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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3 목/ 하느님 그물 안의 좋은 고기가 되어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02 조회수3,758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17주 목, 마태 13,47-53(17.8.3)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마태 13,48)




The Parable of the Net




 

하느님 그물 안의 좋은 고기가 되어

 

오늘의 복음은 그물의 비유로써 하늘나라의 사정을 가르칩니다. "하늘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습니다.”(13,47)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늘나라가 '가득 채워진 그물'과 같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유다인과 이방인의 구분이 문제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의인과 악인의 구분이 있을 뿐입니다.

하늘나라는 밀과 가라지가 반드시 익어야 하듯이 가려내기 전까지 가득 채워지는 그물과 같습니다. 이렇듯 교회와 공동체, 가정과 사회 어디든 선과 악이 공존합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선과 악을 가려내시는 하느님을 신뢰하며, 선과 악이 뒤섞여 있는 현실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무엇이든 다 때가 있습니다. 고기를 잡을 때가 있고 그것을 가려낼 때가 있습니다.

그물이 가득 채워지면 가려내는 작업이 시작됩니다. 선(善)이오, 의미이며, 자비이신 하느님과 일치하지 않는 사람은 ‘쓰라린 분리의 때’를 맞게 될 것입니다.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겨지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려지게 됩니다(13,48). 그런데 버려지는 곳은 다시 생명을 부지할 수 있는 바다가 아니라 악취를 풍기며 죽어 시체가 될 뭍입니다. 그렇게 악인들은 비참의 불구덩이 속에서 울며 이를 갈 것입니다(13,50).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물의 비유가 더는 빠져나갈 길이 없는 막다른 골목에서 내려지는 유죄판결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다만 강력한 경고의 의미로 최후심판을 상기할 뿐입니다. 다시 말해 하느님의 사랑어린 끈기에서 나오는 회개의 초대요, 선을 더 헌신적으로 실행하라는 촉구인 셈입니다.

따라서 주님의 사랑을 회상하며, 바오로 사도의 다음 말씀에 따라 각성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우리 모두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서야 합니다. 그래서 저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이 몸으로 한 일에 따라 갚음을 받게 됩니다.”(2코린 5,10)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먼저 우리 공동체와 가정과 세상살이에서 하느님의 뜻을 추구하려는 식별은 해야겠지만, “그물이 가득 차기까지”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 아직 때가 아닌데도 조급하게 나서서 재판관 노릇을 하지 말아야겠지요. 왜냐하면 우리는 선악을 가려내는 ‘어부’가 아니라 ‘좋거나 혹은 나쁜’ 고기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통하여 선을 이루심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순 덩어리인 세상살이에서 우리의 몫은 선악에 대한 심판이 아닙니다. 이해할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는 악의 현실 속에서도 오히려 “모든 것을 분별하여, 좋은 것은 간직하고”(1테살 5,21), “낙심하지 않고 계속 좋은 일을 해아가야 할 것입니다.”(2테살 3,13). 못 말리는 그 조급함에서 벗어나 주님의 ‘사랑의 기다림’을 배워야 할 때입니다.

아울러 나 자신의 그물, 곧 내면세계도 살펴야겠습니다. 내 안에는 과연 바르고 좋은 생각, 사랑어린 마음, 긍정적인 사고, 감사와 기쁨의 좋은 고기들이 살고 있습니까? 또 우리 사회는 어떻습니까? 나 자신이 세상을 밝히는 좋은 고기가 될 생각보다는 나쁜 고기라 판단하고 비난하는 일로 시간을 보내고 있지는 않습니까? 내가 사랑과 좋음을 가득 품고 의롭게 산다면, 주님께서는 나를 도구삼아 나쁜 고기들마저도 좋은 고기로 바꿔주시겠지요.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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