같은 악한 생각과말씀이 뿌리내리지 못하게 막는 돌들과 같은 시련과 박해와말씀을 숨 막히게 하는 재물과 세상의 유혹과의 관계 안에서 맺게 되는 열매입니다.

 

또한그것은 자신이 원하는 열매인 것이 아니라씨앗이 원하는 열매를 맺는 것을 과업으로 지고 있습니다.왜냐하면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바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말씀의 씨앗이 이루어지는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우리가 원하지 않은 열매라 할지라도 당신께서 맺는 열매가 있을 수 있고우리가 원하는 열매라 할지라도 당신이 맺는 열매가 아닐 때도 있습니다그것은 말씀이 우리의 목적을 이루는 도구가 아니라,말씀이 우리를 도구로 하여 당신의 뜻을 이루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공동체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 열매를 우리가 따먹는 것이 아니라형제나 공동체가 열매를 맺도록 자신이 거름이 되어야 하고죽어야 하는 것을 말합니다곧 그리스도처럼세상을 위하여 자신을 내어놓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형제나 공동체가 열매를 잘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협조자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곧 구원의 길을 함께 가도록 짝 지워진 구원의 동반자요동행자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밭이 열매를 일구는 줄로 알지만사실은 씨앗이 밭을 일굽니다.씨앗이 밭을 규명하는 것이지밭이 씨를 규명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밀 씨가 뿌려지면 밀밭이 되고,콩이 뿌려지면 콩밭이 됩니다돌이 깔려 있으면 돌밭이 되고가시덤불이 덮고 있으면 가시덤불 밭이 되는 것입니다결코 밭이 스스로 밀밭이 되거나 콩밭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내 안에는 무엇이 자라고 있는가나는 어떤 밭인가?

옛 교부들은 그리스도인은 한 권의 책곧 한 권의 복음서이다.” 라고 말했습니다특히 성모님을 말씀의 도서관이다라고 하였습니다나는 진정 말씀의 도서관인가?

 

주님!

좋은 땅의 사람 되게 하소서.

하늘을 쳐다보며 함께 땅의 노래를 부르는 땅의 먼지로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땅을 지배하지 않는 윽박지르지 않고 보살펴 매만지며 뿌려진 씨앗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뿌려진 씨와 함께 열매를 맺어야 하는 소명을 도와주는 사람뿌린 씨를 거부하지 않고 지지하며 북돋우는 사람우리 마음 안에 사랑이 부어졌음을 받아들이는 그래서 누구에게나 사랑하기를 마다하지 않고 결코 사랑하기를 그치지 않는 사람 되게 하소서!

좋은 땅일수록 뿌린 씨앗만이 아니라 뿌리지 않은 잡초도 잘 자랄 수 있기에 시련을 끌어안고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어떤 처지에서도 방관자로 살지 않게 하소서!

열매를 맺는데 당연히 있기 마련인 죽음의 길에서 도망치지 않게 하소서!

기꺼이 죽어 뿌린 씨앗의 열매를 맺게 하소서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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