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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푼(우리 모두는 예비 장애인들입니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08 조회수1,116 추천수3 반대(0) 신고

 

"우리 모두는 예비 장애인들입니다!"

 이 땅의 우리 장애

아동들을 위한 공립 특수학교를

신설하는 문제로 개최된

‘주민토론회’ 소식을 전해 듣고

마음이 얼마나

슬퍼졌는지 모릅니다.

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그간 장애 아동 수효에 비해

특수학교 숫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따라서 원거리 통학을 위한

장애아동들과 부모님들의

고초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희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아동수의 급감으로 인해

한 초등학교가 폐교되면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장소 문제가 해결된 것입니다.

이제 교육청의 주도로 신설

계획에 따라 차근차근

절차만 진행된다면 그 오랜

소원이 해결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큰 걸림돌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일부 지역 주민들이 폐교

자리에 한방병원 건립을

주장하며 결사적으로

반대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장애우들을 극진히 사랑하셨던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의

이런 모습을 보고 얼마나

크게 실망하실 것인가

걱정이 앞섭니다.

저희도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을 위한

아동복지시설 설립 관계로

여러 차례 쓰디쓴 경험을

해봤기에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폐교된 자리는 학교부지입니다.

학교부지에는 학교를

지어야 마땅합니다.

장애아동들을 위한

특수학교를 짓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 것입니다.

대체 왜 반대하는지

이유를 묻고 싶습니다.

천사 같은 우리 장애 아동들이

대체 그 지역 주민들에게

무슨 큰 피해를 주기라도

하는 걸까요?

반대하시는 분들,

물론 가까운 곳에 지역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들어왔으면 하는 그 심정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반대하시는 분들,

장애 아동 부모님들이

매일 아침 마다

 그 먼 곳에 있는 특수학교에

등교시키기 위해 자녀들 깨우고,

씻기고, 옷 입히고,

 먹이고, 등교시키느라 드는

에너지 소모가 얼마나

큰 것인지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까?

반대하시는 분들,

오늘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지지만,

100미터를 걷기 위해

우리 장애아동들은 얼마나

 안간힘을 다 써야 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까?

자녀들을 위해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 무릎 꿇고

눈물 흘리는 장애아동

 부모님들의 모습을 보니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대체 그분들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무릎을 꿇어야 됩니까?

그분들이 특수학교 건립을 위해

 눈물로 하소연하기 전에,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우리가 먼저 특수학교

 건립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이번 기회에 우리 모두

꼭 한 가지 불변의 진리를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떵떵거리며

두발로 서있지만 사실 우리

모두 예비 장애인들입니다.

언제 어떤 모습으로

우리 모두 장애를

안게 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우리 자녀들,

리의 손자손녀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언제 순식간에 장애를 지니게

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언젠가는 늙고,

 길바닥으로 내몰릴 수 있다.

우리의 가족도 언젠가는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인이 될 수 있기에,

우리 모두는 잠재적 장애인이다.

선천적인 장애인보다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후천적 장애인의

수가 더 많다.

이 사실은 우리 모두가

언제라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소수자에 대한 배려,

그것은 세련된 사회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가장 고결한 문화이다.

그것은 돈이나 국가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소수자에 대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심 어린 이해와

태도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박종호, ‘예술은 언제 슬퍼하는가’, 민음사)

 이런 면에서 지금 설립하고자

하는 특수학교는 일부

특정인들만을 위한

 학교가 아니라 오늘 우리

모두와 우리 자녀들,

후손들을 위한 정말 아름답고

인간다운 학교인 것입니다.

 언젠가 한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우들을 위한 노력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바다를 끼고 있는

그 지자체가 벌인 한 사업에는

장애우들을 위한 극진한

배려가 아주 선명하게

눈에 띄었습니다.

 드넓은 바다를 향한 긴

방파제로 향하는 산책로를

지체 장애우들이 아무런

 불편 없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장애우들도

바다 바로 앞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도록 인공낚시터를

조성했습니다.

여러 장애우들이 행복한

얼굴로 레저 활동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고 제 마음까지

다 훈훈해졌습니다.

 더 이상 우리 장애우들,

장애아동들이

차별 대우받거나

고립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들도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편안히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그래서 그들도 이 사회

일원으로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다가오길 기도합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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