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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9 토/ 사람을 섬기는 사랑의 법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08 조회수3,636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22주 토, 루카 6,1-5(17.9.9)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마태 6,5)




Debates about the Sabbath





 

사람을 섬기는 사랑의 법

 

율법학자들 및 바리사이들의 예수님에 대한 적대감이 점차 고조되어갑니다. 유다 종교 당국자들은 예수님의 활동을 주시하면서 책을 잡고 무력화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태도에도 당신의 계획을 수행하시며 인류 구원을 향한 발걸음을 이어가십니다.

안식일에 관한 율법 준수 체계는 유다교의 가장 중요한 제도였습니다. 따라서 안식일을 지킨다는 것은 유다인들에게는 그들이 하느님의 백성임을 알려 주는 표지였지요. 유다인들은 안식일에 관한 율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엄격하고 세부적인 율법들을 만들어 노동과 비슷한 어떤 활동도 금지했습니다.

어느 안식일에 예수님과 함께 밀밭 사이를 지나가던 그분의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먹습니다. 이에 대해 바리사이들은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6,2) 하며 따집니다. 왜냐하면 율법 규정에 따르면 밀 이삭은 추수의 한 형태였고, 이것은 안식일을 더럽히는 스물아홉 가지의 중요한 노동 형태 중의 하나로 여겨졌기 때문이었습니다. 바리사이들이 제자들에게 시비를 건 것은 실제로는 예수님께 대한 경고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울 왕을 피해 도망 다니던 다윗과 그 일행이 성전에 들어가 하느님께 봉헌된 빵을 먹은 사실을(1사무 21,1-7) 예로 들어 제자들의 행위를 정당화 하십니다. 이로써 인간의 선익이 실정법보다 우위에 있고, 생존권이 그 어떤 법률보다 위에 있음을 가르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안식일의 주인’이라 하시면서, 하느님 나라의 새로운 질서를 인간 세상에서 세우려 하십니다. 하느님의 질서를 따르는 세상의 모든 제도와 구조, 법과 관습은 늘 인간을 섬기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하느님의 법은 사랑의 법이요 율법의 근본정신은 사랑이며 그 목적은 영혼구원 외에 다른 것일 수 없지요.

따라서 사랑에 어긋나는 법, 인간이 배제하고 인간을 섬기지 않는 모든 법과 제도는 폐기되어야 마땅합니다. 하느님의 질서를 따르는 참다운 법과 제도의 기준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신’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은 안식일법뿐 아니라, 모든 율법의 주인이며 세상 모든 법의 기준이십니다.

우리 또한 사랑의 기준으로 새로운 인간적 또는 종교적인 질서를 세우신 예수님을 본받아야겠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와 교회 공동체 안의 모든 제도와 체제, 법률이 서로를 섬기는 사랑의 도구가 되도록 해야겠지요. 인간을 인간답게 하기 위한 법과 질서를 바로 세우는 것은 법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 달린 문제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랑의 질서를 세우기 위해 늘 인간을 중심에 두고 가장 중요시 여기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 자신부터 사랑의 질서를 위한 사랑의 사람이 되도록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물도록 힘써야겠지요. 나아가 각자의 인격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고유한 처지에서 자유롭게 복음을 살도록 서로 도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 사랑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어떤 법이나 제도도 만들지 말 것이며, 사람을 살리고 사랑을 발생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법적용도 하지 않도록 깨어있어야겠습니다. 우리가 살아야 할 법은 인간을 살리고 인간의 인격을 존중하며 인간을 섬기는 ‘사랑의 법’, ‘성령의 법’ 외에 다른 것일 수 없습니다.

내가 속한 공동체의 법과 제도, 그리고 국가와 교회의 법과 제도들이 과연 인간을 섬기고, 사랑과 자유 안에서 생명을 키워가는데 도움이 되고 있는지 살피는 오늘이길 바랍니다. 인간을 변두리로 내몰고, 인간을 도구화하며 비인간화를 부추기는 불의한 온갖 법과 제도에 저항하고 그것을 폐기하는 노력도 함께 기울였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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