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초대하십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보면 참으로 어두운 곳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가족까지도 살해하는 기사를 보면 세상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신문을 가득 채우고 있는 부정부패에 대한 기사를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얼마나 짙은 어두움이 퍼져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어두운 세상에서 우리에게 빛과 소금이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 말씀처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빛과 소금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어두음은 조금씩 자리를 잃을 것이고 하느님의 빛과 사랑이 온 세상을 덮을 것입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역사 안에서 어두움 세상의 빛이 되신 분이 계십니다. 많은 분이 계시지만 그 중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하신 분이 바로 김수환 추기경님입니다. 처음에 추기경님은 신학교에 들어갈 마음이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강요로 억지로 신학교에 들어갑니다. 신학교에 들어가서도 신부가 될 마음이 없으니 공부를 못해서 낙제점수를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신학교를 나올 마음으로 동전을 책상에 잘 보이는 곳에 올려놓습니다. 왜냐하면 당시에 규칙상 개인적으로 돈을 갖고 있으면 퇴학을 당하게 되어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동전이 안 걸려서 계속 신학교를 다니게 됩니다. 추기경님은 자신은 사제가 되기에 너무도 부족하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하고 교수 신부님을 만나서 신학교를 나가겠다고 말씀도 드립니다. 그렇지만 김수환 추기경이 사제과 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었나 봅니다. 결국 추기경님은 사제가 되었고 사제가 된 후 15년 만인 1966년 주교가 되십니다. 그리고 1969년도에 47세의 나이로 세계 최연소 추기경이 되십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추기경이 되신 후에도 늘 겸손한 마음으로 모든 신자들을 대하시고, 병들고 고통 받고 어려움 중에 있는 사람들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사랑하며 사십니다. 특별히 1970년대 80년대를 지내시면서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모든 사람들의 따뜻한 아버지요, 피난처가 되셨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에 대한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198760항쟁 때 경찰들이 명동성당에 피신해 있는 학생들을 잡으려고 하자 경찰 관계자들에게 학생들을 체포하려면 나를 밟고 지나가고, 그 뒤에 있는 신부와 수녀를 밟고 지나가라.’ 하고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추기경님은 살아 계실 때 자신을 바보라고 자주 표현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잘 깨닫지 못해서 바보요, 바보처럼 남을 도와야 세상을 구원할 수 있기에 자신을 바보라고 했습니다. 또한 추기경님은 한마음 한몸 운동본부를 만들면서 교회가 한국을 넘어서 전 세계 안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인은 서울 교구장직을 마치고 후임 추기경에게 자신의 임무를 마치면서 이제야 편안하게 발을 뻗고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고 이야기를 했답니다. 그 만큼 추기경님의 직무가 힘들고 어려웠음을 알려주는 말씀입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우리가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또한 추기경님을 본받아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겠습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예수님께서 주신 그 소중한 사명을 결코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기쁘게 수행해나가야겠습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 나 자신을 태우고 녹이는 아픔이 있지만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 바로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면서 도와주시고 이끌어주시고, 참된 기쁨과 영원한 행복으로 이끌어주심을 우리가 굳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우리가 알고 있기에 우리 또한 예수님의 마음으로 십자가의 길을 기쁘게 걸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빛이 되라고, 소금이 되라고 초대하십니다. 예수님의 초대에 네 주님, 제가 가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려야겠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어떤 유혹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말고, 하느님의 함께 하심을 믿으며 굳세고 용감하게 우리의 사명을 충실히 실천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