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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우리는 순리를 거슬러 살려고 하고 있다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03 조회수2,603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반드시 예루살렘에 가시어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흗날에 되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기 시작하셨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천사들과 함께 올 터인데,

 

그때에 각자에게 그 행실대로 갚을 것이다.”(마태 16,21-27)

 

 

 

오든(W. H. Auden, 1907-1973)

 

<불안의 시대(The Age of Anxiety)>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습니다.

 

스승과 예언자는 멀리 내다보고

 

혼란과 악()이 팽배한 날이 올 것이라고 우울해하고 있다.

 

(중략)

 

그러나 시인들의 고결한 절망은 그런 것이 아니라

 

시간의 역사(役事)들을 거부하고 삶을 진지하게 바라보지도 않고

 

나는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고 사악하게 만드는 데

 

얼마나 혈안이 되어 있었던가?’하고 울부짖고 있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우리는 변화하려고 하지 않고 망가지려고 하고 있다.

 

우리는 매 순간 십자가를 오르려고 하지 않고

 

환상을 죽게 하지도 않은 채로

 

두려워서 죽으려고 하고 있다.

 

(중략)

 

우리는 수 천년 동안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역사의 물줄기를 거슬러 순리를 저버리고 살려고 하고 있다.”

 

(이하 생략)

 

………………………………..

 

우리는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가려고 하지 않고

 

게을러서 현 순간에 안주하면서도 두려워만 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은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시기 전에는 변화하지 않다가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시어 굳게 닫힌 문을 통하여 들어오신 후에야

 

비로소 성령을 받고 변화했습니다.  

 

제자들도 성령을 받기 전에는 변화하려고 하지 않고 망가지고 있었습니다.

 

제자들도 매 순간 십자가를 지려고는 하지 않고

 

환상을 죽게 하지도 않은 채로

 

두려워서 죽으려고만 했습니다.

 

 

 

불안을 나타내는 라틴어앙구스티아(angustia)’짧은 숨결을 뜻합니다.

 

불안하면 숨이 가빠지기때문에 그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현대 사회의 특징 중 하나는 불안입니다. 불안이란 무엇인가요?

 

심리학자들은불안이란 공포와 비슷한 감정 상태로,

 

다만 무서워하는 대상이 분명하지 않고 막연한 감정의 상태라고 합니다.

 

키에르케고르의 <불안의 개념(Concept of Dread)>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불안은 인간의 한계성(finiteness)과 자유가

 

정면으로 부딪칠 때에 생겨나는 현기증입니다. 

 

누구나 절벽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뛰어 내리고 싶은 자유의 충동이 생겨납니다.

 

그러나 막상 절벽 위에서 뛰어 내리려고 하면, 두려움이 생기게 됩니다.”

 

절벽에서 뛰어 내리고 싶은, 자유를 추구하는 마음과

그 결과로 생기는 공포 사이에 생겨나는 현기증이 곧 인간의 실존적인 불안이라고 했습니다.

 

키에르케고르는 인간이 추구하는 무한한 자유에 대한 욕망과,

 

인간의 한계성 즉 인간의 유한성이 충돌할 때에 생기는 마음이

 

곧 인간의 존재론적인 불안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이 불안은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없앨 수 없습니다.

 

오직 인간의 한계성과 인간의 무능함을 솔직히 고백하고,

 

전능하신 하느님만을 굳게 의지하는 믿음으로만 이 불안을 이길 수 있습니다.

 

특히 인간의 미래의 문제는 인간의 힘으로 해결 할 수 없습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우리의 미래에 대한 소망을 든든하게 해 줍니다.

 

미래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오직 하느님만을 든든히 의지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제 주님, 제가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저의 희망은 오직 당신께 있나이다.”(시편 39,8)

 

 

 

오늘 복음 말씀에 대하여 타울러(Johann Tauler)가 말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나의 십자가가 아니라

 

여러분의 십자가를 지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무 죄도 없이 십자가를 지셨으나

 

우리는 죄와 고통의 십자가를 지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죄를 짓고 난 후와 고통이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 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샬럿 조코 벡(Charlotte Joko Beck)

 

미국 샌디에이고(San Diego) 등 여러 곳에

 

지원(支院)을 둔 <평상심(Ordinary Mind) 선원>의 원장입니다.

 

그녀는 1960년대에

 

일본의 하쿤 야스타니(保谷 白雲, 1885-1973) 노승(老僧)

 

소엔 나카가와 (中川宋淵, 1907-1984) 노승의 지도아래

 

()을 공부하다가 마침내

 

1983 LA선원의 하쿠유 마에즈미(前角 博雄, 1931-1995) 노승의

 

세 번째 법제자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샌디에이고 선원(禪院)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는 한편

『생활선(Everyday Zen: Love And)(1989)

 

『살아있는 선(Nothing Special: Living Zen)(1994)을 펴냈습니다.

 

 

 

‘십자가’에 대하여 조코 벡(Joko Beck)이 말했습니다.

 

“오래 동안 명상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지고 있는 짐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결국 인생이 짐이라는 것은 생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는 매 순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짐이 아니라 기쁨이라는 것을

 

깨닫는 사람이 제대로 깨달은 사람입니다.

 

이는 인생에 슬픔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슬픈 경험이 바로 기쁨이라는 것입니다.

 

슬픔이 기쁨으로 바뀐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면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이 깨달음의 바로미터입니다.”

 

“기쁨을 모르는 것은 용서하지 못하고 산다는 증거입니다.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의 과거가 바로 ‘짐과 고통입니다.

 

우리는 이 무거운 짐과 고통을 버리지 못하고 살고 있습니다.

 

회개하지 않고 용서하지 않았기에 무거운이 우리를 누르고 있습니다.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하듯이

 

인생의 성공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있어야 합니다.

 

발판도 없는데 뛰어 넘기에는 너무도 높은 장벽을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오히려 깨어져 있는 우리의 모습

 

그대로를 사용하셔서 성공의 인생이 되게 하십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깨어져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야 합니다.

 

아무 변명을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려야 합니다.

 

 

 

요한 복음에서는 이바뀜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부끄럽게도 벌거벗고 십자가에 매달렸으나

 

결국 그 십자가는 영광의 십자가였습니다.”

 

 

 

장님, 귀머거리, 벙어리의 3중고를 극복한 헬렌 켈러가 말했습니다.

 

“산다는 것은 고통의 연속이고, 이를 극복하는 것이 사는 즐거움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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