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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셉신부님복음묵상(내가 주님께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면 사탄이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03 조회수2,552 추천수0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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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가해 연중 제22주일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려야 한다.

복음: 마태오 16,21-27

"내가 주님께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면 사탄이다"

신학교 1학년 때

강론 대회가 있었습니다.

1학년 대표로

제가 나가기로 했습니다.

일단 강론을 써서

교수 신부님들께

제출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강론을 외웠습니다.

매우 긴장이 되어

밤을 거의 새다시피 하며

누워서도 되뇌고

또 되뇌었습니다.

매우 고통스러운 밤이었습니다.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려움을 안고 강론하면

내 영광을 위해 하는 것이다.’

그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영광을 잃게 될까봐

두려운 것입니다.

주님의 영광을 위해 하면

어떤 일이든

두려움이 없습니다.

그래서 두려움을 가지고

하는 일들은

모두 주님의 뜻에

방해가 되는 행위입니다.

나의 영광과 주님의 영광이

양립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나를 버릴 때

들어오십니다."

그래서 주님은 당신을 위해

어떤 말도 미리 준비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마태 10,19)

그래서 다음 날 여전히

떨리기는 했지만 강론 원고를

가지고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떠오르는 대로 했습니다.

심사위원으로 앉아계신

신부님들은 강론 원고를

이리저리 뒤적거리셨습니다.

도대체 강론이 원고와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원고는 초안이지만 저는

성령님의 감도를

따르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 생각 했지만

의외로 좋은 점수들을

주셨습니다.

저는 그것보다

제가 제 자신을

이긴 것에 기뻤습니다.

제 영광을 위한 말이 아니라

주님께서 원하시는 말에

제 자신을 빌려드린 것에

기뻤습니다.

박보영 목사님도 말씀을

참 못하시는 분이신데

유기성 목사님이 목사님

모인 곳에서 강의를

몇 시간 해 달라고

초청을 했다고 합니다.

시골에서 간신이 살아가는

 그 목사님은 많이 배우신

목사님들 앞에서 어떻게

강의를 할지 몰라

도서관에서 이것저것

좋은 말들을 다 추려서

강의록을 만들었습니다.

그 때는 매우 흡족하였습니다.

러나 막상 올라가니 그것을

 읽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모습에서 주님께

배반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찢어버리고는

나오는 대로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했고 매우 큰 감동을

목사님들에게 주었습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우리 개입이 아주

적어지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아직

이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라고 호통을 치십니다.

베드로는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베드로는 고통 받고

죽으셔야만 한다는

예수님을 위해 이런 말을

했기 때문입니다.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께 얼마나

위안이 될 말입니까?

그러나 그것은 사탄의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사탄은 그리스도와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가 어째서

사탄인지 이렇게

설명해주십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사탄이 우리에게 어떤 생각을

불어넣어주는 줄 알았지만

그냥 사람의 생각이 사탄의

 생각과 같습니다.

나의 생각은 항상 하느님의

생각과 반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는 진리가 없습니다.

빛이 없습니다. 선이 없습니다.

그러니 나오는 것이 다 악한

생각일 뿐인 것입니다.

그것으로 누구를 충고하고

 있는지조차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예수님은 우리 처지를 알라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말할 때에 .’ 할 것은

 .’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마태 5,37)

내 자신이

사탄인 것을 알아야합니다.

내가 어둠인 것을 알아야합니다.

내 생각이 조금이라도 옳다거나

빛이 있어서 그리스도의 뜻과

일치할 수도 있다고 믿는 이들은

 빛이요 진리로 오시는 그리스도를

의미 없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빛이요 진리이신 분께서

그렇다면 그런 것인데 인간의

생각을 이야기하니 사탄이라

불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분이 빛으로 오신다면

우리는 어둠이어야 하고

 그분이 진리로 오신다면

우리는 오류에 빠져있어야 하고

그분이 길이라면 우리는 항상

길을 잃은 상태여야 합니다.

