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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31 월/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의 위대한 가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7-30 조회수2,685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17주 월, 마태 13,31-35(17.7.31)


“겨자씨는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인다.”(마태 13,32)




The parable of the mustard seed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의 위대한 가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로 하늘 나라에 대해 알려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하십니다(13,31). 한해살이풀인 겨자의 씨앗은 지름이 1밀리미터도 채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장이 빨라 토양이 좋은 데서는 2-3미터 크기의 나무가 되어, 새들의 쉼터가 됩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변화입니까?

하늘 나라는 처음에는 별것 아닌 듯하지만, 종국에는 인간의 잣대로 가늠할 수 없는 영광으로 드러납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갈릴래아에서 시작하신 복음선포 활동도 초라하기 그지없었지요. 예수님께서는 변두리에서 활동을 시작하셨고,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사람들을 늘 중심에 두셨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은 실패하신 듯했으나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십니다.

또한 하늘 나라는 누룩과 같다고 하십니다(13,33). 누룩 조금을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으면 부풀어 올라 150명의 한끼를 해결하고도 남는 빵을 만들 수 있으니 놀라운 변화입니다. 하늘 나라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작은 손길만으로도 놀라운 변화를 이어갑니다.

하늘 나라는 ‘하느님의 다스림’을 뜻합니다. 유다인들은 하느님께서 직접 통치하시는 날이 올 것을 기다렸지요. 그들은 자신들을 이민족의 지배로부터 해방시켜 줄 메시아의 도래를 고대했던 것입니다. 로마의 식민 통치를 받던 예수님 시대의 사람들도 주님께서 메시아를 보내시어 정치적, 사회적 압제에서 해방시켜주시리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원하는 정치적 메시아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를 통하여 ‘하느님의 다스림’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주십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다스리심은 초라한듯하지만 이미 시작되었다는 선언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하느님의 다스리심은 엄청난 변화와 열매를 맺을 것이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우리는 사소한 것들과 보잘것없는 사람들 안에 숨겨진 하느님의 겨자씨와 누룩을 알아보도록 해야겠습니다.

하느님의 활동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고, 미미하고 힘없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미소한 존재들 안에 하느님의 생명과 영원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니 제아무리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라 해도 소홀히 여기거나 무시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을 씨앗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만나는 사람들, 작은 몸짓, 바라보는 눈길 하나하나가 바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 이웃들과 교회 밖의 작고 소외되고 보잘것없는 이들에게로 향해야겠습니다. 작은 선행,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를 위해 바치는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뜻은 드러납니다.

고통 중에 있는 이웃과 함께 있어주는 시간, 말없이 보내는 미소, 처지를 바꾸어 헤아리는 마음 이런 것들이 바로 나의 겨자씨요 누룩입니다. 가난하고 소외되고 보잘것없는 사람, 불의하게 핍박받는 이들,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사람, 무능하고 무식한 사람을 끌어안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다스림에 동참하는 것이겠지요. 이제 미소한 겨자씨와 같은 나와 평범한 일상을 통하여 당신의 나라를 확장시키시는 주님을 따라나서야겠습니다.

더 이상 하늘 나라를 개인의 신심 안에 가두려 하지 말고,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세상으로 나아가야겠습니다. 모든 순간과 존재가 바로 하늘 나라가 시작되는 ‘절대 의미의 카이로스’임을 기억하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누룩이 되어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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