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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25 금/ 마땅히 온 존재를 바쳐 사랑해야 하는 우리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24 조회수2,568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20주 금, 마태 22,34-40(17.8.25)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태 22,37.39)




The Greatest Commandment





 

마땅히 온 존재를 바쳐 사랑해야 하는 우리

 

예수님께서 사두가이들과 하신 부활 논쟁에서 그들의 말문을 막아 버리십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 소식을 들은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을 공격하려고 한데 몰려와 율법과 예언서에 관한 논쟁을 벌입니다. 그들 가운데 한 율법 교사가 예수님께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이 무엇인지 묻습니다(22,34-36).

예수께서는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은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주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라 하십니다(22,37-38). 하느님으로부터 온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계명은 하느님 사랑이라고 답변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이 아침저녁으로 암송하던 ‘쉐마 이스라엘’(너, 이스라엘아 들어라. 신명 6,4-5)을 상기시켜주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가장 심원한 곳에 있는 마음과 생명력, 사고를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온 존재와 힘과 생각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으뜸 계명임을 가르쳐주신 것입니다. 나를 이 세상에 ‘있게’ 하시고, 생명을 주셨으며, 영원히 함께하시고 사랑하시는 주님을 온 힘과 정성을 다해 사랑함이 우리 도리입니다.

사랑으로 나에게 당신 자신을 건네주신 주님께 내 전부를 드리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내 삶의 근원이요 뿌리인 주님을 사랑할 때 우리는 내 밖의 존재를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사랑 자체이신 주님을 사랑하지 않고서, 또 주님의 사랑이 아닌 다른 그 어떤 것으로 누군가를 참으로 사랑할 수는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레위 19,8) 또한 하느님 사랑과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하십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은 비슷하며 서로 떼어놓을 수 없다는 것이지요. 하느님을 진정 사랑한다면 이웃을 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누가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한다면, 그는 거짓말쟁이입니다.”(1요한 4,20)

그런데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은 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신 하느님께로부터 옵니다. 이웃을 ‘나 자신처럼’ 사랑하는 일은 수시로 변하는 애정에서 나오는 감정이 아니라, 누군가와 연관된 선택의 문제입니다. 오직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타자(他者)에게 자신을 내주고, 그를 중심으로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려는 ‘선택’ 말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듯이 이웃을 사랑하는 그런 선택과 결단을 하려면, 사랑이신 하느님 안에 머물러, 자신을 개방하고 헌신해야 할 것입니다. 마음 열어 하느님의 자비와 선과 생명을 내 안에 받아 모시지 않고 사랑할 순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위해 ‘낮추시고 비우시어’ 목숨까지 바치신 주님의 사랑에 동화되고 동참하지 않고 어떻게 이웃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하느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울타리를 허물고 원수와 피조물에게까지 사랑의 품을 넓혀갈 것입니다.

우리 모두 눈앞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 사랑을 통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 사랑으로 이웃사랑을 더 넓고 깊게 실천해 나가야겠습니다. 하느님을 드러내는 이웃사랑이 되도록 사랑이신 주님의 집에 머물도록 합시다. 기도가 공염불에 그치지 않도록 살아있는 기도가 되어 이웃에게 달려갑시다. 이웃사랑으로 드러나지 않는 하느님 사랑은 관념의 유희일 뿐이기 때문이지요.

오늘도 실천 없이 입으로만 떠들어대는 사랑, 사랑 실천으로 드러나지 않는 관상기도, 자신의 내적 평화와 기쁨만을 찾는 신심행위 그 어떤 것도 사랑의 이중계명과 무관함을 깊이 깨달아, 온몸으로 주님을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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