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8.23."맨 나중에 온 사람에게도 당신 처럼~ " -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23 조회수3,079 추천수1 반대(0) 신고

마태 20,1-16(연중 20 )

 

오늘 <복음>은 선한 포도밭 주인의 비유입니다그런데 이 비유에서는 세 가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그리고 그 속에는 하느님 자비의 신비가 숨겨져 있습니다.

 

<첫째>, 포도원 주인은 대체 때를 가리지 않고 품꾼을 불러들인다는 점입니다이른 아침부터 하루 일과가 다 끝나갈 저녁 무렵까지다섯 차례나 품꾼을 불러들입니다그러면서도 일의 실적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도 않습니다도대체가 계산이라고는 모릅니다.

사실그는 애시 당초부터 일을 부리기 위해 품꾼들을 불러들인 것이 아니라그들을 살리기 위해 불러들였던 것입니다그러니부르심 그 자체가 이미 은총입니다.

그렇습니다하늘나라는 당신 자신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불쌍한 우리를 살리기 위하여 주어진 은총입니다.

 

<둘째>, 품삯을 줄 때에 맨 나중에 불려 온 자부터 준다는 점입니다.

상식적으로는 먼저 온 품꾼에게 먼저 주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그런데도 굳이 늦게 온 이들부터 품삯을 주는 것은 무능하여 맨 나중에 올 수밖에 없었던 이들에 대한 깊은 배려와 자비였습니다.

사실그들은 능력이 없는 까닭에 자비에 내맡길 수밖에 없는 꼴찌들이었습니다그러기에 꼴찌가 먼저 자비를 입게 됩니다.

그렇습니다가장 필요한 자에게 우선적으로 흘러들 수밖에 없는 하느님의 자비입니다.

 

<셋째>, 먼저 온 이들에게나 나중 온 이들에게나 똑같이 품삯이 주어진다는 점입니다.

포도원 주인은 일한 만큼의 노동의 대가를 정당하게형평에 맞게 셈쳐주지를 않습니다일한 시간이나 일의 실적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도 않습니다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먼저 온 품꾼에 대한 부당한 대우인 것도 아니었습니다모두에게는 계약을 맺은 정당한 대가가 지불되었던 것입니다단지 뒤에 온 이들에게는 자비가 베풀어졌던 것입니다.

사실주인은 품삯을 셈 해줌에 있어서정당함에 자비를 더하여 쳐주었던 것입니다이러한 주인의 권한행사와 너그러운 처사는 절대적인 하느님의 주권과 자비를 말해줍니다.

그렇습니다하늘나라는 인간이 일한 대가로 획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우리를 불쌍히 여기시는 하느님의 주권적인 사랑입니다.

 

이처럼꼴찌가 첫째가 되는 이 이유는 하느님의 무한하신 자비와 사랑 때문입니다하느님께서는 마치 포도원 주인이 애초부터 은혜를 베풀기 위해 품꾼들을 포도원으로 불러들였듯이우리에게 은혜를 주시기 위해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불러들이십니다.

그렇습니다우리는 먼저 온 이든 나중에 온 이든 모두가 자비를 입은 이들입니다이 모두가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는 하느님의 주권적인 사랑입니다.

 

포도원 주인은 아침 일찍 포도원에 와서 일한 사람들이 불평하자이렇게 말합니다.

친구여내가 당신에게 불의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오.

당신은 나와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지 않았소?

~나는 맨 나중에 온 사람에게도 당신에게처럼 품삯을 주고 싶소.”(마태20,12-13)

 

사실 은혜를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하느님께서는 마치 포도원 주인이 애초부터 은혜를 베풀기 위해 품꾼들을 포도원으로 불러들였듯이우리에게 은혜를 주시기 위해우리를 당신의 자녀로당신의 교회로 불러들이셨습니다.

여기에는 먼저 온 이와 나중 온 이가 따로 없으며모두가 자비를 입었을 뿐입니다그러므로 은혜를 받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첫째라고 뻐기거나혹은 꼴찌라고 의기소침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하느님을 앞세우는 데는 첫째가 되고자기를 내세우는 데는 꼴찌가 되어야할 일입니다.우리의 가멸은 처지를 슬밉다 하지 않으시고비천한 신세를 자비로 돌보시는 무한하신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기뻐하며영광과 찬미를 드리는 일에 있어 첫째가 되어야할 일입니다.

오늘도 우리가 하느님의 포도밭에 와 있음에 감사해야겠습니다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