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푼(공짜나 특혜가 아닌 성모님의 승천)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15 조회수2,672 추천수6 반대(0) 신고

 

"공짜나 특혜가 아닌

성모님의 승천"

 수도원 근처

강가를 지나가다가

멋지게 가꿔져있는

텃밭을 보았습니다.

경작하시는 분이

프로 농사꾼이라는 것을

즉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 넓지 않은 평수였지만

고추와 오이, 토마토와

가지 등등 갖은 채소들이

아주 질서정연하게

줄지어서 있었습니다.

한 그루 한 그루가

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그 멋진 텃밭을 보며

언젠가 제가 가꾸었던

텃밭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정말

열심히 가꾸었습니다.

한번 보란 듯이 소출을

내보겠다며,

 틈만 나면 인터넷을

뒤져가며 갖은 정성을

다 기울였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일이

생겨 한 일주일 해외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 기간에

엄청난 비가 내렸습니다.

 출장을 다녀와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밭에 달려가 보았더니...

세상에 이미 밭은 밭이

 아니었습니다.

엄청난 키의 잡초에

가려져 모종들은 거의

 아사직전이었습니다.

고추 모종들은 이미

탄저병에 걸려 시들시들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처절히 느꼈습니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저절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가을의 풍성한 소출을

기대하는 농부라면

반드시 여름에 굵은

땀방울을 흘려야 한

다는 것을 말입니다.

 오늘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한 인물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분은 구세주 하느님의

어머님이신 성모님이십니다.

세상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그분을 어머니로

여기고 있습니다.

오늘도 전 세계

방방곡곡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분의

이름을 부르며 그분께

의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꼭

눈여겨볼 것 한 가지!

성모님의 신앙 여정 안에서도

공짜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나자렛의 마리아에서

 인류의 어머니로 변화되는

과정에서 특혜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구세주의 어머님으로

간택된 성모님이셨기에,

그분은 승천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예수님을 애써 잉태하고

힘겹게 낳고 기르신 성모님께

 이 정도 선물은 당연히

주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입니다.

승천은 성모님에게 그저

공짜로 자동으로 주어지는

특혜는 절대 아니었습니다.

신앙인으로서

끊임없는 자기 비움,

처절한 자신과의 투쟁,

각고의 노력,

쉼 없는 기도,

 그 결실이 우리가 경축하는

성모님의 승천인 것입니다.

물론 하느님의 은총과

도움을 빼놓을 수 없겠지만,

성모님께서 걸으셨던

신앙여정은 험난하다 못해

혹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모님에게 있어 구세주의

어머니로서의 누리셨던

 기쁨과 행복도 컸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고통당하는

 메시아를 아들로 둔 어머니로서

감내해야 고통의 깊이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아들 예수님과 함께 했던

30년간의 나자렛에서의 생활,

 늘 조심스런 생활이었습니다.

 가브리엘 천사로부터의

통보를 받고 난 후 성모님의

 개인적 삶은 거의 없었다고

보면 딱 맞습니다.

 매일 매 순간 그저

노심초사하면서,

숱한 상처를 싸매면서,

속으로 삭이면서 그렇게

살아온 한 평생이

성모님의 삶이었습니다.

성모님은 인간으로서 겪을 수

있는 모든 고통을 단 하나도

빼놓지 않으시고

다 겪으셨습니다.

수많은 고통을 견디고

견뎌나가면서 성모님께서는

한 가지 깨달음에 도달했습니다.

예수님은 내가 낳은 아들이지만

내가 꼭 붙들고 있어야 할

 존재가 아니라는 것,

아쉽지만 인류를 위해

내어놓아야 할 존재라는 사실을,

아들은 작은 고을 나자렛에

평생을 지내야 할 존재가

 아니라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야 할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깨달음이 이루어지고 나서

성모님의 신앙은 비약적으로

성장을 시작합니다.

아들 예수님은 기도와

관상의 대상이었습니다.

아들 예수님은 이제

아들이란 신분에서 스승으로,

더 나아가서 주님으로

변화되어 갔습니다.

성모님의 승천, 성모님께서

직천당(直天堂)하시고

성인 중의 성인이 되신 것은

 우리에게 큰 희망을 준

대사건입니다.

우리가 비록 썩을 몸을

지닌 인간이지만,

우리도 언젠가 성모님처럼

불멸의 갑옷으로 갈아입을 수

있음을 보여준

은혜로운 대사건입니다.

성모님께서 승천하셔서

하늘의 여왕이 되시기까지

그분의 신앙 여정 안에

엄청난 기도와 무한한 노력,

성화를 위한 불굴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