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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4 월/ 망각과 무관심과 안일함의 잠에서 깨어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03 조회수2,714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22주 월, 루카 4,16-30(17.9.4)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루카 4,18)




The Rejection of Jesus at Nazareth





 

망각과 무관심과 안일함의 잠에서 깨어나

 

오늘 복음의 대목은 예수님의 사명과 계획이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4,18-19)

이 대목은 예수님의 말씀과 활동의 의미를 말해줍니다. 그분은 유배생활에서 돌아왔지만 가련한 처지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위로하시고 비참한 상황을 회복하시러 오신 메시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희망 없이 소외된 이들을 위하여 파견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오시어 활동하시는 ‘삶의 자리’는 가난과 소외가 드러난 ‘하느님 부재의 현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통치자들의 야욕과 탐욕으로 궁핍해지고 힘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선포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자유를 상실하고, 눈이 멀어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리며, 짓눌리고 죽음에 처해지는 소외 상황에 눈길을 돌리십니다.

예수님의 사명은 억압과 착취를 당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사람들을 소외로부터 구해내며 자유롭게 하는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상실과 소외로 비인간화가 드러나는 삶의 자리에 ‘희년’을 선포하러 오셨지요. 다시 말해 그분께서는 인간의 존엄성을 상실한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의 자비로 떳떳하고 자유롭게 살도록 해주실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구원에 관한 예언의 말씀이 당신의 오심과 현존으로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실현되었다 하십니다(4,21).

그런데 예수님의 선포와 활동을 믿었던 사람들은 곧바로 그분을 의심합니다. 목수의 아들로서 평범한 가난뱅이가 그런 일을 하는 것을 믿지 않은 것이지요. 구원은 하느님밖에 의지할 데가 없는 가난한 이들에게서 나올 수 없다고 본 것입니다. 그러나 바리사이들은 잔뜩 화가 나 예수님을 배척합니다(4,25-29).

예수님의 제자인 나는 예수님을 믿습니까? 그분을 믿는다면 그분의 사명을 나의 사명으로 삼아야겠지요. 그분과 동화되어 그분처럼 가난과 소외를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하며, 그들에게 하느님 자비의 눈길을 보내야 할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억압과 아픔이 있는 이들의 해방을 위해 투신하며, 주님의 은혜를 선포하는 데 집중해야겠지요.

아마도 세례를 받은 우리 대부분은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처럼 드러나게 그리고 행동으로 그분을 배척하고 죽음으로 내몰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적극적인 부인과 반대를 하지 않고 사는 것이 참 제자의 태도일까요? 오히려 외형적으로는 신앙생활을 유지하면서도, 예수님처럼 가난과 소외, 억압과 차별을 겪는 현실을 외면하며 살아가는 것이 더 문제가 아닐까요?

늘 잊어버리는 ‘망각의 병’이 문제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실천적 무신론자’ 같은 처신이 문제입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억압 받는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소외와 존엄한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신 예수님의 길에 적극 동참하는 오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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