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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30 수/ 진실하고 책임 있는 사랑의 선포자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29 조회수2,420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21주 수, 마태 23,27-32(17.8.30)


“너희 속은 위선과 불법으로 가득하다.”(마태 23,28)




Denunciation of the Scribes and Pharisees



 



 

진실하고 책임 있는 사랑의 선포자

 

오늘 복음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향한 예수님의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질책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회칠한 무덤 같다. 겉은 의인으로 보이지만, 속은 위선과 불법으로 가득하다.”(23,27-28)라고 하십니다. 유다인들은 무덤이 죽음과 닿아 있어 부정한 것으로 여겼습니다.

유다인들의 3대 명절 때는 순례자들이 붐벼 무덤에 몸이나 옷이 닿곤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불결해져서 축제에 참여할 수 없으므로 이를 피하려고 길가의 모든 무덤에 회칠을 해두곤 했지요. 사람들은 밤에도 무덤이 보이도록 무덤에 횟가루를 칠한 것입니다.

회칠한 무덤들은 맑은 날에는 하얗게 빛나 보였고 멀리서 보면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예수시대부터 유다인들은 성인들과 예언자들을 기억하고 예언자들이 당하던 박해를 보속하는 뜻에서 기념관과 같은 무덤을 지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처럼 겉으로는 의로운 체하지만 실제로는 율법에 불충하고 위선적인 그들을 질책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여섯 번째 질책과 같은 맥락에서, 자신들은 흠잡을 데 없는 사람들이라 자처하는 그들을 질책하십니다. 그들은 그렇게 예언자들의 무덤을 만들고 의인들의 묘를 꾸미면서, ‘우리가 조상들 시대에 살았더라면 예언자들을 죽이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고 말합니다(23,29-30).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위선적인 행동으로 예언자들을 박해하던 이스라엘인들 편에 서 있었지요. 그럼에도 그들은 자신들은 조상들의 잘못과 무관하고 흠도 없다고 합니다. 나 몰라라 하는 뻔뻔함이 그들의 덫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범죄하고도 회개하지 않은 조상의 후손들인 그들의 무책임과 위선을 책망하십니다. 그분께서는 그들을 썩어가는 시체의 악취로 진동하고 더러운 것들로 가득 찬 회칠한 무덤과 같다고 질책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아름답게 치장하고 유창한 말솜씨로 하느님에 대해 말하고 인생의 참된 길에 대해 말할 때가 많지요. 그러나 그 화려한 말을 하는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미움과 거짓과 탐욕으로 가득 차 있을 때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 표리부동의 모습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만이 아니라 나 스스로 부정적인 생각과 자기비하, 열등감, 절망, 포기를 붙들고 있을 때에도 드러나지요.

세상으로 눈을 돌리면, 이 사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루고 IT강국으로 주목받는 나라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결코 인간다운 사회, 더불어 행복한 나라라 할 수 없습니다. 속은 빈부격차와 부패, 자본의 권력화 속에 인간이 도구화 하고 있고, 자살률 최고라는 불안정하고 비참한 실상을 보이고 있지요. 속빈 강정과 같은 실상입니다. 어디서나 바리사이와 같은 위선과 탐욕이 문제입니다.

또한 바리사이들에게서 드러났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뻔뻔함과 왜곡된 의인의식과 무책임의 늪에서 벗어나야겠습니다. 누구든 잘못할 수 있지요. 그러나 진정한 사랑을 하려면 잘못을 인정함으로써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나는 흠도 티도 없다는 자만과 무책임은 교만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오늘도 내 속에 악취 나는 것들은 없는지 살펴보고, 안에 품은 아름다운 하느님의 선물을 행동의 향기로 뿜어내는 진실한 우리가 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그렇게 영혼을 바꾸고, 자신의 잘못을 직시하여 책임을 짐으로써 죽음의 십자가를 생명의 샘터로 바꿔가는 정직한 사랑의 선포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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