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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레시안 묵상] 거룩한 침묵의 성인이신 성모님처럼... - 토토로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29 조회수2,775 추천수2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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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성사를 집전하면서 배운 것 중에 하나가 평상시 누군가로부터 들은 이야기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것입니다. 특별히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 특정 인물에 대한 하소연, 뒷담화 등등에 대해서 함부로 말을 하기보다 비밀을 지키고 되도록 들을 말을 아무에게 이야기 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합니다.

이는 고백성사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고해사제의 거룩한 침묵의 영향이 크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별히 '이건 누군가에게 이야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는 당부를 들으면 그 비밀을 더욱 철저히 지키려고 합니다. 그만큼 나를 믿고 이야기 한 것인데 나 역시도 '너만 알고 있어야 해!'라고 이야기한다면 신뢰 관계가 깨지는 것이지요.

사실 저는 고해사제의 고해비밀을 제외하고는 이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비밀을 지키는 것은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온 동네방네 퍼트리고 싶은 것이 누구나 느끼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상대방에게 전합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어떠한 말이 전파되면 그 말에 살이 계속 붙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소한 말다툼을 했는데 몇몇 사람은 치고박고 싸우고, 경찰에 고소를 했다는 식으로 와전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있지도 않은 일을 여과없이 전하게 되어 상호 간에 오해가 생기곤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 일상 안에서 '침묵'은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더 큰 갈등이 생기지 않게 하려는 최고의 방어 장치가 '침묵'이기 때문입니다. 중대한 사항에 대해서는 최고 결정권자와 상의를 해야 하고 그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본인이 직접 느끼고 체험하기 전에는 함부로 상대방에 대한 평가와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됩니다.

물론 상대방 때문에 느끼는 답답한 마음에 모든 것을 모든 것을 털어 놓은 그 사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어찌 되었든 상대방으로부터 상처를 입었고, 원인 없는 결과가 없다는 말처럼 그 사람을 화나게 하고 실망하게 한 부분이 분명이 있었다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내가 들은 말을 놓고 상대방을 이리저리 재단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침묵이 필요하고 비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침묵은 내 자신과 나에게 이야기 했던 사람, 그리고 이야기의 주제가 되는 그 사람을 보호하는데 가장 필요한 방패막입니다. 괜히 공론화 할 필요가 없다면 조용히 일을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피고인 또는 피의자는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는 원칙인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용어처럼, 확실히 그 일이 표면에 드러나기 전에는 확단하지 말아야 합니다.

비록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이해할 수 없다고 해서 말을 여기저기 퍼트린다면, 정작 당사자의 원의를 이해하지 못 하게 되고, 그 사람의 의도를 왜곡하게 됩니다. 또한 결국 어느 한 사람의 어쩔 수 없는 사정, 진짜 속마음을 바라보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그 사람의 실제 마음을 듣고 생각하고 판단해도 늦지 않습니다.

참 어려운 문제이긴 합니다. 하지만 간단합니다. 누군가로부터 들을 말을 동네방네 소문내지 말고 기도 안에서 식별하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의 마음을 알도록 노력하는 것,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다시금 생각해 보는 것. 이것이 바로 '침묵'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침묵 덕분에 내가 오해사는 일이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시면 더욱 침묵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침묵 중에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인 성모님이 '침묵의 성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성모님의 모습을 본받으며 우리 역시도 하느님의 뜻 안에서 침묵을 지키고 기도하면 이 시대를 사는 성모님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성모님과 같이 하느님 안에서 거룩한 침묵을 지키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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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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