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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70820 - 가해 연중 제20주일 복음 묵상 - 김춘수 이냐시오 신부님
작성자김진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20 조회수3,576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7
08 20 () 가해 연중 제20주일 복음 묵상


이사야서 56,1.6-7
로마서 11,13-15.29-32
마태오복음 15,21-28


김춘수 이냐시오 신부님


<
너희도 자비를 >


군법을 두 번이나 어긴 한 병사가 사형을 선고 받고 죽게 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이 병사의 어머니는 급히 나폴레옹을 찾아갔다.

“제 아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네 아들은 두 번이나 큰 잘못을 범했으므로 자비를 받을만한 자격이 없다.

“폐하, 제 아들이 자비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어서 자비를 베푸신다면 그것은 자비가 아닐 것입니다. 자비란 용서받을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비를 베푸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 저는 바로 그런 자비를 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비는 무슨 조건을 달고 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님이 자녀에게 해 주는 것은 자녀가 부모에게 이만큼 했으니까 부모는 자녀에게 이만큼 해 준다는 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해 주는 것은 무조건적입니다

하느님의 자비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자비로운 것처럼 하느님께서도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들에게 무한한 자비를 베풀어주십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우리에게 베푸시는 자비보다도 훨씬 더 큰 사랑을 베풀어주십니다

그런데 그 자비는 우리가 청할 때 우리가 그 자비로우심을 느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똑같은 자비를 베푸시지만, 우리가 그 자비를 거부한다면, 아니면 아무 관심없이 지나친다면 그 자비는 마치 자녀가 먹을 빵을 강아지에게 던져주는 것과 같은 것이 되어 버립니다

오늘 가나안의 한 여인은 예수님께 간절히 간절히 자비를 청합니다. 자기 딸이 몹쓸 병에 시달리기 때문에 어머니로서 딸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 예수님께 자비를 청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 정말로 딸을 낫게 하기 위한 어머니의 지극한 모성애와 오직 예수님만이 낫게 해 줄 수 있다는 간곡한 믿음이 절묘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여기에 감동을 받았고 그 딸은 병이 나았습니다

우리가 뭔가를 간절히 청한다는 것은 그것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청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믿음이 없다면 청하지도 않습니다. 괜히 헛수고가 됩니다. 우리가 묶여있는 개에게 무엇인가를 청하지는 않습니다. 집 앞에 서 있는 나무에게 자비를 청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를 몸소 창조하시고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 아버지께 간절히 청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자녀들의 청을 자비로이 들어주시리라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자비를 믿는 것이 신앙이고, 우리가 하느님께 청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잘났기 때문에, 우리가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일만 골라서 하기 때문에 자비를 베푸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자비를 베풀어 주십니다. 그래서 그 사랑은 무조건적이고 하느님께서 거저 베푸시는 선물인 것입니다

이 선물을 거저 받은 우리는 또한 이웃에게 거저 베풀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자비는 무조건적입니다.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에게만 잘해준다면 그것은 이미 자비가 아닌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잘해주는 사람에게만 잘해준다면 너희들이 받을 상이 어디 있겠느냐?’고 하시면서 죄인들도 그 만큼은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서로서로를 자비로이 대할 때 그 안에 하늘나라가 있을 것이고, 또한 하느님의 자비로우심이 우리 안에서 함께 하실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도록 합시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김춘수 이냐시오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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