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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70822 - 연중 제20주간 화요일 복음 묵상 - 강종석 베드로 신부님
작성자김진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22 조회수4,237 추천수1 반대(0) 신고




2017
08 22 () 가해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연중 제20주간 화요일) 복음 묵상


판관기 6,11-24
마태오복음 19,23-30


강종석 베드로 신부님


<
우리가 부자입니다 >


부자가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는 말씀이 오늘 복음입니다. 자칫 오해하지 말아 주십시오. 재물이 많은 부자는 숨도 못 쉬게 만드는 말씀이 아닙니다. 주님을 거부하게 만드는 요소들은 다 부자들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거기에는 돈이 많아서일 수도 있고, 인간적인 능력이 뛰어나서일 수도 직장이 탄탄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안 아프고 아주 건강이 넘쳐서일 수도 지식과 인간적 지혜가 자신만만할 정도로 남들보다 뛰어난 이유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용모가 화려하고 빼어나서 자신감이 지나치게 넘쳐서일 수도 있습니다. 일이 많고 바빠서일 수도 있습니다. 참으로 갖가지 다양한 이유들 때문에 주님의 초대를 거절하게 됩니다. 흠도 티도 없는 도덕적 인간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그 자체로 부자가 아니라 그것들에 사람들이 마음을 뺏겨 주님을 기쁘게 맞이하지 못하고 거부하거나 주님의 초대를 대수롭게 않게 여기게 될 때 사람들은 부자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자의 상징적 의미를 잘 알아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우리 안에 잠재되어 있는 부자의 마음이 우리를 교만하게 만들고 우리를 부르시는 주님의 초대를 쉽게 뿌리치는 무모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돈이 그 자체로 악이 아니고 건강이 그 자체로 악이 아닙니다. 오히려 선입니다. 그러나 그 건강, 명예, 지식, 돈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즉 선을 가지고서 움직이는 사람의 마음이 그것을 하느님보다 더 가치 있고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세상을 살아갈 때 부자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 안에는 물질적으로 보면 상대적으로 남들보다 풍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외제차를 타는 사람, 아파트 평수가 아주 넓은 사람, 남부럽지 않은 직장과 지식과 건강이 좋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당연히 남들보다 많은 노력을 해서 이룩한 사람들도 많겠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부자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주님께 나아가는 데에 방해가 되고 걸림돌이 된다면 그것은 독이 되고 불행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죄인이기에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님께 매달리게 됩니다. 우리의 능력이란 것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주님께 믿음으로 매달려 있습니다. 주님의 은총이 아니고서는 세상 것에 코를 박고 매일 수밖에 없는 존재, 철저하게 지상적인 인간, 그래서 하느님의 구원과 멀리 떨어질 수밖에 없는 무능력한 존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을 붙드는 것입니다. 주님의 부르심이 기쁘고 이 세상의 어떤 행복보다도 값진 것이 되는 것입니다.

복음서뿐만 아니라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세상에서도 남이 알아주지도 않고 또 부족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닌 불쌍한 사람들이 예수님의 초대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을 보게 됩니다. 잘 나가던 사람들이 어느 날 벽에 부딪혀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깨달음을 얻고 주님의 초대에 응합니다. 어찌 보면 넉넉해서 주님의 필요성을 깨닫는 것보다는 모자라기 때문에 자신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힘든 상황 때문에 주님을 찾게 되고 주님께 나아가게 되는 것이 신앙의 세계입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주님께 나아가고 주님을 따르는 데 현재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방해가 되지 않고 순조롭게 움직일 수 있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많이 가지든 적게 가지든 하느님보다 세상 것에 빠지게 되면 이미 부자 반열에 들기 시작한다는 표지입니다. 우리를 감싸고 있는 조건들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유인, 즉 자기를 자유로이 통제할 수 있는 자유인이 되어야 합니다. 이와 반대로 오히려 자신의 조건에 끌려가는 사람은 그것의 노예가 되는 것입니다.

노예의 비참함은 우리가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받드는 것을 거부하게 되도록 만들어 버립니다. 이처럼 자칫 영적으로 위기에 빠지고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면 우리는 부자가 될 것을 욕심 낼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나 어려워 주님께 의지하지 않고서는 하루도 못 견딜 정도가 되는 것을 부러워해야 합니다. 그것이 오히려 행복한 것입니다. 가진 것이 많아 주님께 교만할 정도가 되기보다는 가진 것이 없어 주님께 겸손한 것이 백 번 낫습니다. 죄가 없어 주님 앞에 당당한 것보다는 죄 때문에 주님 앞에 머리를 숙이는 것이 백 번 낫습니다. 능력이 많아 주님 없이 홀로 서있는 것보다 무능력해 주님께 철저히 의존하는 것이 백 번 낫습니다.

주님께로 들어가는 문은 마치 바늘구멍처럼 가늘어서 교만과 자기 자신감으로 크게 부풀려져 버린 정신의 소유자는 들어가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러나 주님 앞에 납작 엎드린 겸손한 자들이 너무나 쉽게 가느다란 그 관문을 통과하게 되는 것입니다.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아멘!


강종석 베드로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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