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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19 토/ 모두를 선물로 받아들이며 함께하는 하늘 나라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18 조회수3,076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19주 토, 마태 19,13-15(17.8.19)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마태 19,14)










 

모두를 선물로 받아들이며 함께하는 하늘 나라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어린이들에게 손을 얹어 달라고 예수님께 데려온 이들을 나무랍니다(19,13). 이에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니 그들을 막지 말라고 하시며 어린이들에게 손을 얹어주십니다(9,14-15). 여기서 예수님의 태도와 제자들의 태도가 대조적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가까이 다가가려는 이들을 막습니다. 단순히 하느님의 축복을 받고자 하는 이들을 자기 잣대로 판단하며 힘을 행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성가시게 한다고 생각해서였을까요? 아무튼 제자들은 ‘큰 사람들’로 드러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도 하느님께로부터 파견되셨음을 분명히 하십니다.

그렇다면 왜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는 이런 어린이들의 것”이라 하셨을까요? 어린이들이 순진무구하고 착해서 그런 것일까요? 아닙니다. 여기서 어린이들은 스스로 ‘작은 이들’임을 깨닫는 사람들입니다. 어린이들은 국가에 대한 사회적 권리도 없고 무엇을 성취했다 하여 대가를 주장할 수도 없는 이들이지요.

‘어린이들’은 힘없고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사회적 약자들을 가리킵니다. 그들은 존재 자체로 선물이기에 그 어떤 차별 없이 하느님의 축복과 생명 안에 머물도록 초대받았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누가 예수님께 올 수 있고 없는지를 가리려 합니다. 그들은 사회적 약자들이 하느님과 관계 맺는 것을 가로막은 셈입니다. 그러나 하늘 나라는 바로 그런 ‘작은 이들’의 것이라는 가르침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요?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께서는 한사람도 빠짐없이 선물로 여기시며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상기해야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사회적 지위나 재물, 학식, 갖가지 인연 등에 상관없이 하느님의 초대를 받았습니다. 따라서 그 누구도 하늘 나라에 들어갈 조건이나 예수님의 사랑을 받을 자격 여부를 판단하려 들지 말아야 합니다.

신앙생활에서조차 인간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하느님의 집의 문지기 노릇을 하려는 마음을 버려야겠지요. '큰 사람’이 되려는 태도를 버리고 예수님의 거룩한 수용성을 본받아야겠습니다. 하늘 나라는 하느님 없이는 살아갈 수 없음을 처절하게 느끼는 가난한 이들의 것입니다. 그 누구도 차별 받거나 따돌림 당하지 않는 현실이 하늘 나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세상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기꺼이 내놓으신 것이지요. 지극히 높으신 그분께서 온 존재를 바쳐 낮추시고 내려오시어 ‘차별과 소외의 빗장’을 빼내신 것입니다. 우리도 가정에서 교회에서, 수도공동체에서 빗장을 거는 사람이 아니라 문을 열고 모두를 끌어안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도 차별과 소외와 배척을 조장하는 모든 빗장을 빼내고 모든 이에게 다가가는 ‘열린 사랑 광장’이 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우월감과 하찮은 잣대, 그리고 폐쇄적인 마음을 지닌 채 살아가는 불행한 ‘큰 사람’이 되지 않도록 관대함과 거룩한 개방성을 청하는 오늘입니다. 늘 가난하고 소외된 '작은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함께하는 선택을 게을리하지 않을 때 하늘 나라를 소유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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