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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종 되어 살아가는 믿음의 사람들/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30 조회수2,180 추천수0 반대(0) 신고

 

"주님의 종’

되어 살아가는 믿음의 사람들"

 욕심이라고

다 나쁜 것이 아니라

 좋은 욕심도 있습니다.

베네딕도 규칙 72장의

서두 말씀입니다.

 ‘하느님께로부터 분리시켜

지옥으로 이끄는 쓰고

나쁜 열정이 있듯이,

  악습에서 분리시켜

하느님과 생명에로

이끄는 좋은 열정이 있다. 

그러므로 수도승들은

지극히 열렬한 사랑으로

이런 열정을 실천할 것이다.’

어찌 수도승뿐이겠습니까?

진정 하느님을

믿는 자들에게 요구되는

 기본적 자질이

이런 좋은 열정입니다.

불가에서는 이를 일컬어

청정욕(淸淨慾)이라 말합니다.

우리 식으로 말해

하느님을 욕심내는 맑고

깨끗한 욕심을 뜻합니다.

하느님 만나고 싶은 욕심,

기도 잘하고 싶은 욕심, 

성인이 되고 싶은 욕심,

좋은 믿음, 좋은 희망,

좋은 사랑을 지니고 싶은

끝없는 욕심을 뜻합니다. 

청정욕에서 솟아나는

하느님 찬미요, 

하느님 찬미에서

샘솟는 청정욕입니다.

며칠 전 성무일도 시

끝없이 계속됐던 후렴인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에 이어 

오늘 아침성무일도 시

계속됐던 후렴은

‘주님을 찬미하라.’였습니다. 

주님의 영원하신

자애를 깨달을수록

저절로 터져 나오는 감사의

응답이 주님께 대한 찬미입니다.

우리의 믿음을, 희망을,

사랑을 부단히 정화하고 성화하며,

성숙, 성장케 하는,

하여 마침내 교회의

믿음의 유산을 고스란히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 주는 

하느님 찬미의 기도입니다.  

 좋은 믿음을 지니고 싶습니까?

끊임없이 마음을 다해

주님을 찬미하십시오.

‘그래서’ 찬미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미입니다.

이런 찬미의 삶 있어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믿음의 실현입니다.

첫째,

인내를 다하여

기다리는 믿음입니다.

세상에 그 무슨 일이든

때가 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인내를 다하여 기다리는 것

역시 믿음의 표현입니다.

이런 인내의 기다림을

가능하게 하는 믿음은

두 말 할 것 없이

항구한 기도입니다. 

기도와 함께 가는 믿음이요

믿음과 함께 가는 인내입니다.

혼자 기도도 좋지만 함께하는

기도는 더 좋습니다. 

1독서의 내용,

그대로 하바꾹 예언자의

적나라한 기도입니다.

‘제 앞에는 억압과 폭력뿐,

이느니 시비요,

 생기느니 싸움뿐입니다.’

이런 절망적인

현실에도 좌절하지 않고

집요하게 하느님께

답을 찾는 하바꾹입니다.

말 그대로 ‘하느님과의 싸움’

과도 같은 기도입니다.

마침내 주님은

하바꾹에게 답을 주십니다. 

“너는 환시를 기록하여라.

지금 이 환시는

정해진 때를 기다린다.

 끝을 향한 이 환시는

정해진 때를 기다린다.

 끝을 향해 치닫는

이 환시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늦어지는 듯하더라도,

너는 기다려라.

 그것은 오고야 만다.

  지체하지 않는다.

보라 뻔뻔스러운 자를,

그의 정신은 바르지 않다.

  그러나 의인은

성실함으로 산다.”

 경거망동하지 말고

 하느님의 때가 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씀입니다.

인내로이 기다리는

믿음의 사람들,

바로 성실한 의인들입니다.

분도 성인도 그의 규칙에서

수도형제들의 육체나

품행상의 약점들을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디라 합니다.

