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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10 목/ 참 보화를 얻기 위해 썩어 없어지는 밀알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09 조회수2,743 추천수6 반대(0) 신고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축일, 요한 12,24-26(17.8.10)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요한 12,25)




Saint Laurentius of Rome



 



참 보화를 얻기 위해 썩어 없어지는 밀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12,24) 땅에 떨어져 죽어서 열매를 맺을 그 낱알은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 곧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죽음을 통해서 모든 사람에게 생명으로 다가가실 것임을 말해줍니다.

밀알은 생명을 품고 있습니다. 그러나 죽지 않고는 결코 어떤 변화도 열매도 가져올 수 없는 '갇힌 생명'일 뿐입니다. 창조와 생명력의 근원이신 예수님이 바로 그런 분이시지요. 밀알은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수난과 죽음을 통하여 세상의 부조리와 불의를 고발하시고, 부활의 영광에 이르시어 우리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주고 계십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의 삶도 그러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12,25) 자기 자신 안에서 자신을 위해서 살려는 사람은 죽을 것입니다.

이렇듯 제자들은 죽음을 통해 생명으로 나아가기 위하여 자기 목숨을 부차적인 것으로 여겨야 합니다. 이 세상의 무질서하고 이기적인 선(善)과 그러한 것들에 대한 애착을 버려야겠지요. 이처럼 우리는 어떤 희생을 치루고서라도 영원한 생명을 선택하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생명을 품지 않은 세상을 사랑하면 할수록 죽음으로 치달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죽음을 통해 생명을 주신 주님을 충실히 섬겨야 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라우렌시오 성인(†258)은 죽음을 통해 많은 열매를 맺은 분이었습니다. 그는 로마 교회의 재산 관리를 맡은 일곱 부제 중 수석 부제였습니다. 그는 더 많이 나누려고 심지어 성작까지 팔 정도로 지극한 사랑과 관대함으로 가난한 이들을 보살폈습니다.

로마의 발레리아누스 황제의 박해 때였습니다. 그는 식스토 2세 교종이 사형선고를 받고 사흘 안으로 자신도 순교하리라 예언하자, 기뻐하며 교회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줍니다. 이를 알게 된 로마 황제는 그에게 교회 보물을 가져오라고 명령합니다.

그러자 라우렌시오는 교회의 재물을 고아와 가난한 이들, 소경과 절름발이들에게 나누어주어 버립니다. 그리고는 황제에게 가난한 이들을 데리고 가서 “이들이 교회의 보물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이에 몹시 분노한 황제는 그에게 갖은 고문을 가한 뒤 석쇠 위에 눕혀 불살라 죽였습니다. 라우렌시오 부제에게 보물은 세상 재물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이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라우렌시오 부제는 예수님처럼 목숨 바쳐 많은 열매를 맺는 한 알의 밀알이 되었습니다. 그의 죽음과 모범은 로마의 회개와 이교의 종말을 고하는 직접적인 동기가 됩니다. 우리도 이 성인처럼 영원한 생명을 그리워하고, 목숨을 바쳐 예수님을 따르는 가난한 사람이 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오늘 우리 사회, 특히 교회는 무엇을 보물로 여기는지 정직한 성찰이 필요할 때입니다. 세상은 가난한 이들을 위해 힘을 쓰는 부유하고 힘 있는 교회를 바라지 않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가장 소중한 보화로 삼아 그들을 위해 모든 것을 내놓고, 늘 그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교회를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사랑의 권한을 하느님 백성을 지배하는 권력으로 행사하고, 이미 권력이 되어버린 사업을 벌이는데 집중하는 교회는 더 이상 하느님의 교회가 아닐 것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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