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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2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03 조회수3,283 추천수10 반대(0)

가을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을 봅니다. 나뭇잎은 가만히 있고 싶어도 바람이 불면 여지없이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현명한 나뭇잎은 바람과 다투거나 싸우려하지 않을 것입니다. 바람에 나뭇잎을 맡길 것입니다. 흔들리는 나뭇잎은 바람을 느낄 것이고, 살아 있음을 또한 느낄 것입니다. 나뭇잎이 바람과 맞서 흔들리지 않으려고 하면 무척이나 힘들 것입니다. 예전에 영화 대사가 생각납니다.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은 극복하는 것이다.’

 

예전에 읽은 글이 생각납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당나귀를 데리고 시장엘 갔습니다. 아들은 당연히 아버지를 말에 태우고 걸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이야기합니다. 저 사람은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네요. 이번에는 아들이 타고 아버지가 걸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야기 합니다. 저 아들은 효성이 없네요. 이번에는 아들과 아버지가 함께 당나귀를 탔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야기 합니다. 저 사람들은 당나귀가 불쌍하지도 않은가 봅니다. 할 수 없이 아들과 아버지는 힘들지만 당나귀를 메고 갔습니다. 시장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아버지와 아들이 미쳤다고 비웃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비단 동화책에만 있을까요? 우리의 삶에도 참 많은 바람이 불어옵니다. 스치듯 지나가는 친구의 말이 며칠 동안 내 가슴에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직장에서 업무 때문에 벌어진 논쟁인데, 나의 인격을 무시한 것 같아서 화가 납니다. 교구에 있으면 당연히 알아야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교구에 있으면서 모르는 것들이 많습니다. 살아서 숨을 쉬는 동안, 우리는 바람을 만날 것입니다. 그 바람에 맞서거나, 그 바람과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나 자신을 다듬고, 나의 내면을 키워야 합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일관되게 이야기합니다. 바로 나의 내면을 키우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내 마음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예레미야 예언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분을 기억하지 않고 더 이상 그분의 이름으로 말하지 않으리라 작정을 하여도 뼛속까지 가두어 둔 주님의 말씀이 심장 속에서 불처럼 타오르니, 제가 그것을 간직하기에 지쳐 더 이상 견뎌 내지 못하겠습니다.” 세상의 어떤 바람이 불어도 주님의 말씀이 내 안에 있으니 견딜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베드로 사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주님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하나의 바람이 되었습니다. 고통과 수난을 피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세상을 편하게 살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런 베드로 사도에게 예수님께서는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예수님께서는 내면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를 전해주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천사들과 함께 올 터인데, 그때에는 각자의 행실대로 갚을 것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현세에 동화되지 마십시오. 정신을 새롭게 하여 여러분 자신이 변화되게 하십시오. 그리하여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하느님의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를 분별할 수 있게 하십시오. 그래서 여러분의 몸을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십시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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