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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20 주일/ 울타리를 허물고 낮추어 간절한 믿음으로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19 조회수3,705 추천수5 반대(0) 신고




가해 연중 20주일(17.8.20)
이사 56,1.6-7; 로마 11,13-15.29-32; 마태 15,21-28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마태 15,28)




The canaanite woman's faith





 

울타리를 허물고 낮추어 간절한 믿음으로

 

오늘의 독서와 복음은 모두 ‘이방인’의 구원에 관한 말씀입니다. 이방인들에게도 구원의 기회가 주어질까요? 그들에게도 복음은 선포되는 것일까요? 하느님의 백성은 특별히 선택받은 사람들만을 말하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거기에 속하지 못한 주변인들은 영영 구원 받지 못한 채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이스라엘 백성들은 제사와 기도,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유배시기를 겪으면서, 주님은 한분뿐이심을 확신하며 고백하게 됩니다. 그 결과 유일하신 주님은 이스라엘만을 구원하시는 분이 아니라, 이스라엘을 통해 온 세상을 구원하는 하느님이심을 깨닫게 됩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다음과 같이 선포합니다. "주님을 섬기고 주님의 이름을 사랑하며, 주님의 종이 되려고 주님을 따르는 이방인들, 나의 계약을 준수하는 모든 이들을 기쁘게 하며, 나의 집은 모든 민족들을 위한 기도의 집이라 불리리라.”(이사 56,6-7) 그렇게 구원은 제한 없는 보편성을 띠게 됩니다.

한편 바오로 사도는 유다인들이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았기에 다른 민족들에게 복음이 전해졌다고 봅니다. 그들의 배척으로 유다교의 테두리를 넘어 이방인들이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복음은 모든 사람을 향하고, 이방인들은 하느님의 자비를 입게 됩니다. 따라서 복음을 배척한 이스라엘 또한 복음을 믿고 따른다면 구원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방인인 가나안 부인은 호되게 마귀에 들린 딸을 고쳐달라고 큰소리로 예수님께 청합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그녀를 돌려보내라고 하지만 그분께서는 대화를 이어가십니다. 하지만 그분께서는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15,24) 하시며 냉정한 답변을 내놓으십니다.

가나안 여인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금 예수님의 도움을 청합니다. 처음에 소리만 지르던 그녀가 이제는 예수님께 ‘엎드려 절하며’(15,25) 도움을 청합니다. 자신을 낮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한술 더 떠서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15,26)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여기서 경멸적인 뜻의 ‘들개’나 사나운 개가 아니라 ‘애완용 개’인 ‘강아지’(퀴리온)라는 표현을 쓰십니다. 곧 그녀를 경멸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택된 민족이 아님을 상기하신 것뿐입니다. 그러나 초대받은 자녀가 아니기에 아예 빵을 먹을 가능성 자체가 없다는 말씀은 그녀를 극한 상황으로 내몰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며 끝까지 겸손과 믿음 안에 머뭅니다. 부스러기를 먹을지언정 유다인들처럼 모두가 ‘주인의 상’에 차려진 음식을 먹는 데서 제외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 큰 믿음에 예수님께서는 경탄하시며 그녀가 바라는 대로 딸이 치유될 것이라 하십니다.

우리의 믿음은 어떻습니까? 늘 내 중심의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우물 안 개구리식’의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주님께서는 모두를 구원의 잔치에 초대하시고, ‘나의 집은 모든 민족들을 위한 기도의 집’이라 하는데 왜 우리는 누군가를 구원의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배척하는 것일까요? 우리 모두 내 안의 그런 편견과 잣대와 어쭙잖은 테두리를 허물고, 가나안 여인처럼 자신을 낮추어 인내롭게 주님께 나아가는 오늘이길 바랍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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