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0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20 조회수3,439 추천수9 반대(0)

방학을 지내면서 예비 신학생들의 여름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1 학생들은 도보 성지순례를 통해서 하느님을 따르는 길을 묵상합니다. 2 학생들은 신학교 체험을 통해서 신학생들의 생활을 경험하게 됩니다. 3 학생들은 피정을 통해서 신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준비를 합니다. 신학교 체험은 단순히 신학교에서 기도하고, 식사를 하고, 운동을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신학교 체험은 신학생들이 지녀야할 기본적인 삶의 태도를 배우는 것입니다.

 

사제 양성지침에 의하면 신학생들은 4가지를 익히고 배워야 합니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첫째는 인간적인 덕행을 쌓는 것입니다. 교회는 훌륭한 인격을 갖춘 전인적인 사제를 원합니다. 동양의 전통과 문화는 인간의 행실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사제 지망자들에게 인격의 함양은 필수적입니다. 한국의 전통적인 예의범절을 제대로 익혀, 사제 지망자들의 행동이 누구에게나 존경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재능과 능력은 뛰어나지만 인격이 함께하지 못하면 독선과 아집으로 본인은 물론 공동체에도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자유와 책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이를 실행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형제적 봉사정신, 근면함, 협동심이 필요합니다.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고, 좋은 책을 가까이하고, 봉사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다면 인격 수양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둘째는 겸손과 순명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것은 겸손의 모습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려고 왔다고 하셨습니다. 첫째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존경받는 사람은 한결같이 겸손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성모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이러한 순명의 정신은 구체적으로 교회의 규율과 장상들의 권위를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순종뿐 아니라 온전히 하느님의 뜻에 자신을 바치는 능동적인 봉헌을 의미합니다.

셋째는 복음적인 가난입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섭리에 달려 있음을 믿는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모든 것이 하느님의 것이며, 사람이 주인이 아님을 확인하는 가난을 알고 그 가난의 정신으로 살아야 합니다. 가난을 배우는 것은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이며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생각하는 것은 곧 그리스도를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가난이 사제 생활의 목적은 아닐지라도 그 목적에 이르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길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신학생은 사도들처럼 비천하게도 살줄도 알고, 풍족하게도 살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필요 이상의 것들은 기꺼이 포기하는 검소한 생활을 하는데 익숙해야 합니다.

넷째는 식별입니다. 소중한 것과 중요한 것을 식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급한 것과 천천히 해도 되는 것을 식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악으로부터 오는 것과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것을 식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제는 홀로 외롭게 결정을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기에 더욱 식별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선장의 올바른 결정은 배를 안전하게 목적지로 인도하기도 하고, 선장의 잘못된 결정은 배를 위험에 처하게도 하는 것입니다. 식별을 잘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잘 들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 사람들과는 달리 권위가 있었습니다. 그분은 기존의 질서와 틀을 허물었습니다. 놀라운 표징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분의 권위는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예수님의 권위는 철저하게 자신을 비우는데서 나왔습니다. 자신의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가며,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는 삶을 사는데서 나왔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더 가지려고 하고, 대접을 받으려고 하고, 십자가를 지는 대신에 영광과 명예를 가지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면서 당신의 권위를 드러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떤 질서와 틀을 허물었을까요? 유대인들에게 안식일은 아주 신성한 날이었습니다. 안식일을 위해서 많은 규정들이 만들어졌고 그 규정들은 꼭 지켜야 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입니다.’ 이는 당시에는 아주 충격적인 발상의 전환이었습니다. 우리들은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옷을 입습니다. 멋을 내기 위해서 옷을 입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옷이 명품이어도 옷은 몸보다 더 소중할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과 계명이라는 옷이 중요하지만 그것은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죄인들에 대해서도 전혀 다른 말씀을 하셨습니다. 유대인들은 죄인들은 하느님께로부터 벌을 받은 것이고, 죄인들은 공동체에서 격리해야 하고, 죄인들은 당연히 멸시와 조롱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죄인들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치유를 받아야하고, 용서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공동체는 죄인들을 격리하고 멸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죄인들을 품어 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아픈 사람에게 의사가 필요한 것처럼 사람의 아들은 이스라엘의 병자들, 죄인들을 위해서 왔다고 하였습니다. 이 또한 기존의 틀을 허물었던 획기적인 사고였습니다.

 

새로운 권위를 지니셨고, 기존의 질서와 틀을 허물었던 예수님은 늘 당당하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도 꼼짝 못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일까요? 그렇습니다. 믿음이 강한 사람들입니다.

첫 번째 사람은 성모님이십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을 믿으셨고, 예수님께 포도주를 청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직 때가 아니었지만 자신을 믿고 부탁한 성모님의 청을 들어주셨습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행한 첫 번째 표징이었습니다.

두 번째 사람은 백인대장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의 아들을 고쳐주기 위해서 길을 떠나는데 백인대장이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저도 부하들에게 명령을 하면 부하들이 저의 말을 듣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아들이 곧 나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의 말을 듣고 감동하였습니다. 어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서도 그런 믿음을 본 적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세 번째는 오늘 우리가 만나는 가나안 여인이었습니다. 여인은 예수님께 청합니다. ‘강아지도 주인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음식 부스러기를 먹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여인의 말을 듣고 또 감동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여인의 딸을 고쳐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에게 믿음을 강조하셨습니다. 그 믿음은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시작이고 출발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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