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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레시안 묵상] 내가 가진 은총 그릇 - 토토로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07 조회수1,373 추천수3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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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휴가 중에 대구 친정 본당에서 미사를 드리기 위해 제의방에서 기다리다가, 복사를 서시던 어르신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때 그 어르신께서 제게 하신 말씀이 기억남습니다. 매번 친정 본당에 갈 때마다 뵙는 어르신입니다.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시고 복사도 열심히 서시는 분인데 그분이 생각하는 '은총론' 수업을 짧게나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하느님께 감사할 줄 몰라~. 하느님께 청하기만 하고 하느님을 위해 뭘 하려고 하지 않아서 안타깝고 답답해. 하느님께 무언가를 청하는 것도 좋지만, 그 은총을 받기 위한 그릇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 은총을 담을 그릇은 준비하지 않고 무조건 달라고만 하니 하느님께서 어찌하시겠어. 또, 은총을 담을 그릇은 작은데 그 이 상의 것을 요구하니 하느님께서도 답답하실끼라. 자신의 그릇을 키워나갈 생각은 안 하고 '쟤는 저만큼 주고 나는 왜 이것 밖에 안 주냐!'며 하느님께 따지기만 하니 답답한 노릇이 아닐수 없지."

그 말씀이 미사 내내, 집에 돌아가서도 남았습니다. 신앙의 연륜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비유일 수도 있겠지만, 신앙 안에 머물며 은총을 묵상하고 체험하지 않았다면 깨달을 수 없는 가르침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두 주걱 분량을 담을 수 있는 밥그릇에 다섯 주걱의 밥을 담을 수 없습니다. 1리터 들이 병에 물 2리터를 담을 수 없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양을 담기 위해서는 그것에 합당한 그릇과 물병을 준비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은총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합당히 받을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무상으로 내려오는 선물이며 끊임없이 쏟아지는 빗줄기와 같아서 그분의 은총에서 배재된 사람이 아무도 없을 만큼 풍부히 내려옵니다. 하지만 쏟아지는 은총을 담는 것은 본인 몫입니다. 얼마나 큰 은총 그릇을 준비하는가, 아니면 크기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은총 그릇에 만족하며 사는가는 인간의 편에서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큰 그릇을 준비하라고 다그치지도 않으십니다. 작은 그릇을 가지고 있다고 질책하지 않으십니다. 다만 인간 자신이 지니고 있는 은총 그릇의 크기에 맞게 살아야 합니다. 다만 은총그릇이 크면 클 수록 좋은 것이니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이 큰 은총을 가지도록 바라십니다.

큰 은총 그릇을 가지려는 이는 그것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많이 주지 않으신다고 하느님께 불평하지 말고, 자신의 작은 그릇을 크게 만들기 위해 애써야 합니다. 은총은 인간을 물질적으로 부유하게 해 주거나 명예를 올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은총은 하느님을 알도록 이끌어주고 그분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도록 힘을 얻으며, 사랑을 실천하도록 도움을 받는 힘입니다. 그래서 이 세상을 더욱 기쁘게 살고, 우리를 구원해 주신 하느님을 믿으며 희망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니 큰 그릇을 얻도록 애써야 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많이 담으면 담을 수록 우리의 영혼을 풍요롭게 해 주시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를 사랑과 구원으로 이끌어 주시는 하느님의 은총을 기억하며 그 혜택을 더욱 충만히 얻어누릴 수 있도록 우리의 은총 그릇을 크게 만들도록 애써야 합니다. 바로 우리의 기도와 선행, 용서와 봉사, 사랑과 너그러움을 통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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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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