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푼(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의인들의 고통)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05 조회수2,987 추천수3 반대(0) 신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의인들의 고통"

 존경하는 세례자 요한의

죽음을 묵상할 때 마다 드는

한 가지 생각이 있습니다.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하는 생각입니다.

예수님의 선구자이자

구약시대를 종결짓는

위대한 대예언자로서

평생에 걸친 노고와

희생에 대한 축복과 선물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에게 다가온 것은

 깊은 지하 감방 속에서의 외롭고

 쓸쓸한 죽음이었습니다.

저 사악한 헤로데며,

 헤로디아며, 살로메는

 저리도 당당하게,

세상을 쥐락펴락하면서

 떵떵거리며 살아가는데,

잘못한 것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없을뿐더러,

하느님께서 주신 사명을

 단 한 치의 오차도 완벽히

수행한 세례자 요한에게

다가온 것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할 수 없는

 억울한 죽음이었습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의인들의 고통!

그것은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인류에게 주어지는

풀리지 않는 숙제였습니다.

오늘도 우리 주변에는

정말이지 백번 천 번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억울한 고통,

도무지 용납이 되지 않는

십자가가 있습니다.

소아암 병동에 들렀다가

꼬마 환우들을 보면서

정말 기가 차지도 않았습니다.

그 여리고 여린 몸에

갖가지 주사바늘들을

줄줄이 꼽고 있는 모습에

갑자기 화가 났습니다.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이시라면서

어떻게 저 어린 존재들에게

그토록 큰 고통을 주시는지,

참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갑작스레 우리에게 다가오는

끔찍한 병고가 또 그렇습니다.

사이코패스들의 만행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의 고통 역시

하늘을 찌릅니다.

하필 우리 가족에게,

내 자녀에게 다가온

갖가지 중증 장애는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요?

때로 우리는 이 세상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이해할 수 없는 고통 앞에

하느님의 존재 여부까지

회의하게 됩니다.

감당하기 힘겨운

십자가들은 우리를 근본적인

신앙까지 흔들어놓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의인들이나 무죄한

사람들이 저리도 혹독한

고통을 겪고 있는데 반해,

 악인들은 계속되는

승승장구와 만사형통 앞에

크게 웃고 있습니다.

 이 아이러니한

현실을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물론 하느님의 계획과

인간의 계획이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시간표와

인간의 시간표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크게 뒤로

물러서서 마음 크게 먹어도

이해되지 않는 모순된

현실 앞에 방황하고

흔들리는 우리들입니다.

그나마 다행스런 일

한 가지는 우리보다

앞서 살다 가신 위대한

신앙의 선조들,

 위대한 대 예언자들

역시 의인들의 고통과

악인들의 번성 앞에

우리와 똑같은

고민과 방황을

거듭했다는 것입니다.

 그들 역시 ‘왜 하필

 나에게만 이런 고통이!’

라고 한탄했다는 것입니다.

 일관되게 하느님께 충실했으며,

늘 정의 편에 서서 끝까지

불의와 맞서온 자신의 삶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고민했다는 것입니다.

부조리한 세상을 용납하시는

하느님의 뜻이

대체 무엇인가 끝없이

질문을 던졌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하느님께 묻고 또 물었습니다.

자신에게 다가온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을 두고 하느님 앞으로

 나아가 부르짖고

또 부르짖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펼쳐진 길을

걷고 또 걸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하느님 앞에서 완전히

 포기했습니다.

두 손 두 발 다 들고

항복을 선언했습니다.

그 어떤 기대도

그 어떤 보답도 하지 않기로

결심하여 다 내려놓았습니다.

‘봉황의 뜻을

참새가 어찌 알리오?’

라고 생각하면서

그저 하느님 뜻대로

이루어지라고 기도했습니다.

 오늘도 우리 눈앞에는

계속해서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기억할 일,

하느님께서는 느리시지만

 당신 나름대로의 시간표와

계획표에 따라 일을 하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역시

불평불만을 접고

우리에게 주어진 매일의

일에 충실해야겠습니다.

 창조주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언제나 신비스럽습니다.

인간의 머리로는

이해불가입니다.

우리를 창조하신 그분께서는

때로 우리를 따뜻이

 어루만져주십니다.

 더 당신 뜻에 맞갖은

모습으로 꾸며

주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때로

우리를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깨트리십니다.

짓이기시고

산산조각 내십니다.

그리고 마침내 보다

합당한 존재로

우리를 재창조하십니다.

 고통은 우리에게 자신이

 누구이며 인생이

무엇인가를 설명해줍니다.

여행을 떠나는

순례자의 길은

 흥미진진한 길이지만,

 다양한 결핍들과 고통들이

 뒤따르는 길입니다.

고통은 우리에게

우리 자신이 순례자이며,

아직도 우리가 하느님의

집에 도달하지 못했음을

상기시켜줍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