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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푼(자서전이 아니라 참회록을!)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08 조회수2,400 추천수4 반대(0) 신고

 

"자서전이 아니라 참회록을!"

 마태오 복음사가가 소개하는

갈릴래아 호수에서 벌어진

제자단의 에피소드는 얼마나

 웃기는지 마치 한편의

개그를 보는 것 같습니다.

빵을 많게 하는 기적을 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당신에 앞서 배를 타고

갈릴래아 호수를

건너가게 하십니다.

하필이면 그날따라 심한

맞바람이 불어왔습니다.

제자들이 탄 조각배는

어느 정도 호수 가운데로

들어가는 데는 성공했지만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몇 시간 째 그 자리에서 뱅뱅

돌게 되자 제자들은

큰 두려움에 휩싸입니다.

날은 칠흑같이 어두워졌지,

아무리 기를 써도 배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지,

시간은 자꾸 흘러가지,

높은 풍랑은 멈추지 않지,

 힘은 점점 빠져가지,

정신은 혼미해지지,

배는 고파오지,

이러다 단체로 수장(水葬)

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몰려오지...한 마디로

총체적 난국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그런 제자들 눈앞에 갑자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새벽녘까지 아등바등 애를 쓰던

제자들 앞으로 누군가가 물 위를

걸어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의 정체는

바로 예수님이셨습니다.

그런데 이미 ‘당나라 군대’

군사들로 전락한 제자들은

스승님을 몰라봅니다.

다들 부들부들 떨며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유령이다!”

(마태오복음 14장 25절)

참으로 웃기는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스승께서 ‘개고생’하고 있는

자신들을 구하러 오셨는데,

제자들은 그분이 스승인지도

파악하지 못합니다.

스승을 유령으로 여긴 것입니다.

 아직도 갈 길이 먼 미성숙한

제자단의 단면을 잘 드러내는

장면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우여곡절 끝에 유령이

아니라 스승이심을 알아본

수제자 베드로 사도는

이렇게 청합니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마태오 복음 14장 28절)

예수님께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는 용기백배해서

배에서 내립니다.

그리고 조심스레

물에 발을 딛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깜짝 놀라고 맙니다.

그게 가능할까 생각했었는데,

가능해진 것입니다.

성큼성큼 물 위를 걸어

예수님께로 걸어갔습니다.

그 순간 베드로 사도는 엄청

우쭐했을 것입니다.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쳐다보고 있는 다른 제자들을 앞에

엄청 기고만장해졌을 것입니다.

그런 베드로를 보신 예수님께서

장난기가 발동하셨는지,

거센 바람을 보내십니다.

갑작스런 바람과 파도에 두려워진

 베드로는 순식간에 깊은 물속으로

빠져 들어갔습니다.

얼마나 당황했던 나머지 그는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외칩니다.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

(마태오 복음 14장 30절)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성큼성큼

멋지게 물위를 걸어가며

기고만장하던 베드로 사도,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던

 그였는데, 불과 몇 초 후에

아주 초라하고 궁색한 모습으로

스승님께 살려달라고 외치는

모습이 얼마나 웃기는지 모릅니다.

어느 밤 갈릴래아 호수 위에서

있었던 제자단의 에피소드는

아직도 미성숙한 제자단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아직도 걸어야 할

정화의 쇄신의 길이

많이 남아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자들은 아직도

스승 예수님의 신원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분께서 얼마나 위대하고

전지전능하신 분이신지를

몰랐습니다.

스승님에 대한 신원 파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자연스레 자신의 신원에

대해서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입니다.

크신 하느님 앞에 자신들이

얼마나 작고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를 깨닫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요즘 전직 두 대통령의

자서전으로 인해

시끌시끌합니다.

두 분 모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깊숙이 들어가서

침묵하고 계셔도

부족할 터인데,

자신이 누구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관계로

그런 역사에 길이 남을

웃기는 책들을 출간하게

된 것입니다.

참회록이나 반성문을 써도

 모자랄 판에 수백페이지나

되는 자서전들을

자랑스레 펴냈습니다.

후대 사람들의 역사에 대한

판단이 엄중할 것인데,

그리고 이제 활자화되고 나면

되 돌이킬 수도 없을 텐데,

후손들이 대대손손 부끄러울

텐데...그런 것도 조금도

개의치 않는 듯합니다.

내용도 얼마나 천박하고

유치한지 기가 차지도

않습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무고한

 백성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한 당사자는 그 대단한

자서전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왜 자꾸 본인만 갖고 그래.

본인도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이야.

본인도 좋은 일 한 게 많아.

그게 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한 일이야!”

또 다른 한분, 갖은 비리의

온상이자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훼손시킬 대로 훼손시켜놓은

장본인이 하는 말.

“국민 여러분, 남한강

자전거 길에서 찐빵을

사먹어 보십시오.

경치도 좋고 공기도 좋고

찐빵도 정말 맛있습니다.

 정말 좋습니다.

이거 바로 제가

다 한 일입니다. 허허!”

자신의 지난 삶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꺼리가

산더미 같은 분들인데도

불구하고 그저 자화자찬

투성이인 유치찬란한

자서전을 보며 정말 허탈한

웃음만이 나올 뿐이었습니다.

괜한 사람들 책 만드시느라

고생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나마 한분의 자서전에 대한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에서 수용하는 판결을

내렸다는 것 천만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도 희대의 개그 인생을

살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겠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약점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내가 좀 더 고쳐 나가야할

부분은 어떤 것인가?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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