내 힘으로는 그분께 어떤 도움도

드릴 수 없다고 믿는 이들을 통해

주님께서 당신 일을 완수하십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개입을

싫어하십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투명해지기를 원하십니다.

아무 것도 아니고

아무 것도 없기를 원하십니다.

장자(莊子) 가운데

재경의 북 만드는

기술있습니다.

 재경이라는 사람이 나무를

깎아 북을 만들었는데

그 솜씨가 귀신같았습니다.

그 때 노()나라 임금이

이를 보고 물었습니다.

그대는 무슨 기술이 있어

그렇게 북을 잘 깎는가?”

저는 한낱 목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무슨 비술(秘術)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한 가지

이런 것은 있습니다.

제가 북틀을 만들고자

할 때에는

절대로 심기(心氣)

소모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몸과 마음을

비우고 깨끗이 합니다.

(재계:齋戒)

3일을 재계하면

상을 받는다거나

벼슬을 얻는다는 따위의

생각을 품지 않게 됩니다.

5일을 재계하게 되면

세상의 비난이나 칭찬,

잘하고 못함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게 됩니다.

7일을 재계하면 전혀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제 자신이 사지(四肢)

육체를 지녔다는 것조차

잊고 맙니다.

이때가 되면 이미

조정(朝廷)의 권세 따위는

마음에 없습니다.

 그런 연후에야 기술에

전념하게 되고 밖에서

마음을 어지럽히는 일이

없어지게 됩니다.

그런 상태가 되어야 산속의

 숲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나무 본래의 자연스런

성질이나 모습이 가장

좋은 것을 찾아봅니다.

그런 다음 마음속에 이제

만들 북틀의 모양을

그려보고 비로소 손을 댑니다.

이렇게 하면 나무의 자연스런

본성(本性)

저의 자연스런 본성이

하나가 됩니다.

기술이 귀신같다고 하는 것도

여기에 의한 것입니다.”

신의 경지의 본성이

내 안에서 발휘되기 위해서는

나를 잊어야만 합니다.

내가 무언가를 하려다가는

신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내가 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양이나 서양에서

자신을 비우는 연습을

이렇게도 했던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주님을 만나려면

이래야 한다고 외칩니다.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그리고 우리는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모시고 있다.’

말은 아예 혼잣말로라도

꺼내지 마라.

내가 너희에게 말하는데,

하느님께서는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녀들을

만드실 수 있다.”(루카 3,8)

회개의 열매란 나는 주님께

어떤 도움도 드릴 수 없는

존재임을 절실하게

깨닫게 되는 데 있습니다.

주님은 나를 통해

당신 일을 하십니다.

내가 개입되면 주님의 일을

 망치게 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을 빼앗아서

자신이 더 잘할 것처럼 하지만

 일을 망쳐버린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것처럼 내가 하려고

하면 주님의 일은

그만큼 망치게 됩니다.

결국 베드로도 자신을 비웁니다.

물고리를 밤새도록 잡았지만

 실망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멀리서 오른 쪽에

그물을 던지라고 할 때

 반항하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자녀들을

상징하는 숫자의 153마리

물고기를 잡아 올립니다.

 하느님은 인간이 힘이 완전히

 빠져 자신이 존재하는 것까지

잊기를 원하십니다.

당신이 인간의 도움을 받기를

원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그분에게 충고를

드렸으니 사탄이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만약 우리도 주님께 무언가

해 드린다고 생각하거나

그분의 뜻에 나의 생각을

첨가해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사탄에

가까운 것입니다.

내가 커지면 그리스도의 빛을

가리는 사탄이 됩니다.

그분 뜻이 온전히 내 안에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나는

그저 내어드리고 비워드리고

사라지면 됩니다.

 이것이 내가 사탄에서 벗어나

그리스도로 자신을 채워

새 그리스도가 되는 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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