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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3 주일/ 고통 중에 드리는 사랑의 제물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02 조회수2,057 추천수2 반대(0) 신고




연중 22주일 예레 20,7-9; 로마 12,1-2; 마태 16,21-27(17.9.3)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려야 한다.”(마태 16,24)










 

고통 중에 드리는 사랑의 제물

 

예수님께서는 반드시 예루살렘에 가시어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흗날에 되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십니다. 그분께서는 피할 수 없는 자신의 운명에 대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받아들였고 지금 제자들에게 보여주고, 드러내려는 하느님의 계획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수난예고를 들은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하고 반박합니다. 그는 의인들의 부활을 믿었지만 모욕을 견뎌내고 죽음을 거쳐야만 한다는 사실에 반발한 것이지요. 그러자 이미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십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16,23) 하느님의 계획을 실현하는 데에 걸림돌이라는 말씀입니다.

신앙고백을 하여 축복을 받았던(16,17) 베드로는 예수님의 매정한 거절 앞에서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신앙을 말로 고백할 줄을 알았지만 아직은 하느님의 관점을 따르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의 반박과 거절은 자기중심주의에서 나온 것으로 인간적 사고가 문제였습니다. 그런 사고에서 그는 현실에 안주하려 합니다.

그러나 예수 추종의 길은 그분처럼 섬기고 희생하고 목숨마저 기꺼이 넘겨주는 사랑의 헌신입니다. 그런데 고통과 죽음은 우리의 신앙을 유혹하고 뒤흔드는 걸림돌이 되기도 하지요.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님을 잊지 말아야 하며, 고통 받는 이들과 늘 함께하도록 힘써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16,24-25) 이는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해주시려고 십자가를 지고 죽으신 예수님을 닮음으로써 자신의 존엄성을 찾으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제자인 우리는 참으며 짐을 지는 소명을 받았습니다. "짐을 지고 참음”으로써 희망이 솟아나며, 고통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박탈하지는 못하리라는 확신을 지닐 것입니다. 고통은 우리의 성장과 변화를 위한 디딤돌입니다. 그렇게 인간은 고통 속에서 자신을 재발견하게 됩니다. 따라서 일상의 삶이 “하느님 마음에 드는 거룩한 산 제물로”(로마 12,1) 바치는 참다운 예배가 되도록 해야겠지요.

우리 모두 고통과 시련 중에도 자신을 존재의 중심으로 여기지 않아야겠습니다. 자신을 중심에 둘 때 이미 모든 것을 잃고 말기 때문입니다. 또한 어떤 어려움 중에도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그리스도를 따라야겠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은 그의 삶이 실패한 듯 보일지라도 모든 것을 얻을 것입니다. 우리네 삶이 자신의 소유와 동일시될 수는 없는 까닭입니다.

따라서 영원한 생명을 바라거든 “자기를 버리고, 예수그리스도를 따라야”겠지요. 죄에 묶인 나, 탐욕과 이기주의로 물든 나로 어두워진 껍데기 나를 버려야 합니다. 자신을 중심에 두는 착각과 교만에서 벗어나 새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주님의 뒤를 따라 자신의 삶을 그리스도 중심으로 바꾸어야만 함께 하시는 하느님의 생명을 호흡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 모두 자신의 목숨, 곧 육체적 생명만을 돌보는 것은 죽음에 이르는 길이며 의미 없는 삶이라 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깊이 새겨야겠습니다. 영적 생명에 이르기 위해 시선을 예수님께 돌리고, 내 안에 잠든 나를 깨워 그분의 사랑의 길을 따르며 ‘사랑의 제물’을 봉헌하는 오늘이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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