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예수님은 우리가 하느님의 법을 잘 지키는 삶을 살아가도록 초대하고 계십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표현하시면서 하느님의 계명을 잘 지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의로움을 능가해야 하고, 아무리 작은 계명이라고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되고, 마음으로라도 음란한 마음을 가져서도 안 되고, 오른 쪽 눈이 죄를 지으면 그것을 빼어 던지고, 오른 손이 죄를 짓거든 오른 손을 잘라서 던지라고 말씀하십니다. 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강한 표현을 쓰시면서 말씀을 하실까요? 그것은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어떤 아픔이 있더라도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또 우리가 세상의 그 많은 유혹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나의 온 몸을 바쳐서 하느님을 사랑하겠다는 강하고, 강한 마음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끔씩 우리 교우들에게 주일을 목숨 바쳐서 지키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그런데 저의 이 말은 오늘 예수님의 말씀과 같은 마음으로 드리는 겁니다. 제가 주일을 지키라는 3계명을 목숨을 바쳐서 지키라고 했지만 사실은 3계명뿐만 아니라 10계명 모두를,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사랑의 실천을, 목숨을 바쳐서 지켜야 합니다. 그렇게 하느님을 향한 강한 사랑의 마음으로 살아갈 때 비로소 우리는 어두운 세상에서, 온갖 유혹이 넘치는 세상에서, 하느님의 계명을 충실히 지킬 수 있는 것입니다.

 

춘천교구 은퇴 신부님 중에 김정식 토마 신부님이라고 계십니다. 지금은 초당 성당 앞에 있는 아파트에서 머무르시면서 가끔씩 다른 본당을 도와주시고 계십니다. 김정식 신부님은 은퇴 신부님 중에서 젊은 신부들에게 인기가 가장 많습니다. 신부님께서 본당에서 사목하실 때에는 무척 엄한 호랑이 신부님으로 유명했지만 은퇴하신 후에는 계속해서 후배 신부들이 찾아갑니다. 작년에 서품을 받은 새 신부들도 얼마 전에 강릉에 와서 인사를 하고 갔습니다. 이렇게 호랑이 신부님이 은퇴하신 후에 후배 신부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신부님의 사랑 때문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후배 신부들에 대한 사랑이 참으로 많으신 분이 바로 토마 신부님입니다. 신부님은 본당에 계실 때 항상 새벽에 일어나서 성체조배를 하고 성당 문을 활짝 열어 놓으십니다. 신자들에게 어서 오라는 의미에서 문을 열어 놓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삼종기도를 꼭 하십니다. 어떤 경우라도 12시만 되면 삼종기도하자 하고 말씀하시면서 기도를 시작하십니다. 그리고 후배 신부님들의 서품기념일, 축일에는 꼭 전화를 하셔서 좋은 날이라고, 축하한다고 전해주십니다.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빼먹지 않고 꼭 하십니다. 이렇게 묵묵히 사랑의 삶을 사셨기에 지금도 건강하게 기쁘게 사시고 많은 후배 신부님들의 사랑을 받고 계신 것 같습니다.

 

우리 또한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세상의 유혹 적당히 타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묵묵히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별히 하느님 나라와 구원을 위해서는 그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 나라는 우리에게 참된 행복과 영원한 생명을 주지만 세상의 유혹과 타협한다는 것은 우리를 영원한 어두움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이제부터 더욱 강한 마음을 갖고서 살아가야겠습니다. 악마는 우리를 끊임없이 공격하고 유혹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적당히 신앙생활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틀림없이 악마가 준비한 어두움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하느님의 계명을 어긴다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눈을 빼어 던질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손을 잘라서 던질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목숨을 바치는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특히 끊임없이 성령의 도움을 청하면서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생활을 해야겠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다시 한번 초대하고 계십니다. 더 강한 마음으로 당신을 따르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초대에 , 주님, 어떤 경우라도 오직 주님만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하고 진심으로 말씀드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