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24,42-51(연중 21 목)

오늘 <복음> 말씀은 종말에 관한 비유 중에서, “도적의 비유”와 “충실한 종과 불충실한 종의 비유” 입니다.곧 “깨어있음”에 대한 비유입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마감하시기 사흘 전, 곧 최후만찬이 있던 날 낮에 올리브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이는 예수님께서는 이 말슴을 일반 군중에게 하신 것이 아니라,당신의 일을 맡긴 제자들에게 하셨습니다.

<앞부분>의 “도적의 비유”는 종말에 대해 깨어있으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재림의 때가 예측 불허할 뿐만 아니라, 부지불식간에 오리라고 하십니다. 그러기에 아무런 준비 없이 있다가, 그 때를 돌발적으로 맞이하는 어리석음을 피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하는 것이 깨어있는 것일까?

<뒷부분>의 “충실한 종과 불충실한 종의 비유”가 바로 어떻게 깨어있어야 하는지 그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실, 비유 속의 “종”은 주인을 대신하여 재산과 종들을 관리하는 직무를 맡은 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종”에게 두 가지를 요구하십니다.

<하나>는 ‘충실함’이요, <또 하나>는‘슬기로움’입니다.

“주인이 자기 종에게 자기 집안의 식솔들을 맡겨 그들에게 제때에 양식을 내주게 하였으면, 어떻게 하는 종이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이겠느냐?”(마태 14,45)

주인은 종에게 그 사명에 ‘충실하고 슬기로울 것’을 요청합니다. 이는 ‘충실함’과 ‘슬기로움’이 “깨어있음”의 표시임을 말합니다. 곧 어떤 사람이 깨어있는지 잠들어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표시는 그가 그의 사명에 충실하고 슬기로운지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충실함’이란 자신에게 맡겨진 ‘주인 집안 식솔들’(마태 24,45)에게 충실함입니다. 그것이 곧 주인에 대한 충실함입니다. 동시에 ‘맡겨진 일’, 곧‘그들에게 제대에 양식을 내어주는 일’(마태 24,45)이 충실함이라는 말씀입니다.

이처럼, ‘충실함’은 우선 맡겨진 사람과 일에 충실함에서 드러납니다.

이는 제자들에게 ‘주님 집안의 식솔들, 곧 양들이 맡겨졌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일이 주인을 섬기는 일이라는 말씀입니다. 그것이 바로 주님께 충실함이라는 말씀입니다. ‘종’에게는 바로 이러한 맡겨진 이들을 충실하게 돌보는 일이 사명으로 주어진 것입니다.

‘슬기로움’이란 먼저 ‘주인의 뜻을 아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은 맡겨진 이와 맡겨진 일을 주인의 뜻에 따라 실행하는 일입니다. 그러니, 아무 양식이나 내어주는 것이 아니라 맡겨진 양식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맡겨진 양식’, 곧 당신의 말씀인 생명의 양식을 내어주는 일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분의 것이지 자신의 것이 아닙니다. 또한 그 일 자체도 그분의 일이며, 그분이 맡긴 일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 역시 그분의 식솔들인 것입니다.

이 일을 맡은 “종”은 바로 제자들, 곧 우리들입니다.

이처럼, “깨어있음”은 의식의 각성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실행을 말합니다. 곧 “깨어있다”는 것은‘주인의 뜻을 알고 그 뜻을 사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기에 그것은 우선적으로 일을 맡기신 ‘주인의 신뢰에 깨달음’서 “깨어있음은” 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곧 일을 맡기시는 것은 그 자체로 우리에 대한 주님의 신뢰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깨어있음”이 주님께서 맡기신 분들과 일들에 대한 충실함과 슬기로움을 가져오게 합니다. 그러니 그것은 곧 그분께 대한 신뢰요, 그분의 뜻에 대한 충실함과 슬기로움인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로서, 주님으로부터 맡겨진 사명을 받은 ‘종’ 입니다. 그러기에 우리 우리를 신뢰하시는 주님의 뜻이 실현되도록 구체적인 행동으로 응답해야 할 일입니다.

그것은 주님께서 관계 맺어준 형제들에게 자신을 양식으로 내어주는 일입니다. 그것이 곧 주님께 대한 충실함과 슬기로움일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는 자신에게 맡겨진 형제들을 존중하지 않고 무시하거나 소홀이 대하지는 말아야 할 일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