끝까지 참아 견디며

 기다리는 자가

마지막 승리자가 됩니다.

둘째,

적극적으로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는 믿음입니다.

마지못해 소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입니다.

지금 여기를 떠나

구원은 없습니다.

주님을 만나야 할 자리도

지금 여기

내 삶의 자리입니다. 

누구나 다 고유의

제자리입니다.

이 제자리를 자발적으로

기쁘게 받아들이는 게

진정 거룩하고

장엄한 믿음입니다.

전혀 위축되거나

부끄러워하지 말고,

원망이나 불평 없이

담담히 내 삶의 자리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가 티모테오는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해 권고하십니다.

“그대는 우리 주님을 위하여

증언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오히려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십시오.”

그렇습니다.

우리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환상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하여 우리 삶의 자리에서 오는

모든 고통과 시련이

의미를 띠게 됩니다.

우리가 삶의 현장에서

겪게 되는 모든 고통과 시련들,

무의미한 것들이 아니라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는 축복의

계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세례 때 받은

하느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워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

하여 우리는 우리 안에

머무르시는 성령의 도움으로,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에 힘입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며,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며 기쁘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셋째,

겸손히 주님을 섬기는 믿음입니다.

삶은 은총이요 선물입니다.

다 주님께 받은 것들입니다.

도대체 내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습니다.

여기서 저절로 샘솟는 감사입니다.

불평과 불만이 스며들 여지가 없습니다.

감사한 것들을,

은총의 선물들을 꼽아 보십시오.

끝이 없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인과 종

의 비유가 참 적절합니다.

겸손한 믿음을,

믿음의 정수를 봅니다.

주인에 대해 기대하거나

요구하는 게 전혀 없습니다.

그저 감사하고 고마울 것뿐인데

이렇게 살아 주님을

섬길 수 있는 것만 해도

 더할 수 없이 큰 행복인데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바로 이런 의미를

함축한 복음입니다.

“종이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하고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이게 진짜 겸손,

진짜 믿음,

진짜 사랑입니다.

거짓 없는 순수한 마음입니다.

이렇게 주님을 섬기며 사는 이들,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나

사랑과 신뢰를 받습니다.

사랑하면 저절로 순종이요

 종이 되게 마련입니다.

이런 자세로 봉사해야 합니다.

전혀 기대하거나 바라는 것 없이

주님을 섬기는 일 자체가

기쁨이요 보상입니다.

이렇게 살 때 참 행복입니다.

 주님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주님을 섬긴다는 자체가 기쁨이요

보상이요 선물이요 은총인데 

무얼 더 바라겠습니까?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어디서나 이렇게 주님을

섬기며 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살 때 주님 친히

그들의 보답이 되어 주십니다. 

주님만으로 행복한 종들입니다.

늘 주님을 겸손히

섬기는 종의 길 빼고는

 참 행복의 길은 없습니다. 

 며칠 전 고백성사

수녀원을 방문했을 때

한 수녀님께 한 말이 생각납니다. 

“수녀님은 믿음만 남은 것 같습니다.”

흠사 바닷물에서

오랜 시간 햇볕에 물이

증발되어 하얀 소금만 남아있듯이

이런저런 욕심들, 젊음의 열기들

세월 속에 다 증발해 버리고

순수한 믿음만 남

은 듯이 느껴졌습니다.

만약 믿음이 없어 다 증발해 버린 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면
그 노년 인생 얼마나 허무하겠는지요.

 믿음 따라 형성되는 사람의 꼴이요

하느님 믿음이 사람을 만듭니다.

믿음 없이 사람이 되는 길은 없습니다.

인내를 다하여 때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믿음입니다.

적극적으로 기쁘게,

환상 없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는 믿음입니다.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는

축복의 계기가 되는

참 장한 믿음입니다.

 겸손히 주님을 섬기는 믿음입니다.

하느님 무상의 은총에 감격, 감사하여

저절로 주님의 종으로

살아가는 믿음의 사람들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시어

주님의 종 되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십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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