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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푼(새로운 의복, 새로운 가치관, 새로운 사고방식)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07 조회수1,813 추천수3 반대(0) 신고

 

"새로운 의복, 새로운 가치관,

새로운 사고방식"

 낚시터에서 살짝 기분이

나빠질 때가 있습니다.

잔뜩 대어(大魚)를

기대하고 갔지만,

몇 시간째 입질 한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할 때입니다.

더 기분이 안 좋아질 때가 있는데,

바로 옆의 낚시꾼이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콧노래까지 부르며,

연신 대어를 낚아 올릴 때입니다.

 거기까지만 해도 괜찮은데,

더 속상한 일이 있습니다.

 하릴 없이 시간만 죽이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던지,

손맛 좀 본 그 ‘프로’가 다가와

훈수를 두기 시작합니다.

괜히 와서

“수심(水深)이 안 맞는 것 같다.

찌를 한번 바꿔보라!”

 웃는 얼굴로 ‘그러냐고. 고맙다.’

고 대답하지만 속으로는

은근 부아가 치밀어 오릅니다.

‘오늘 재수가 없어 그렇지,

나도 나름대로

한 낚시 하는 사람이라고!

내 나름대로

잡는 방식이 있다고!’

 갈릴래아 호수에서 밤새

고기잡이를 했지만,

새벽녘이 되도록 단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시몬 베드로의 심정이

백이십 퍼센트 이해가 가고

공감이 됩니다.

고기를 많이 잡은 날은

피곤도 그리 느껴지지 않는데,

못 잡은 날은 피곤이

두 배로 느껴집니다.

 엄습해오는 피로와 허탈감에

사로잡혀 내일을 기약하며

물을 씻고 있는 시몬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 한 마디 던지시는데,

몹시 ‘빈정 상하는’ 말씀이었습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루카복음 5장 4절)

 사실 시몬 베드로는 어린 시절부터

 갈릴래아 호수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직 어부였습니다.

고기잡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달인이었습니다.

는 언제 고기가 잘 잡히는지,

어떤 그물이 제일 좋은지,

포인트는 어딘지 머릿속에

쫙 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기잡이에는 전혀

문외한인 목수 출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루카복음 5장 4절)

시몬 베드로의 대답에서

내키지 않고 심드렁한 그의 내면

 상태를 잘 엿볼 수 있습니다.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루카복음 5장 5절)

시몬 베드로의 대답은

아마도 이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스승님, 저 이래봬도

 전문직 어부 입니다.

이 근방에서 저 모르면 간첩입니다.

제 어부 경력이 30년입니다.

안될 것 뻔히 알지만 스승님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예의상, 속는 셈 치고 그냥 한번

그물을 쳐보겠습니다.”

내키지 않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마지못해 그물을

내린 시몬 베드로였습니다.

그러나 잠시 후

그물을 끌어올리면서

깜짝 놀란 것을 넘어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세상에 머리털 나고 그렇게

많은 고기를 한꺼번에

잡아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갈릴래아 호수 속 고기란 고기는

 총집합 한 것 같았습니다.

얼마나 고기가 많이 잡혔던지

그물이 터질 지경이었고,

고기들을 배위로 끌어올리니

너무 많은 나머지 배가

가라앉을 정도였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시작된 새로운

하느님 나라는

모든 면에서 새롭습니다.

따라서 하느님 나라를 위한

새로운 출입증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주민등록증도 필요합니다.

새로운 의복, 새로운 가치관,

새로운 사고방식도 필요합니다.

그간 우리가 목숨처럼 고수해왔던

과거의 낡은 삶의 방식,

습관처럼 계속해온 구시대 삶의

습관들을 모두 떨쳐버리고

흘려보내야 새로운 시대,

새로운 왕국을 맞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더 이상 아무짝에 쓸 데 없는

 권위주의와 군림의 모습을 버리고

겸손과 섬김,

배려와 공감의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을 때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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