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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월 순교자 성월에 즈음하여 글: (경주 ) 배필선 루치아
작성자박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04 조회수3,524 추천수0 반대(0) 신고

9월 순교자 성월에 즈음하여

 

                                                                                 글:  (경주) 배필선 루치아

 

        진목정 성지의 세분 순교자들이 말을 한다면...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렸으니, 벗이여!

 

지난 긴세월 이 개울이 피로 물들었던 그 시간 이후

 

어찌 우리가 이 골짜기 계곡 바위를 떠날 수가 있었으이

 

때론 바위 위에서, 적막한 골짜기를 속삭이는 소슬바람과 함께 

때론 살을 에는 추운 엄동설한에도

 

누군가 이곳에 발길을 닿기만을 기다렸으이.

기다리다 기다리다 우리는 바위에 얼굴이 굳어져 버렸다네.

그 긴 시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되어 버렸다네.

 

흘러가는 시냇물에 내 몸을 씻어 그 물이 약수가 되고 음료수가 되어

때론 사슴이, 토끼가, 승냥이가 목을 축이고

 

생기를 되찾는 것을 바라보는 안타까운 마음 가득했었네.

기다림의 시간이 결코 헛되이 않았음을

 

이 시간이 반드시 옴을 우린 알고 있었다네.

 

매달 15일

 

그 시간이 기다려진다네.

우박이 쏟아져도, 흰 눈이 정강이를 덮쳐도 어김없이 찾아주는 나의 벗들이여!

우린 그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이.

한모금의 감로수로 목을 축이며, 오소도손 함께 앞서거니 뒷서거니

 

십자가의 길로 범굴을 향하는 그 정겨움을 어찌 하늘이 감동치 않을 수 있으리이!

하산하는 길에 바위위의 내 얼굴을 짓밟아도 깔아 뭉개는 방석이 된 들

 

내 어찌 행복하지 않을텐가!

한잔의 물로 뜨거워진 몸을 식히고 몸을 축이며

 

나뉘먹는 떡잔치는 과연 일품일세!

 

기다리겠네.

토끼도 사슴도 승냥이도

더군다나 나의 벗들은 더욱 반가우이!

15일을 기다리겠네.....

 

***  진목정성지 순례 후 순교자의 을 묵상하며 쓴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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