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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70813 - 가해 연중 제19주일 복음 묵상 - 김춘수 이냐시오 신부님
작성자김진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13 조회수2,831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7
08 13 () 가해 연중 제19주일 복음 묵상


열왕기 상 19,9.11-13
로마서 8,28-30
마태오복음 14,22-33


김춘수 이냐시오 신부님


<
진정한 믿음의 기도 >


어떤 믿음으로 기도해야 할지, 잘 알려주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국 어느 주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라고 합니다.

몇 년 동안 극심한 가뭄이 들었습니다. 강물은 다 말라버렸고, 농작물은 다 말라 죽었습니다. 몇몇 사람들이 가뭄해소를 위한 특별 기도회를 열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종교와 나이와 직업에 상관없이 모든 도시 사람들이 한 광장에 모여서 기도회를 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주일간 기도회를 열었는데, 마지막 일곱째 날 기도회 도중에 드디어 구름이 모이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너무나 기뻐했고, 흠뻑 비를 맞으며 좋아했습니다. 빗줄기가 점점 거세어지자, 사람들은 모두들 자기 집으로 바삐 비를 피해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할머니 한 분만이 광장에 남아 있었습니다. 입가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비를 흠뻑 맞다가, 조용히 손가방을 열었습니다. 작은 우산 하나를 꺼내서 펼치며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거 참 이상한 사람들이네, 비가 내리게 해 달라고 기도하면서 우산도 준비하지 않았단 말인가?” 할머니만이 하느님이 비를 내려 주시리라 굳게 믿고 있었던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요즘 우리 사회를 ‘믿음이 필요한 시대’라고 얘기합니다. 작은 먹거리에서부터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까지, 어떤 물건도 어떤 사람도 믿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거짓말 공화국, 뇌물과 비리 공화국, 대충 대충, 빨리 빨리 문화. 참으로 아쉬운 현실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까지도 온전히 믿지 못한다는 것이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믿음’이 없다면 도대체 사는 맛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겠습니까? 믿음이 실종된 우리 사회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믿음을 상실한 신앙인이 아닌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하느님과 나 사이에 믿음이 없다면 지금 주님 앞에 앉아 있는 이유를 어디에서 찾겠습니까

오늘 복음에 나오는 베드로의 모습에서 우리가 가져야 하는 믿음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물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보고 성질 급한 베드로는 자기도 물 위를 걸어 보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물 위를 조금 걸어갔는데, 그만 거센 바람을 보고는 의심하는 마음이 생겨서, 물 속에 빠지고 맙니다. 그래서 ‘주님, 살려 주십시오’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교회의 반석인 베드로의 믿음도 이 모양이었습니다. 어쩌면 너무 당연하고 인간적인 모습이기에 베드로의 모습은 우리에게 희망을 줍니다. 베드로는 믿음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조금 부족했을 뿐입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나름대로의 믿음을 가지고 어렵지만 살고 있고, 또 이 자리에 와 있습니다. 물론 가끔 세상의 유혹과 고통 속에서 무너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서 볼 수 있는 믿음의 두 번째 모습은 ‘주님 살려 주십시오’라고 간절히 외칠 수 있는 믿음입니다. 예수님께서 즉시 손을 내밀어 건져 주시리라는 믿음이지요. 우리 믿음이 뭐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신앙인으로 살아가다 보면 어려움도 또 신앙의 위기, 세상의 위기가 닥쳐올 때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베드로처럼, ‘주님 살려 주십시오’라고 외칠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주님의 손을 놓지 않는 한 주님은 절대로 우리의 손을 놓지 않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 신앙생활을 하고 기도를 하면서, 어떤 마음으로 기도를 하고 있는지 한 번 되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김춘수 이냐시오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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