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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15."성모승천 대축일" -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15 조회수2,724 추천수0 반대(0) 신고

성모승천 대축일(루카 1,39-58)

 

오늘은 성모승천 대축일입니다.

2차 바티칸공의회의 <전례헌장>에서는 성모님을 구원사업의 협력자요구원의 첫 열매요교회의 원형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103항 참조).그래서 교회는 그리스도 신앙인의 운명을 새롭게 말할 필요가 있을 때마다 성모님에 대해 말해 왔습니다.곧 시대의 징표에 응답해 왔습니다.

인류는 20세기에 들어와 1,2차 세계대전을 치렀습니다그 전쟁의 피해와 인간의 잔혹함을 똑똑히 보았습니다그런데 이 두 번의 세계대전은 그리스도 문화권 안에서 일어났습니다사랑과 생명의 복음이 선포된 땅에서오히려 그 반대로 서로 미워하고 파괴하고 살생한 것입니다참으로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 사라지고,인류는 쓰레기와 같이 비하되었습니다.

이 폐허 안에서교회는 1950년 11월 1한국에서는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고 있을 때, “성모님의 승천” 교리를 선포함으로써인간의 미래는 하느님 안에 있음을 천명하였습니다.

 

성모님께서는 가브리엘 대천사가 칭송하듯이은총이 가득 하신 분”, 참으로 복되신 분이셨습니다은총이 충만하다는 것은 축복의 풍요로움과 구원의 완성을 말해줍니다곧 구약을 매듭지어 주며구세주를 낳아 인류를 구원하는 계기가 되었으며하느님의 가장 완전한 구원의 도구가 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엘리사벳이 칭송하고 있듯이성모님은 단순히 예수님을 낳으신 어머니라는 혈연의 관계에서뿐만 아니라하느님의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으셨던” 신앙의 여인이었기에 행복하셨습니다.그리하여 성모님은 우리에게 신앙의 모범이 되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성모님의 노래를 들었습니다성모님께서는 하느님의 자비를 노래하십니다자신에게 베푸신 하느님의 자비뿐만 아니라이스라엘에게 베푸신 하느님의 구원을 노래하십니다.

이는 하느님의 자비가 우리 안에 살아 있다는 노래요동시에 하느님의 자비가 우리의 삶을 바꾼다는 혁명의 노래입니다.

성모님 승천이 바로 이를 말해줍니다성모승천은 예수님 부활의 은혜를 입은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언젠가는 신앙인 모두에게 주어질 부활의 영광을 성모님께서는 미리 앞당겨 체험하고 실현하신 것입니다.

그러기에 성모승천은 만민을 위한 구원의 보증입니다그가 누구든지 말씀을 듣고 실천하기만 한다면예수님의 어머니요형제요 자매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기에성모승천은 보잘 것 없는 한 여인이 인류 최고의 영예를 얻을 수 있다는 혁명적인 가르침입니다.

 

오늘우리는 이 놀라운 일을 기념합니다성모님의 승천과 함께 우리 민족에게 베풀어진 기쁨인 광복을 기념합니다이 광복이 바로 우리에게 베풀어진 성모님을 통한 하느님의 자비입니다마치 제1차 세계대전이 파티마 성모님의 전구로 종결되었듯이2차 세계대전 역시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의 승천대축일에 종결되었습니다그러니오늘은 우리 안에 베풀어진 하느님의 자비와 축복을 찬미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축복은 동시에우리의 잘못된 응답으로 아직 온전히 이루어지지는 못하고 있으니이 또한 우리의 슬픔입니다이날은 해방의 기쁜 날이기도 하지만동시에 남북이 분단된 불행한 날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올해는 해방 73주년(2017)이기도 하지만 동시에분단 73주년이기도 합니다다시 말하면우리는 여전히 편협하고 경직된 사고로형제적 화해와 평화를 거부하고 살아가고 있는 무력하고 어리석은 민족이기도 한 것입니다수백만 명이 피해와 국토가 잿더미가 된 전쟁을 치르고도 70년이 넘게 아직도 동포요 형제를 철천지원수로 대적하며 살고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여러 차례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무엇보다도 1972년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을 통일의 원칙으로 천명한 <7,4 공동성명>을 시작으로, 1992년에는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통해 교류협력과 평화체계로의 전환을 합의했으며, 2000년에는 <6,15 남북 공동선언>을 통해 동쪽에는 금강산관광단지서쪽에는 개성산업공단을 건설하고 이산가족상봉을 비롯한 교류협력을 추진하였고, 2007년에는 <10,4 남북정상선언>을 통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를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10년 천안암 사건으로 빚어진 이명박 정부의 <5,24 조치>로 남북의 모든 교역과 선박운항과 방북이 전면 불허되고모든 투자금지와 지원사업이 보류되고 그야말로 남북관계는 완전히 얼어붙어 7년이란 세월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육해공군이 총동원된 한미의 군사훈련과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및 핵실험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하고날로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한편교회에서는 광복 50주년인 1995년 성림강림대축일에 <한국천주교 사목지침서>를 통해, “북한선교의 진정한 뜻이 분단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형제적 나눔을 실현하면서 민족의 평화통일을 대비(200)하는데 있음을 밝히고 다각적인 노력을 해 오고 있습니다.

지난 2014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한국을 방문하여 첫 날에 청와대에서 공직자들에게지난 70년이란 세월을 두고 높이 쌓아온 대결의 장벽을 허무는 작업부터 시작하자고 하셨고마지막 날에는 명동성당 미사에서 남북으로 대결하고 있는 한민족의 화해를 위하여”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이제는 평화를 원하고,연대와 협력과 대화의 시대를 열어가야 할 때입니다상대방을 굴복시키려 하거나 내 편으로 변화시키려하기 보다상대방의 고통과 어려움에 공감하고 연민으로 다가가야 할 때입니다대화에는 상대방의 처지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깔보거나 적대감이나 분에 바탕을 두고서는 대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이제는 그동안의 유리한 위치 점령을 위한 배짱의 기 싸움을 내려놓아야 할 때입니다서로의 대립과 긴장의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이기적인 줄다리기를 멈추어야 할 때입니다적대와 공격적인 힘겨루기와 전쟁놀이를 중단해야 할 때입니다.

오늘성모승천 대축일에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께 특별히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야 하겠습니다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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