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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23 수/ 모두가 행복을 찾는 하느님의 포도밭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22 조회수3,410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20주 수, 마태 20,1-16(17.8.23)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마태 20,15)




The workers in the vineyard





 

모두가 행복을 찾는 하느님의 포도밭

 

오늘 복음 말씀은 선한 포도밭 주인의 비유입니다. 포도밭은 노동자들이 생계유지를 위한 일터입니다. 포도밭 주인은 이른 아침 집을 나서 하루 품삯을 주기로 하고 필요한 일꾼을 데려와 일을 시킵니다(20,1-2). 그는 그 뒤로도 네 차례나 장터로 나가, 일터를 찾지 못한 이들에게 ‘정당한 삯’을 주기로 하고 자기 포도밭으로 데려와 일하도록 해줍니다(20,3-7).

저녁때가 되자 주인은 일꾼들을 불러 종일 일한 사람이나 몇 시간 밖에 일하지 않은 사람 할 것 없이 똑같이 한 데나리온씩을 줍니다. 그러자 이른 아침부터 와서 뙤약볕 아래 종일 땀을 흘린 첫 번째 일꾼들이 투덜거립니다. 의당 더 받으리라 생각했었기 때문이지요. 포도밭 주인이 그들에게 말합니다. “나는 맨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당신에게처럼 품삯을 주고 싶소.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20,14-15)

사회정의의 관점에서 본다면, 자신이 일한 만큼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해 불평하는 그를 나무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오늘날의 경제논리와 노동법과 근로기준법에 비춰 보더라도 이런 처우는 결코 수용될 수 없는 부당한 것이지요.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신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이 비유는 세상이 아닌 하늘 나라를 말한 것이며, 세리나 죄인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기를 즐기시던 당신을 비난하던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에 대한 답변입니다. 다시 말해 이 비유의 초점은 사회정의가 아니라 하늘 나라의 ‘마음의 정의’에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도 공덕을 쌓고 더 많은 보상을 바라지 말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을 자비롭게 대해야 마땅함을 가르치신 것입니다. 세상적 사회정의에 입각한 분배정의가 아니라,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는 하늘 나라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지요. 포도밭은 이 세상의 회사가 아니라, 하느님의 영이 숨쉬는 자비의 땅, 정의와 생명의 나라입니다.

기업은 최대의 이윤을 창출하려고 사람을 고용합니다. 따라서 기업주와 고용인 사이에는 경제논리가 작용할 수밖에 없지요. 자본과 힘이 관계를 지배하고 결정하는 ‘갑을 관계’가 형성됩니다. 그러나 포도밭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는 모두를 살리시고 모두가 영원한 생명 안에 머물 수 있도록 포도밭을 일구실 뿐입니다. 따라서 포도밭 주인과 일꾼의 관계는 자비와 생명의 관계입니다. 그 관계의 중심에 돈과 힘이 아닌 사랑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하느님 나라의 사회경제적 비전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포도밭 주인이신 선하신 하느님께서는 온 가족이 하느님의 선과 생명 안에 머물 수 있도록 하루 중 무려 다섯 번이나 나가 일꾼들을 데려오시지 않습니까! 품삯인 한 데나리온은 세상 그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영혼 구원을 위한 선물이지요.

오늘도 단순한 경제논리와 이해타산을 따지는 사회정의를 넘어, 모두의 기본적인 필요가 충족되는 하느님의 일터를 찾아 나서야겠습니다. 하느님의 포도밭인 우리 삶의 터에서 사회적 약자들과 하층민들도 지배와 착취 대신 사랑의 나눔과 섬김이라는 ‘정당한 품삯’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내놓아야겠지요. 상호연대하여 공동의 선과 친교를 실현함으로써 ‘자비와 생명의 포도밭’을 가꾸는 오늘이길 바랍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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