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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보라!/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26 조회수3,314 추천수0 반대(0) 신고

 

"보라!"

사람이라고 다 똑같은

사람이 아니듯

눈이라고 다

똑같은 눈이 아닙니다.

사람마다 보는

눈은 다 다릅니다.

이번 베네딕도 연합회

모임에 참석하면서도

여러 수도승들의

눈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눈은 마음의

거울이라 했습니다.

말보다 진실한 눈입니다.

눈 안에 담긴 다양한

눈빛의 표현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 마음의

말을 할 수 있는지 절감했습니다.

눈에 관한 속담도 수없이 많습니다.

‘눈도 깜짝 안한다.’

‘눈 밖에 나다.’

‘눈에 거슬리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

‘눈에 들다.’

‘눈에 밟히다.’

‘눈에 불을 켜다.’

‘눈에 설다.’

‘눈에 어리다.’

‘눈에 없다.’

‘눈에 차다.’

‘눈이 맞다.’ 등 참 많았습니다.

그처럼 보는 눈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보는 눈에는 몸의 육안만

있는 게 아니라 심안과

육안도 있습니다.

육안은 좋아도 심안이나

영혼은 아주

어두울 수 있습니다.

이런 묵상을 하게 된 것은

오늘 말씀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에서 뚜렷이

부각되는 주제는 ‘본다.’는

것입니다.

1독서 다니엘서에는

‘내가 보고 있는데’

‘내가 이렇게 밤의

환시 속에서 앞을 보고 있는데’

두 번 나오고,

복음은

‘보시고’

‘보라’

‘보았다.’

‘보았다고 해서’

‘보게 될 것이다.’는 2회,

무려 여섯 번 나옵니다.

한자의 ‘볼 견(見)’자

들어가는 말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견성(見性)’

‘견해(見解)’

‘의견(意見)’

‘백문(百聞)이 불여일견

(不如一見)’

‘각자(覺者)’

‘각성(覺醒)’

‘관조(觀照)’ 등

잘 보는 것이 참 앎과 깨달음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삶의 현실을

잘 들여다 볼 때

환상은 사라집니다.

관상가들의 침묵은 바로 잘 보고

잘 듣기 위한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으로 가득 한 세상을,

하느님의 선물로 가득한

세상을 보고 듣노라면

저절로 침묵할 수뿐이 없습니다.

참으로 깊고 넓은

관상가의 심안이요 영안이며,

바로 예수님의 눈이 그러합니다.

나타나엘을 보는 순간

그의 참 모습을 본 예수님입니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눈을 활짝 열고

제대의 주님을 보면서

미사를 봉헌하시기 바랍니다.

주님은 옷이나 외관의

겉을 보시는 것이 아니라 

속 사람을 보십니다.

아무리 겉으로 꾸미고 장식해도

주님의 눈을 속일 수 없습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더도

덜도 아닌 나 일 뿐입니다.

수도복을 입었다고 해서

수도자가 아니라

마음이 깨끗해야,

사람이 수도자야

수도자라는 이야기입니다.

수도복이 수도자를

만드는 게 아니라

수도자가 수도복을 입어

수도자입니다.

사실 사람이 좋으면

무슨 옷을 입어도 어울리지만

사람이 안 좋으면 무슨 옷을

입어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바뀌어야 할 것은 옷도,

외관도 아닌 사람이요,

사람 되는 공부,

마음 닦는 공부가

본질적 공부임을 깨닫습니다.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나타나엘보다 더 잘

나타나엘을 보시는,

아시는 주님이십니다.

그러니 누가 나를

보아주지 않는다고,

알아주지 않는다고

추호도 서운해 할 것 없습니다.

주님만 보아주시고

알아주시면 족합니다.

거짓이 없는 참 사람인

나타나엘은 수도승은 물론

믿는 이들의 모범입니다.

아마 나타나엘은

무화과나무 밑에서

수시로 율법을 공부하고

주님을 묵상하면서

마음을 닦았고

그런 모습이 자주

주님의 눈에 띈 듯합니다.

나타나엘처럼 끊임없는

말씀 묵상과 실천으로

거짓이 없는 참 사람이 될 때

좋은 영안을 지닙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말씀처럼 하느님을 봅니다.

영안이 활짝 열려 주님을 알아 본

나타나엘의 즉각적인 화답입니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이런 고백 역시

거짓이 없는 참 사람

나타나엘에게 주어진

주님의 은총이요

주님은 이어 그에게 더 큰

영적 축복을 약속하십니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오늘 1독서에서 다니엘 역시

밤의 환시 속에서

사람의 아들 같은 이에게

통치권과 나라가

주어지는 것을 봅니다.

역시 하느님은

거짓이 없는 참 사람

다니엘의 영안을 활짝 열어

천상 비밀을 보여주십니다.

오늘도 주님은 깨끗한

마음으로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 모두의 눈을 활짝

열어주시어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보고 깨닫게 하십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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